내가 읽은 책과 세상 - 김훈의 詩이야기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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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처녀작이 다시 세상으로 시집살이하러 나왔다. 최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작가의 이름값이 새로운 시집살이에 혼수를 대준 셈이다. 그는 자신만의 프리즘으로 사계절을 수놓기도 하고, 한 시인의 실루엣을 그리기도 하면서 페이지를 채워 나간다. 나이를 10년정도 잡수신 글들이라 가끔 주파수가 맞지 않아 곤혹스럽기도 하지만, 세상을 보는 해상도는 여전히 1024X768pixel이라 대단하게 느껴진다.

책의 중반부터는 시, 시인이 아닌 '시집'으로 출발하여 시와 시인들을 훑어보는 데, 많은 것을 다루어 보고 싶어 그런지 간단하며 아쉬운 맛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김훈을 있게한 처녀시절 글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고마웠다. 재혼이 쉬운 세상이지만 출판계는 아직 그렇지 못하기에 더욱 반가웠다

새롭게 출판하면서 이쁘게 만든 것은 좋았는데, 전체적인 구성이 좀 산만한 듯 싶어 아쉬웠다. 그것이 비록 작가의 의도일지라도...

'자전거'를 유유히 타며 문장의 '칼'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그는 여전히 '밥벌이'를 위해 '가야금'을 넋이 나가도록 쳐다보는 방랑자였다. 이 책에서의 '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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