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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각본집 - 세상을 영원히 바꾸다
크리스토퍼 놀란 지음, 김은주 옮김 / 허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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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좋은 작품을 보고 나면 그에 뒤따라 오는 여러 가지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어쩌면 배우나 연출자에게, 혹은 작품을 만들면서 나오는 메이킹필름이나 한정판 블루레이 등에 궁금증을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사업은 나쁘지 않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 각본집도 그런 갈래 중 하나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됐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부차적인 것들을 통해 영화에서 받은 감동을 완전히 똑같이 받을 수는 없을 것이며,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다양한 내용들을 보며 더 깊이 있는 것들을 탐구하고자 함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부차적인 것들 중 각본집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에서 주는 감정들은 많이 소진된 상태일 것입니다.

또한 영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텍스트 기반의 상상력을 통한 전개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이미 익숙해진 내용들이기 때문에 제대로 읽는 것조차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인지, 시나리오라는 특성 때문인지 편하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의 의미나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의미 파악이나 이해보다 그들의 대화 자체에 속도감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영화를 만든 뒤에 각본집을 다시 편집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충실하게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완벽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영화를 다시 볼 때, 해당 각본집을 보면서 영화를 관람하기에도 또 다른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전개 방식은 오펜하이머와 스트로스가 자연스럽게 교차되면서 서로가 비슷한 주제를 다르게 이야기하는, 혹은 각기 다른 상황에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흥미로운 모습이 비록 텍스트의 형태이지만 잘 정리되어 있었고, 영화의 장면들이 쉽게 떠오른 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들의 각본집을 뒤로 각본집 해설은 또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전문가적 견해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나 이론, 과정의 타당성 등을 따져 묻거나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전문가가 말해주는 시대적 배경 설명에 더 집중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해설집의 가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냉정하게 해설집의 존재가 정말 필요했을까를 묻는다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대답하기에는 무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선택 사항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는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될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분명 영화를 보기에 충분한 배경적 지식을 선사해 주고, 아주 조금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영화 자체에 대한 몰입도 상승에 큰 도움을 주긴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 존재였습니다.

거기다가 시작 부분에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는 친절함과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등 여러 부분에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인듯한 느낌 때문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친절함들이 영화 자체에 대한 판단을 크게 좌지우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본집 해설서를 읽고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각본집을 다시 봤을 때 우리의 시야는 분명 이전보다 아주 조금은 더 넓혀져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반복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그저 영화의 감동을 되새김질할 뿐인 행동들을 더욱 의미 있고 깊이 있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각본집 자체가 의미가 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각본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감독의 역량에 놀라기도 할 것이며, 분명 담겨있지 않았을지 모르는 감정선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왜 그러한 시대적 배경에 놓이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영화가 처음 선사했던 느낌을 송두리째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모든 도서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으며, 바라보는 이들에 따라 가치를 달리하기 때문에 지금의 감상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각본집은 해설집과 함께 여러 방향에서 보았을 때 부정적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 긍정적이고 더 깊이 있는 곳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어쩌면 오늘이 이 각본집을 들고 영화를 봐야 하는 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점

  •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빠른 호흡으로 내용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각본집이라는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가시성이 높은 편입니다. 그만큼 박진감 넘치게 내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영화의 감동을 다른 관점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분명 반복적이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들이 표현했을 감정, 표정 등을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주었던 느낌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또 다른 작품을 보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 각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표정이나 목소리에서는 다 담기지 않았을 심리적 묘사들이 펼쳐져 있는, 혹은 더욱 차분하게 느낄 수 있는 텍스트들 때문에 더욱더 인물들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 각본집과 영화를 비교하며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다르게 표현됐을 부분과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담겨있을지도 모르는 모습들 등을 비교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영화 관람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더욱 재미있는,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부록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어 더욱 재미있는 감상이 가능합니다.


부록 자체가 시나리오의 타당성과 묘사의 적절함 등을 다루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놓인 상황들을 풀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본 배경지식이 약간은 쌓여있고, 결과적으로 더욱 깊이 있는 몰입이 가능해집니다.


아쉬운 점

  • 같은 영화, 같은 책을 여러 번 보는데 익숙하지 않으면 가치를 느끼기 힘들 수 있습니다.


  • 특히나 긴 러닝타임 때문에 감상 자체에 어려움이 있었던 경우라면, 다시 보는 것과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답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애초에 이러한 각본집을 선택하는 것은 이런 부분들을 논할 대상이 아닐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방대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어려움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영어 원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원작의 생생함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외국 영화이기 때문에 원어적 느낌을 알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수 우리나라의 언어로만 나와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내용 파악을 위한 또 다른 공부가 뒤따를 수 있었겠지만, 즐겁게 감상한 영화에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 해설집이 각본 자체에 대한 해설이 아닌 시대적 배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각본에 담겨 있는 내용들의 과학적 타당성이나 실제와 다름을 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체적인 배경이나 기초 지식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에 어긋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해설집의 특성이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기 때문에 이왕 각본집을 선택했다면 필수적으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총 평

속도감 있는 전개가 느껴지기 때문에 영화보다 더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주었던 영상미를 상상할 수 있었으며, 부록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배경지식 습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 감상 후의 선택이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감상,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내용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고, 깔끔했으며, 그래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일 수 있지만, 그 뻔한 것들을 부록이 오히려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각본집보다는 이 부록이 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을 더 감정을 갖고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8 구성 8 재미 9 재독성 8 표현력 8 가독성 8 평균 8.16)

어쩌면 반복, 되새김질이겠지만 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해설집의 깔끔함이 매력적.


감상자(鑑賞者)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446303112

https://brunch.co.kr/@persimmonbox/48


(나를 가리킨다) 이제 미국의 프로메테우스가 된 거야. 원자폭탄의 아버지. 인류에게 스스로를 파괴할 힘을 준 자. 세상은 자넬 떠받들겠지. - P167

빛이 눈부시게 밝아지면서 불덩어리가 되어 태양처럼 밝게 빛난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건 점점 커지는 자신의 숨소리 뿐이다 나는 고글을 벗어 제끼고··· 지옥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요동치는 플라스마를 지켜본다. 그것은 악마의 손톱처럼 하늘을 향해 기어오른다. - P211

오펜하이머 : 시작된 거 같아서요.


안색이 창백해진 아인슈타인. 몸을 돌려 아무 말 없이 스트로스를 스쳐 지나간다. 발 구르는 소리···.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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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주명리 : 심화 편 - 십신의 활용부터 용신, 운의 적용까지 나의 사주명리
현묘 지음 / 날(도서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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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사주 풀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증폭시켰던 이전의 도서가 실망감으로 끝난 뒤 맛보는 심화 편은 분명하게 달라진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이전의 도서가 동양 철학서와 사주풀이의 중간에서 어중간하게 전개됐던 것에 비하면, 사주풀이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어떠한 부가적 소개나 부연 설명, 사족이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으며, 확실하게 방향을 잡은듯했습니다. 이런 전개는 당연히 이전의 도서를 봤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지만, 더 충실함이 느껴졌으며, 아무런 고민 없이 과감하게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내용들은 쉴 틈 없이 이어졌고, 여전히 복잡하고 계속해서 어려웠습니다. 각 사주들의 관계가 복잡했지만, 다행히 한 번 파악된다면 내용 습득 자체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어쩌면 이 파악의 단계가 이전의 도서를 통한 결과물이고 전반적인 흐름에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기에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지속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조금은 부드럽고 편안했던 분위기가 사라져 독서 자체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 내용은 여전했고, 이전보다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이 더욱 방대해짐으로써 여유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심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더 깊이 있는 내용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부는 이전의 도서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이 이어졌고, 단지 그것들을 좀 더 심화하여 구체적으로 길게 풀어 설명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방대한 내용을 통일성 없이 둘로 나누면서 반복해서 내용을 전달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각 사주들을 설명하는 다양한 규칙성들은 정리 자체가 어려웠고, 이해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용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설명 없이 넘어가고 이후에 내용 설명을 하는 등 수반되는 내용들을 언급하지만 정작 그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전반적으로 구성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관계와 각각의 용어들이 유기적인 형태를 갖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간단한 내용 전달 때문에 이해도는 더 떨어졌고, 결국 후반부를 보고 다시 앞의 내용을 보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생겼습니다.

각 사주의 관계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그런 성질이 있으니 알고 있으라는 딱딱한 내용 전달에 그쳤습니다. 그러면서 근거가 부족하니 소개만 한다며 알려주는 내용들을 보면 더더욱 어딘지 빠진 내용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사주를 풀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며, 이것을 통해 무엇인가 규정하고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직면하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것들이 만들어낸 관계, 연계된 내용들의 원리나 근원 등을 충실하게 담아내지 못했으며, 기초적인 설명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도서 두 권을 모두 보고 나서도 전반적인 기초 설명서 역할만 하게 됐습니다. 차라리 이왕 분량이 늘어난 김에 더 늘려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철학적인 부분을 배제하면서 딱딱해졌지만 그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이나 다른 도서를 통해 만세력을 찾고, 다로 대운, 세운, 용신, 희신 등을 파악해야 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처음의 도서에서 전제를 깔고 시작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다른 것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래도 그것들이 나오면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찾아갈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기초적인 내용들만 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체도 완전한 느낌이 들지 않았고, 결국 도서 두 권을 통해서도 그 누구의 사주도 해석할 수 없으며, 만약 해석의 단계로 넘어간다고 해도 전반적인 흐름만을 파악할 뿐입니다.

도서는 분명 자신의 사주를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다고 했지만, 그 목적조차 달성하지 못하며, 소개에 그치는, 두 권에 걸쳐 여러 내용들을 보여주지만 누락된 것이 많은, 이 책만 가지고는 시작도 할 수 없는 전혀 완전하지 못한 아쉬운 도서가 되고 말았습니다.


좋은 점

  • 각 용어들을 세세하게 담아냅니다.

저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이나,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용어들을 구체적으로 담아내며, 특정 내용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모습을 보일 정도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물론 용어 자체가 쉽지 않아 완벽한 내용 파악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나 차분하게 보다 보면, 알찬 내용들이 많이 보입니다.

  • 목적성이 분명합니다.

이전에는 동양철학과 사주풀이의 사이에서 어중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심화 편에 들어 확실한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내용 전달에 충실하고, 본격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여유가 없이 딱딱한 느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신뢰도 있는 느낌이 들었고, 사족 없이 본론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 효율적으로 보였습니다.


아쉬운 점

  • 뒤죽박죽 엉켜있는 듯한 구성 때문에 내용 파악이 어렵습니다.

각 사주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추가적으로 언급되어야 할 내용들이 방대한데, 그럴 때마다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거나, 이후에 다른 챕터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들을 언급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로 챕터가 마무리되고, 뒤의 내용들을 본 뒤 다시 이전의 내용들을 보게 되는 다소 합리적이지 못한 독서를 진행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구성에서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 어딘지 누락되어 있는 애용들이 많은 듯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누락되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각 사주들의 원리나 기원 등 깊이 있는 내용들은 전혀 다루지 않은 채, 표면적인 사실들만 전달합니다. 그래서 사주풀이를 위해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목적에만 충실성을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이런 것이 있는데 중요하지 않으니 알고나 있으라고 소개만 하는 부분이 보였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누락되는 내용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등 신뢰도 면에서 무척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 독서를 모두 읽고도 사주풀이는 할 수 없습니다.

도서 두 권을 모두 읽고,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더라도 사주풀이 자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단지 대략적인 사주풀이 방식과 내용들을 알게 되는 기본적인 소개서 정도의 역할만 합니다. 혹시나 해당 도서를 보고 사주풀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 독자적으로 완전하지 않습니다.

만세력을 통한 기본적인 사주의 형태부터 인터넷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결국 시작부터 다른 매체나 도서를 통해야 하는 등 해당 도서만 가지고는 그 무엇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주에 대한 기본적인 파악이 완벽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곳에서 해결하고, 그곳에서 보이는 용어들의 기본 정보를 파악하기만 가능합니다.

총 평
거창하게 사주풀이가 될 것 같이 이야기했지만, 결국 사주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에만 그치고 맙니다. 그나마 동양철학의 요소를 배제해서 정체성은 분명해졌지만, 오히려 더 딱딱하게 내용 전달만 합니다. 또한 구성적으로 문제가 있어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다가 뒤의 내용을 보고 다시 앞을 보는 현상까지 발생하며, 기본이 되는 만세력을 통한 사주의 형태조차 해당 도서로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인터넷이나 다른 도서를 무조건 이용해야 하는 책 두 권으로도 온전한 기능을 하기 어려운 불완전한 사주풀이의 기본 소개서입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7 구성 5 재미 5 재독성 6 표현력 6 가독성 6 평균 5.83)

수백 가지 기능이 담긴 기계지만 전원 버튼이 존재하지 않은, 그 수백 가지도 제대로 담겨있는지 의문이 드는 온전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본 소개서.


감상자(鑑賞者)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226253415



태양과 지구는 매 순간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가 우리 삶에 각인되어 삶을 이끌어 나간다. 당연히 그 관계는 쉽사리 파악할 수도, 수량화할 수도, 기호화할 수도 없다. 하나로 뭉쳐져 있기 때문이다. - P235

현실적으로 우리는 모두 다른 조건에서 불완전한 기운을 타고났고, 완전한 행복에 도달하는 길은 멀다. 게다가 인간을 이루는 기운, 즉 사주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절대 바꿀 수 없다.



타고난 기운을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 게다가 그 기운이 우리의 삶을 이끌어 나간다는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이 간단하고도 엄중한 사실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이후에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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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삶에 대하여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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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사실 사회주의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 없습니다. 비판을 위해서는 직접 판단을 내리고, 그에 앞서 그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누군가 사회주의는 나쁘다는 말 한마디에 쉽게 동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강요를 우리는 수없이 받아왔고, 지금도 강요나 억압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강요란 특정 개념에 대한 찬반을 이야기하다 보면 쉽게 접할 수 있게 됩니다. 그저 그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때의 결정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개하다거나 시대착오적이라 말하곤 합니다.

단순히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고, 그것을 바꾸겠다는 맹목적인 태도로 함부로 억압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더 큰 반감만 불러일으키고, 존중받지 못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존중받지 못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간과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도서의 초입에 등장한 말들이 끝까지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저 그러한 이념을 갖고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고, 덤덤하게 자신을 보여주다 보면 여러 모습들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도서가 사회주의를 직접적으로 옹호한다고 사회주의적 이념에 동조하게 되지도 않을 것이며, 반대로 무조건적인 비판적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애초에 그런 의도로 택한 도서도 아니었으며, 그렇게 쉽게 무엇인가가 결정되거나 변화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저 정확한 판단을 위해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어쨌든 도서는 전반적으로 편향된 시선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느껴졌고, 좋지 않은 현상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근원으로 뽑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채 주장을 펼치듯 보였습니다.

물론 그의 말들이 사실일 수 있으나, 전제가 부족한 이야기들은 과도한 찬양처럼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특히 공산정권이 이데올로기적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실패 혹은 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으며, 설령 그렇다 한들 독재 정권에 대해서는 비판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사회주의적 영향 때문에 복지 및 인권 신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긍정적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무조건적인 악이라는 태도는 옳지 않은 것 같으며, 분명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자본주의의 긍정적 요소를 차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맹목적으로 보이는 비난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저자는 자신이 사회주의를 옹호한다고 현 정권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전 정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저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이념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 같았으며, 소신이 느껴졌고, 힘겨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반적으로 편향된, 맹목적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를 갖고 있고, 착취가 당연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살아오면서 느낀 점들과 신문, 뉴스를 통해 어느 정도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도 장점은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며, 어느 하나만 있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쪽을 무조건 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본주의에서 살거나 다른 국가에서 사회주의 체제에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어느 한 쪽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이 아닌, 이 사회가 복합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자본주의가 지배적이라고 해도 단순하게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구성될 수는 없습니다.

사회주의도 분명 장점과 단점이 함께할 것입니다. 어쩌면 장점이 단점보다 클 수 있고, 그 비율로 따졌을 때 자본주의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이런 이데올로기를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점이 존재하는데도 수용한다면 이는 소수를 짓밟고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더라도 각각의 장점들을 최대한 살리고, 하나로 모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장점이 있을 수 있고, 자본주의에서만 나타나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것들을 어떻게 융합하고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류는 분명 과거부터 이러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이를 통해 발전해 왔을 것입니다. 신분제가 사라지고, 여성의 인권이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간 것, 동성애나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등을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당연히 그랬어야 한다고, 논쟁거리가 아니라고 일축한다면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그 자체가 인류 자체에 대한 모독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하나의 유명 위인의 이름에는 수없이 많은 이들의 이름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들은 기록에 남지 못하고 그저 단 한 명만 남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모두가 무조건 같다면, 아무런 대우도 평가도 내리지 않는다면, 역사적으로 이름난, 뛰어난 인물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옳은 말들의 끝이 사회주의로 귀결되는 것이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분명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강요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태도는 3장이 되어서야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편파적인 시선이 강하게 느껴졌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몹시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성향상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이전처럼 과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전보다는 다소 중립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냈고, 한 사람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비건, 페미니즘, 종교적 부분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첨예한 찬반 논쟁이 있는 이슈들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러한 것들을 강요하지는 않았고, 그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과연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이어가야 했느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종교적인 부분은 여러 예시를 보여주면서 지나치게 성경 혹은 종교와 사회주의를 연결시키려고 하는 듯 보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내용들이 옳은 것이며, 그 옳음의 끝은 사회주의라고 은연중에 말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모습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이념에 대해 계속해서 말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어쩌면, 충분히 객관화하여 이야기를 펼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확한 자기 객관화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그만큼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흔하게 우리는 타인의 말에 신경을 쓰고 영향을 받고 살아갑니다. 분명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에서 그쳐야 할 이야기들을 '그런데 남이 나에게 그러더라.'라며 말을 이어가곤 합니다. 그렇게 타인의 말을 본인의 주관으로 옮기며, 스스로 상처 입고 남을 다시 평가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곤 합니다. 이는 저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닌 척할 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애초에 남에 대한 평가를 함부로 내리는 것이, 서로의 이념이 다르다거나 생각에 차이가 있다고 무조건적인 비방을 하는 것이 더 잘못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더욱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었어야 할 것 같으며, 그런 태도가 많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도서 전반에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사실로써 어떤 이념을 받아들이고자 했고, 그런 이념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을 바라봄으로써 다른 시각을 갖길 바랐던 기대감도 깨졌습니다. 그렇게 사회주의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불분명했고, 그것에 대해 찬반이나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저자가 보여준 전반부의 과도함이 오히려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닐까 우려될 뿐이었습니다.


좋은 점

  •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함을 내포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유머를 기반으로 조성된 편안한 분위기의 문체는 빠르게 내용들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들은 적었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태도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자가 자신의 이념을 계속해서 고수하는 것이 유머의 힘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 전반적으로 짧은 호흡의 내용들이 이어집니다.

각 장들 속에 여러 소제목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 내용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연이어졌으며, 짧은 호흡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이념이나 이슈들을 간결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

  • 다소 노골적인 편파적 시선이 느껴집니다.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던 포부의 시작과는 다르게 노골적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좋은 것은 무조건 사회주의이며 그것이 갖고 있는 단점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다분히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융화와 고민보다는 노골적인 적대 의식을 보여줌으로써 강요 아닌 강요를 합니다.

  • 무리하게 자신의 이념을 여러 사회적 이슈들과 연결 지으려고 하는 듯 보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소 과하게 엮어 나가려는 듯 보였습니다. 특히나 종교적인 부분에서 더욱 심화된 듯 보였으며, 결국 좋고 대중적이고, 긍정적인 모든 것이 사회주의라는 맹목적인 시선만 느껴졌습니다.

  • 전반적인 사실에 대한 근거가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보여준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 자본주의에 대한 평가 등을 저자의 입장에서 다루면서 그 내용에 대한 시작이나, 근거가 너무 부족해 보였습니다. 특히나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됐다는 말이 이어졌지만, 정작 어떻게 입증이 됐는지는 전혀 다루지 않은 채 부정적 시선만을 보였습니다. 결국 이 근거 부족이 저자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맹목적인 모습으로만 보이게 됐습니다.

  • 전반부와 후반부의 문체가 너무도 달라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전반부에서는 노골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엿보였습니다. 또한 사회주의의 긍정적인 모습들만 노출시키고, 단점이 없는 완벽한 이데올로기라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면, 후반부에서는 다소 부드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보임으로써 이질감이 느끼게 했습니다. 물론 후반부도 은연중에 사회주의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보였지만, 오히려 더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말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총 평

어떤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요를 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겠다는 도서의 시작과는 달리 노골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강요 아닌 강요를 합니다. 결국 그러한 이데올로기로 산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 아닌 사회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다루었고, 주제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갑자기 이런 모습을 다루면서 전혀 다른 도서를 보는 느낌이 들게 했고, 최종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주의 이념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한다거나 자본주의의 폐해를 보여준다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였고, 사회주의자로 살면서 겪었을 다양한 경험들을 보여줄 것이라기엔 너무 이념적 이야기들이 많았고 무리하게 사회적 현상과 엮으려는 듯한 태도만 보였습니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노골적인 태도에 불쾌한 감정이 더 큰 도서였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5 구성 6 재미 6 재독성 4 표현력 6 가독성 8 평균 5.83)

노골적인 1부, 일상의 이야기 2부의 주제가 극명하게 달라 보이는 어중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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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자(鑑賞者)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책은 아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썼다. 그러니 한 권의 여행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주기를 바란다. - P12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별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 지능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데, 이것이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사회 불안이 야기된다. - P36

이미 남한이 북한보다 경제력으로 훨씬 우위에 있음에도 무엇이 그리 두려운지 북한을 보는 시각에 한해서는 여전히 수십 년 전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 - P6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오늘 밤에도 돈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구나. 그 소리에 괴로워했지만 오늘도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P83

정말 이윤을 나지 않으면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이 불가능할까? 우리가 무인도에 표류했다고 치자. 거기에서도 안정된 거주를 확보하려면 집을 지어야 한다. 사람들이 무인도에서 힘을 모아 통나무집을 지을 때 굳이 이윤을 계산하지 않는다. 그저 살기 좋게 지으면 그만이다. - P106

알다시피 자존감은 내가 남보다 우월해서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다. 타인과 비교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감정이다. - P123

인간이 궁극적으로 이기심만 가득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초래하는 공동체성 파괴와 인간 소외 현상을 마치 본성의 산물인 양 호도한다. - P211

아무리 내가 사회주의 사상이 올바르다고 확신하더라도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억지로 주입하고 싶지는 않다. 그럴 권리도 없고 말이다. 게다가 양쪽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어느 쪽 편도 들지 않는 태도가 독자에게 더욱 큰 신뢰를 주지 않겠는가.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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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듬지
김현중 지음 / 아키텍스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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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우듬지의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나무의 우두머리라는 뜻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끝이기도 했고, 꼭대기이기도 했습니다. 뜻을 알게 되자 모호했던 느낌의 표지가 새롭게 보였습니다. 각져있는 사각의 물체들은 건물이었고, 그것을 엄지로 치켜세운 손으로 비교하며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자체와 배경들을 모두 나무로 깎아 만들어 낸 조각품의 모습 같았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엄지를 올린 뒤, 한쪽 눈을 감은 채 사물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때로는 붓이나 펜을 들어 하는 이 행위는 기준을 잡기 위한, 그림을 그리기 전 하는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저자는 스스로 기준을 잡기 위해 하는 행동을 조각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문에서 무엇인가 얻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말이 함께 알아보자는 일종의 초대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비록 그 초대장은 쉬운 언어들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은 갑갑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고, 부차적으로 수식하는 말들이 많이 있는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초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거나 초대장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초대에 상관없이 우리들은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초대장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실하게 인지 시킬 뿐입니다. 그래서 이 초대장은 그 자체로 유의미하면서, 기능적으로는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서문부터 이어진 다소 어려움이 있을 문체에 더해, 1장부터 내용의 이해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공감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어딘가 확실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해하고자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는 아마도 그의 이야기가 과거에서 시작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 삼아 전개된 이야기들은 천천히 퍼지면서 점차 현재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었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이어져 있는지는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실재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고, 그렇게 둘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또 때로는 무척이나 모호하지만 분명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특정의 무엇인가는 다소 분명하게 떠오르지만 대부분은 아주 희미하고 불분명하며,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흐릿해져 갈 것입니다.

이 특색을 그대로 살리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과거를 분명히 담고, 강렬했던 기억은 확실하게 표현했으며, 불분명한 이음새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 노골적인 드러냄은 과거가 있기에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쉽게 잊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듯했습니다. 또한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태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거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오락가락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떠한 일을 이유 없이 혹은 아주 사소한 계기로 부끄럽게 여기곤 합니다. 그때 자신도 모르게 감추거나 때때로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으며,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그 모호함을 더더욱 인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인 것 같습니다.

이어진 2장에서는 누군가의 죽음, 기억의 소실, 꿈 등을 다루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이전과 문체는 동일했지만, 분위기 자체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내용들이 이해됐고, 생생하게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이미 저자의 방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꿈이 갖고 있는 특성이 드러났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꿈은 불확실하고 휘발성이 강해 금세 잊히지만 깼을 때만큼은 선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그것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하거나 생각나는 대로 기록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저자는 그때의 선명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붙들려고 노력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무릇 누군가의 심연을, 의식의 밑바닥을 보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자가 죽음이나 꿈을 대하는 자세를 살펴보는 것이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죽음이나 꿈이 심연인지, 혹은 의식의 밑바닥인지 딱 잘라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어딘지 어둡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글들을 연속으로 마주하게 되자, 저자의 말들은 묘하게 힘이 있게 느껴졌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는 내용 자체가 길어지면서 이러한 특징과 매력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어떠한 소재를 이용해 내용을 시작하는 것은 탁월해 보였지만, 길어지는 문장 속에서 그것들을 유지해 나가는 힘이 부족해 보였고, 이야기의 방향성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모습은 이전과 다르게 타인을 이야기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알기 어렵고, 그만큼 그를 규정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그것들을 전부 활용함으로써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들이 뒤를 이었고, 그만큼 내용이 길어지고 점점 더 의미가 불분명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기본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말을 하는 특성이 더해지니 풍성한 묘사가 아닌 과도한 수식어의 남발로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타인에 대한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로, 자신의 잣대로 그를 규정하고 섣부르게 결론지어 버린 것일지도 모르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혼자가 아닌 타인이 늘 함께 한다는 사실 때문에 드러난 일종의 두려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늘 타인과 비교당하며, 비교하며 살아왔기에 이런 두려움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의 기준을 세우는데 영향을 끼친다면 더 이상 나의 기준이 아닌 타인이 기준이 될 뿐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자신'에게 초점을 맞췄어야 했으며, 이전의 장들에서 보여줬던 태도를 유지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저자의 말들에 대한 공감을 떠나 각 소제목을 뒷받침하는, 가장 먼저 등장하는 그림들은 또 다른 매력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전혀 관계없어 보일 때도 있었지만, 내용을 읽고 나면 그 그림 하나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저자가 갖춘 함축의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이따금 내용을 전개하다 갑자기 다른 사실들을 툭툭 내던지는 이야기 방식이, 어딘가 분명한 맺음 없이 다음으로 넘어가는 글들이, 맺음이 없음에도 제대로 분류되고 모호하지만 어떤 것은 선명하게 쓰여있는 모든 글들이 시처럼 느껴졌던 것은 그 능력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그것이 이후에 나올 그의 글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좋게 본다면 뚝심이 있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만 만족스러운, 전혀 배려가 없는,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에 도서 전체가 약간의 허세가 끼어 있는 모습처럼 느껴짐으로써 쉽게 다가가기 어렵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서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나서까지 모호함과 아이러니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도서인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 어려운 단어, 한자 등이 과도하게 많이 등장합니다.

단순하게 등장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수식어로 활용하며, 전혀 단순하지 않은 형태를 선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는 자주 쓰이지 않을 뿐, 분명 한때는 익숙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반가웠지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정제하면서 적절하게 사용했다면, 더 극적인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어딘지 모호한 분위기가 진하게 느껴져 내용의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독서를 모두 마친 후에 다시 생각해 보아도,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분명하게 파악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호함이 과거이며, 꿈이고, 누군가의 죽음을 이야기할 때는 어딘지 분명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어딘지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 '자신'의 이야기에서 '타인'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매력들이 단점으로 일순간 변합니다.

많은 수식과 한자 등이 사용되는 것들도 짧은 호흡을 통해 매력적이게 다가왔지만, 길게 이어진 내용에서는 과도하게 느껴졌고,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스스로도 방향을 잃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타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지만, 매개가 되는 매개체가 타인이 되었고, 그에 대한 충분한 공감 없이 자신의 관점으로만 섣부르게 판단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길어졌던 것 같습니다.

  •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소제목과 그림들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내용을 일고 나면,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문장과 그림으로 충분히 함축되어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저자가 얼마나 함축하는 능력이 뛰어난지 알 수 있었으며, 내용들이 난해하고 어딘가 시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면서 글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총 평

이제는 보기 어려운 방식의 많은 수식어를 활용하는, 잘 쓰지 않는 한자나 단어들을 이용해 꾸려가는 내용들은 어딘지 그리움이 느껴지면서도 이해를 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짧은 호흡을 통해 방해적인 느낌을 완화했고, 매개가 되는 요소와 일치되는 듯한 분위기를 풍김으로써 매력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졌을 때 한정이었으며, '타인'을 매개 혹은 초점을 맞추었을 때는 과도함으로 다가왔고, 끝까지 이러한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결함과 짧은 호흡은 사라지고 길고 늘어지는 듯한 글들로 마무리되었으며, 도서 전체가 약간의 허세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어쩌면 뚝심이 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스스로만 만족한 배려심이 보이지 않는 조금은 이기적인, 그러면서도 함축의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음이 기다려지는 모호함과 아이러니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6 구성 7 재미 6 재독성 6 표현력 7 가독성 5 평균 6.16)

무결점으로 보여 매력적이던 조각이 빈틈투성이의 처녀작임을 알았을 때.


감상자(鑑賞者)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203870646

감상자(鑑賞者)의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persimmonbox/19

죽음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았다. - P11

요리하며 이따금 베이고 데이기도 했을 당신의 수고에 대한 이해라고는 보이지 않는 아들의 무례에도 어머니는 양념이 제대로 배었을지, 짜지는 않을지, 양이 적지는 않을지, 손이 무겁지는 않을지 걱정만 한가득했다. - P64

지금의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나. - P101

이 꿈, 현상의 시공간에서 벗어나 복귀할 현실과 미래는 이미 그늘에 잠겨버렸다. 그러니 비극을 점지한 꿈의 끝자락에서 또다시 울음을 터뜨려야만 했다는 기억이다. - P155

개봉되면서부터 여느 식품보다 높은 산패 위험을 띠게 되는 통조림처럼, 어제까지의 요람이 오늘의 묘지로 변하기엔 한순간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은 어느 관계에서건 예외 없이 통용될 일이었다. - P163

그 집착은 전진하는 시간을 가두려는 절박함이었는지 몰랐다. 아니, 온전한 비움과 채움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엎는 모습은 분명 시간을 가두다 못해 되돌리려는 몸짓이었다. - P172

역학적 절차의 거듭으로 나는 한 마리의 유연한 뱀이 된다. 어느 하루는 혼자, 어느 하루는 누군가와 함께. 출장과 같이 열린 외부와의 교류로 향상되는 내부 에너지에 조금은 서툰 감이 있다는 건 아직까진 안정을 더 선호한다는 경향성의 방증이겠다만, 나는 인지적 구두쇠가 아니다. 고독만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거다. - P218

일찍이 진실로 굽힐 줄 알았다면, 모두와 함께 겨워할 수 있었을까요.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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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주명리 -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힘으로 사주를 풀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 나의 사주명리
현묘 지음 / 날(도서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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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누군가는 평생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연례 행사처럼 사주를 보러 가곤 합니다. 그들은 매번 비용을 지불한 뒤 풀이를 듣고, 때로는 신기해하기도, 의아해하기도 한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잘 본다는 곳을 찾아가 긴 시간을 할애했던 그때의 기억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엔 모두 까맣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해당 도서의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힘으로 사주를 풀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라는 소개가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판단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깔끔하게 만들어진 표지 디자인이 무척 눈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주라고 하면, 어려운 한자와 용어들이 난무하고 그것들을 해석하면서 풀이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깔끔한 느낌의 표지는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해당 도서가 정말로 그러한 느낌을 주었는가는 조금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주를 보러 갔을 때처럼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안내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함인지 단순한 사주 풀이를 넘어 각각이 가지는 의미를 심도 있게 풀어내며, 그것이 진정으로 내포하고 있는 가치들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동양철학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직관적으로 내용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지만, 결국 한자들은 끊임없이 등장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만 읽어 나가는 것이고 뚜렷한 규칙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용들은 독서의 시간을 늘려갈 뿐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많지 않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어려운 시간들은 빠르게 마무리되었지만 결국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을 되짚어 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편하고 쉽게 풀어져있었기 때문에 따분하지 않게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의미를 알아가는 배움의 과정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감각들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분명 풀이를 길게 설명했지만, 왜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왜 그것들이 품고 있는 부속적인 사항들이 있는지, 그것들은 무슨 의미인지 등 깊이 있는 내용들이 노골적으로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지지에 들어서자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자수에 왜 계수와 임수가 섞여 있고, 왜 계수가 더 비율이 높은지 등이 전혀 설명되지 않은 채, 근원적인 것들이 누락된 채 내용이 이어졌습니다. 천간에 이어진 지지에 대한 풀이에도 이런 모습은 계속됐습니다.

비율적인 부분부터 각 지지가 품고 있다는 부속적인, 연관된 지지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모호했습니다. 마치 그냥 그런 게 있으니 외우거나 알고 있으라고 통보하는 듯했습니다. 이들의 특성들을 키워드로 정리한 것은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만큼 깊이감이 얕았고, 배움의 과정이라 느꼈던 부분들은 다소 답답한 강제적인 의미 부여로 느껴지게 됐습니다. 결국 각 용어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조금 더 편안하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대략적인 청사진만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사주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사주 풀이보다는 기본적인 부분들을 소개하는 것이 더 많았고, 각각이 가진 의미들을 풀어내는데 집중하긴 했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통해 각 사주가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며, 단편적인 특징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후반에는 이런 단편적인 부분들을 해소할 만한 깊이 있는 내용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갔고, 결국 하나의 도서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게 됐습니다. 재성, 편재 등에 대해 길게 풀었지만, 수재성과 목재성이 강한 것 등의 차이를 알 수 없었고, 결국 심화까지 봤을 때 알게 되는 내용일 것 같았습니다.

결국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아주 짧게만 맛보게 해 주었고, 사주 풀이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듯했지만 누락된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 전반적인 기본서의 역할도 부족해 보이는, 오히려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심화 과정의 도서를 찾을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전체적인 평가는 그 도서를 본 뒤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권으로 온전한 기능을 하지 못하기에 어쩌면 평가 내리지 못할 도서일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

  • 한자들이 많이 등장하여 피로도를 느끼기 쉽습니다.

물론 해당 글자들을 풀이해가며, 그 의미를 심도 있게 바라보기 때문에 따로 옥편이나 검색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글자 자체가 주는 압박감을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직관적인 키워드로 풀어 나갔으나, 충분히 염두에 두고 독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누락된 사실이 많은 사주들이 갖는 깊은 의미들.

기본서의 느낌으로 각 글자들의 풀이가 이어지는 와중에 등장하는 사주로서의 접근 때문에 이해도가 높아지지만, 그것들과 연관되어 있는 깊은 내용들이 누락된 채 대략적으로 내용을 이어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는 이후의 도서에서 다룰 부분이라 빠져 있는지도 모르지만, 노골적인 누락 때문에 이해가 갑자기 끊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 한 권으로 온전하다고 하기 어려운 도서.

기본을 다질 수 있는 도서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결국 다 담아내지 못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이후의 도서를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해당 도서를 통해 기본적인 해석을 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얕은 수준이기 때문에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심화 편이라는 명칭보다는 2권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전한 도서 한 권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아쉬운 정체성

뜻풀이에 집중하다 보니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사주풀이로 일순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마저도 누락된 내용들이 많아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다음으로 미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딘지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 상태로 끝을 맞게 되는 듯했으며, 이런 부분을 해소하거나 전체 내용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다음 도서를 봐야 하는 강제성을 부여했습니다.


총 평

의미 풀이에 초점을 맞춘듯한 내용 전개는 일순간 사주에 직접적인 내용들로 넘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과 사주 풀이의 편리성에 대한 내용의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느끼게 됐습니다. 뚜렷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누락된 내용들이 많이 보인 채 도서는 마무리되었고, 결국 한 권으로 온전치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키워드로 정리한 포인트들을 통해 내용들을 쉽게 익힐 수 있었고, 분명 어려운 용어들임에도 충분히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짜인 구성 때문에 이후의 도서를 조금은 더 쉽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7 구성 6 재미 5 재독성 8 표현력 7 가독성 7 평균 6.6)

한 권으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익숙해졌기에 나름 유의미한.


감상자(鑑賞者)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201834288

우리를 구성하고 둘러싼 모든 시간은 숫자가 아니라, 의미이다. - P18

사주는 너무 많은 오해와 억측, 과장 탓에 세상에 잘못 알려졌다. 사주는 이치를 통찰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철학적인 체계이다. 또한 무속의 도구, 마술사의 지팡이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소중하고도 효과적인 도구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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