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 - 2045년 가상현실 오아시스 게임에 숨겨진 세 가지 열쇠를 찾아서 AcornLoft
어니스트 클라인 지음, 전정순 옮김 / 에이콘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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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에서 접하게 된 삶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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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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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영화를 통해 이미 유명세를 갖고 있는 작품이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접한다고 해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는 표지는 충분히 흥미를 돋울 수 있습니다. 표지만으로도 분명 어둡고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무겁거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딘가 사람을 끄는 무엇인가를 품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스티븐 킹이라는 인물의 명성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판단을 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폴이라는 인물은 갑작스럽게 펼쳐진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어딘지 혼란스러워했으며, 그런 그의 상태와 심경을 고스란히 문체에 묻혀냈습니다. 그는 한 가지 생각을 지속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끼워 넣으며 끊기는 일 없이 다른 말을 꺼내고, 다른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혼란스럽기에 이것저것 내뱉지만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이었고, 특정한 공간에 갇혀, 고문당하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등 어렵사리 삶을 유지하고 있는듯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정신이 없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살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신작은 다분히 애니라는 인물 때문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표현처럼 옳지 못했고, 또다시 살기 위해 옳은 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가 잘못 선택한 옳지 못한 길은 자신을 스스로 위험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충고 및 조언을 따르게 됐고, 최악의 관계에서 최고의 관계가 되고 있었습니다.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형태로, 말도 안 되는 집착과 행동으로 이끌어낸 이야기이며,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였음에도 그들은 어딘가 닮아있었으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관계가 끝까지 유지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도서를 읽는 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으며, 그것이 끝날 때를 기다리는 길고 흥미로운 과정이 해당 도서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계가 끝을 내기까지의 힘겨운 여정은 그가 집필했던 새로운 소설을 마무리함으로써 함께 종료됐습니다. 그는 다분히 전략적으로 그것을 이용했고, 살아남았으며,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런 영광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당했다는 것과 그것을 만들어준 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다소 특이한 결론입니다.

단순하게 권선징악이라고 칭하기엔, 그녀를 괴물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 동안 그는 그녀처럼 어떤 괴물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의 인간성을 포기하면서 만들어진 그 괴물이 있었기에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이전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사소한 계기가 그를 또다시 글 쓰게 만들었고, 그 안에서 새로운 누군가가 탄생할 것입니다. 그 이야기가 그가 겪었던 끔찍한 일의 재연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신작의 이야기는 또 다른 미저리가 될 수도 있으며, 어쩌면 또다시 피해를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에도 그는 글쓰기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그런 사람이고, 그런 괴물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괴물이라기보다는 그런 행위에 중독된, 노브릴을 찾지만 더는 필요 없을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독이 된 것은 그만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나도, 우리도 이미 그가 새로 쓴 스컹크로 시작된 이야기를 궁금해한다면, 그의 이야기가 얼마나 잔혹하건, 또 다른 끔찍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기다리는 모습으로 중독된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글을 쓰는 동안 고통도, 감정의 변화도 느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처럼 그 자체를 즐기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점

  • 다소 잔인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펼쳐집니다.

해당 도서의 장르적 특성일 수 있으며, 서사를 만들어 내기 위한 단순한 장치일 수 있지만, 쉼 없이 그 잔혹성이 펼쳐져서 독서에 거부감이 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하나하나의 행동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펼쳐진 것이 아니라 모두 의미를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 갑작스러운 전개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시작부터 아무런 정보 없이 갑작스럽게 펼쳐진 이야기는 서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자극적인 사건을 연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되면서 차분하게 서사를 충실히 채우며, 그의 과거를, 이전의 모습을 자세하게 담지 않음에도 자세하게 만들어 냅니다.


총 평

이야기를 엮어내는, 뿌려진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작은 승리와 실패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양 극단에 있는 듯한 감정을 순차적으로 끌어냅니다. 다소 잔인한 상황과 표현들이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나타나지만 단순하게 소설의 소재로 소모된다기보다는 마치 이 모든 것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서사들이 충실하게 담기지 않고, 어딘지 부족한 그들의 과거를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채워진듯하며, 그런 빈 공간들이 이유 있게 비어있는, 비어있지만 분명히 채워져 있는 듯한 모습을 담아냅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8 구성 8 재미 8 재독성 9 표현력 8 가독성 8 평균 8.16)

어딘지 비어있는 모습까지도 의도한 것 같은, 잔혹하지만 잔혹하지 않은 집필 과정.


상세 내용 :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180040253


감상자(鑑賞者)



고통은 단지 오고 가는 것처럼 보일 뿐, 말뚝과 같았다. 때로는 덮여 있었고 때로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항상 제자리에 박혀 있었다. - P19

애니의 얼굴이 이상야릇하리만치 무표정한 모습으로 변했다. 폴은 이런 식의 고집스러운 표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거의 냉혹함을 과시하는 수준이었다. 보기만 해도 불안해졌다. - P139

폴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죄책감 대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 괴물 같은 여자는 폴에게 저지른 갖은 학대에 덧붙여 그가 죄책감마저 느끼도록 했던 것이다. - P177

시작부터 이야기 구성이 역동적이었고,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움직였다. - P279

갑자기 너무나 무서워졌다. - P279

‘만약 우리가 1969년 3월 당시의 간호사 명부를 들춰 본다면, 윌크스라는 이름이 튀어나오겠죠? 여러분, 어쩌면 곰 한 마리가 숲 속에서 미친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걸까요?‘ - P320

짧은. 오랜. 오랜. 짧은. 오랜. 오랜. 짧은. - P329

폴은 비명을 지르며 불에 타고 피로 물든 침대 속에서 몸부림쳤다.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하얗게 질렸다.

"이제 너는 절름발이가 됐어. 나를 욕하지 마. 네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니까." - P382

그런 짓을 한 건 내가 소설 줄거리를 말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또 애니가 그런 나를 무력하게 받아들여야만 했기 때문이야. 애니의 행동은 분노의 표시였어. 분노는 깨달음이 낳은 결과였고, 무엇을 깨달았는데? - P417

그러나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다. 진실은 단순했다. 그는 애니를 ‘직접‘ 처리하고 싶었다. - P491

잠시 동안 성냥불이 맥없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소름 끼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이어 ‘후룩!‘ 소리와 함께 표제 쪽 위로 연한 푸른 불꽃이 퍼져 나갔다. 불꽃은 종이 더미 바깥쪽 가장자리를 따라 흥건히 고인 찐득거리는 기름을 먹어치우고 옆면을 훑으며 순식간에 달려 내려왔고, 강렬한 노란 불꽃이 되어 활활 타올랐다. - P525

애니 때문에 망설인 게 아니었다. 원고 때문이었다. 진짜 원고. 폴이 불태웠던 원고는 맨 위에 표제 쪽만 올려놓은 가짜였다. 쓰다가 망친 원고와 써 놓고 보니 맘에 안 들어 버리려던 원고들 사이사이에 빈 종이들을 끼워 넣은 가짜 원고일 뿐이었다. - P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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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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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비어있는 모습까지도 의도한 것 같은, 잔혹하지만 잔혹하지 않은 집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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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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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무엇인가 마법진 같은 느낌이 나는 표지가 독특함을 약간 주기는 했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유치한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내용이 더 중요하겠지만, 미스터리함을 강조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책의 두께가 상당하여 자칫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어려운 독서로 이어질 것 같았습니다.

이런 우려를 가진 채 도서는 어딘지 난잡한듯한 이야기가 시작되며, 인물을 대략적으로 소개합니다. 하지만 집중이 잘되지 않았고, 계속된 서술이 아무런 정돈도 되지 못한 채 나열되고 있는 단어들의 조합 같았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저자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는 해당 도서의 전체적인 분위기이자, 주인공의 모습 그 자체인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산 물건이 어떤 의도로 구매한 것인지조차 모를 만큼 정신없는 모습이 표현됐고, 문체와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도서는 처음부터 죽음과 너무나도 밀접했고, 그만큼 어두우면서 음침했습니다. 또한 차가운 기운까지 풍기는 듯했습니다. 다만,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고, 이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와 특징들을 온전하게 느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초반부였고 이후에 순식간에 그런 느낌 지웠지만,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초반의 흥미진진함이라는 생각을 해 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확실히 그런 지루함은 갑자기 등장하는 소름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 때다 싶을 만큼 생동감을 갖추면서 힘 있는 묘사가 이어졌습니다. 매우 시큰둥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지만, 무엇인가를 계기로 생기를 되찾는듯한 그의 모습과 무척 흡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주인공의 태도와 호흡을 같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이후에도 몇 차례 소름 돋는 구간들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꿈인 듯 아닌듯한, 현실인 듯 과거인 듯 알기 어려운듯한 몽환적 상태에서 과거와 현재의 그녀가 그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구간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질문을 받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끝없는 질문이 답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습니다. 계속되는 질문 속에서 정신을 붙잡고, 자신을 잃지 않는 과정이 길 그 자체를 보여주며 답으로 이끄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표현들과 매력적인 모습을 갖추다가 갑작스레 위자보드가 등장했습니다. 이것은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대한 괴리감으로 이어지는 한편, 무엇인가 맥을 단번에 끊어내는 듯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그것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전혀 생동감 있거나, 현실적인 느낌을 주지는 못했고, 지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활기를 잃지 않고 있던 것은 그들뿐이었습니다.

그들은 난잡하고 외설적이며 지저분했지만 유쾌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 같지만 덤덤하고 당당하게 행동하듯 보였습니다. 오히려 이전의 무기력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점차 의욕을 불태우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에게 검은색의 하트 모양 상자는 공포이기도 했지만, 또 다른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을 원동력 삼아 엑소시즘을 행하는 듯한 그들의 이야기는 무척 판타지스럽게 묘사됐습니다. 퇴마하고 악령과 싸웠고, 결국 승리했습니다. 빛과 환상을 통한 묘사였지만 무척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 그러나 결국 현실과의 괴리는 좁히지 못해 큰 의미를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중반 이후에는 더 이상 소름과 즐거움이 없이 역겨움만 남았습니다. 왜 그런 내용을 담아내야 했는지, 그것이 이야기의 구성을 위한 필수조건이었는지 의문만 맴돌았습니다. 충분히 다른 범죄로 설명이 가능했을 것이며, 그 범죄들을 그토록 세세하게 묘사하지 않고도 내용을 이어갈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물론 다른 범죄나 질 나쁜 행위들이 이보다 낫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굳이 성적 범죄로 접근하며, 구체적인 표현을 담아낸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지독하게 물들어버린 기성세대의 잘못된 습성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여성을 함부로 소모시켜도 된다는, 그들을 재산으로만 취급하던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불쾌함만이 느껴지는 도서는 어렵사리 마칠 수 있었고, 악령을 이겼다는 카타르시스보다 책이 끝났다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이 도서는 많은 글자를 활용하고 온갖 화려한 표현들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만 결국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지 못해 큰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 위자보드를 활용한 해결책 찾기와 마찬가지로, 놀랍도록 장황하고 방대한 분량을 펼치지만 결국 어떠한 특별함이나 감흥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쉬운 점

  • 도서에 흥미를 붙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인물을 소개하고 상황들을 인지시키기까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또한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듯 어느 하나 정돈된 느낌을 주지 못해 난잡하게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물론 순식간에 그런 지루함을 날려버리게 되지만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독서에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 성적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활용하며 불쾌한 감정이 들게 합니다.

그들의 문화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시대적 배경을 몰라서인지 알 수 없지만, 굳이 그런 범죄를 이용해 이야기를 풀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그러한 행위를 담아내고 놀랍도록 장황하고 세세하게 그것을 묘사했습니다. 충분히 다른 것으로 대체가 가능했을 것 같은데도 굳이 그렇게까지 담아낼 필요가 있었는지 근원적인 의문이 들었으며, 결국 불쾌함만 남았습니다.

  • 방대한 분량과 이따금 보이는 문학적 표현이 있지만, 결국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도서를 읽는 이들마다 개별적인 차이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방대한 분량을 통해 많은 내용들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표현은 전반적으로 정돈되지 않으며, 이따금 괜찮은 표현들이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또한 그와 그녀의 특색을 보여준다는 명목하에 굳이 묘사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억지로 분량을 늘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 부피만 커진, 빈 공간만 가득한 과대포장된 선물상자 같았습니다.


총 평

초반의 난잡함과 지루함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완급조절은 중반 이후로 더 이상의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지 못한 채 불쾌한 감정들만 느끼는 묘사들이 펼쳐집니다. 굳이 묘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내용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쓸데없이 장황하게 다루지만, 큰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굳이 성적 범죄를 활용하고, 그것을 세세하게 표현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도 되는 '소재'인 것처럼 함부로 다루는 태도가 심하게 느껴졌고, 결국 방대하게 분량만 늘어갔을 뿐 어떠한 감흥도 남기지 못한 채, 문제 해결의 카타르시스보다 독서가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됐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4 구성 6 재미 5 재독성 4 표현력 5 가독성 5 평균 4.83)

무엇인가 대단한 게 들어있을 것 같은 상자가 알고 보니 과대포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상세 내용 :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177949331


감상자(鑑賞者)

그의 오른손에서 금색 체인이 내려왔다. 체인 끝에 매달린 칼날이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색의 칼날, 밤을 가르는 한 줄기 광채, 그 섬광과 번쩍임이 주드를 매혹시켰다. 그는 자신의 시선이 그곳에 고정되는 것을, 자신에게서 생각이 모두 빨려 나가는 것을 느꼈다. - P143

그들은 낮은 언덕으로 이어진 길을 올라갔다. 오후 햇살은 어둑어둑하고 이상한, 독기 어린 붉은색이었다. 폭풍이 몰아치는 황혼의 색깔, 주드가 눈을 감을 대 나타나는 두통의 색깔과 똑같았다. 아직 황혼이 되려면 멀었는데도 벌써 황혼녘 같았다. 서쪽으로 향하는 구름의 밑바닥은 검고 위협적이었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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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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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인가 대단한 게 들어있을 것 같은 상자가 알고 보니 과대포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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