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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키우는 아이 - 아빠 육아, 이 커다란 행운
박찬희 지음 / 소나무 / 2013년 2월
평점 :
이 책은, 마흔한 살의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 딸 아이를 키우면서 아빠가 느끼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육아'에 관한 책입니다.

일년간의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나게 되면서 아이를 돌봐줄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게 되자 저자인 아빠가 10여년간 근무해 온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아이의 육아를 맡기로 합니다.
전업주부인 저도 가끔 남편에게 역할을 바꾸는 게 어떨까 묻곤 하는데,
그때마다 남편은 한번도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빠가 육아를 맡는 다는 것은
아직까진 드문 일이고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써야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저도 아이를 낳기 전, 조카를 예뻐만할 시절에는 이렇게 까지 육아가 힘들것인지 몰랐습니다.
저자도 얘기했듯이,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들의 위대함을 다시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다 같은 마음일것입니다.
그 중, 저희 마음에 더 더욱 와 닿았던 몇 부분입니다.

나는 외로웠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친정 엄마나 친구들, 동네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를 풀고 정보를 얻고 격려와 지지를 받는다. 하지만...
저 또한, 시댁과 친정과 떨어진 거리에 있고, 게다가 지인하나 없는 곳에 살면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참 많이도 힘들어했습니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지요.
나이만 먹었지 육아초보인 저에게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나 벅찼습니다.
육아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 동안 손놓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미련이 다시금 고개를 드는데
그걸 할 수 없는 현실에 또 부딪히게 되고 절망감을 느끼게 되곤합니다.
해야할 일도 많고, 할일도 너무나 많으니 아이에게 집중을 하기 힘들고
아이의 뜻을 받아주질 못하니 아이는 점점 투정을 부리게 되고
투정을 받아들이기 짜증이 나니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아이하고 있을 때는 아이만 생각하자"
이 구절을 머리속에 담아두기위해 되새겼습니다.
또, 한달에 단 한 번이라도 아이를 맡기고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우울증이 조금은 덜 했을수도 있을거라 항상 생각합니다.
책 내용 한 구절 구절마다 공감 백배입니다.

"워킹맘과 전업주부중에 누가 더 힘들 것 같아?"라고 물었다.
후배는 "당연히 워킹맘이죠"라며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워킹맘들은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출근하니 살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전 지금도 늘 육아와 일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과 집안일을 병행해야하는 워킹맘의 고충도 이해는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제 생각은,
"전업주부 더 더 힘들다"입니다.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내가 누구인지 묻고 싶어질 때,
내 아이가 자라는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며 힘을 냅니다.
이 책의 서평단으로 지원하기 전까지만해도 무슨 이유인지 '아빠싫어!미워!'를 반복해대는 31개월 딸아이와 그것때문에 맘아파하는 아빠를 위해 도움이 되줄 수 있지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신청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아빠만을 위한 책이아닌 엄마를 위한 책이기도 했습니다.
나와 같은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하고 있구나, 위안도 받으면서
한편으론, 곤히 잠들어 있는 두 아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느끼고 반성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 다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