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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동안 많은 자기 계발서 및 여러 심리학 책에서 등장했던 이시형 박사가 번역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기에 앞서, 빅터 프랭클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읊고 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빅터 프랭클(1905-1997)은 빈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교수이며 미국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로고테라피를 가르쳤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한 사람이다. 190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고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년 동안 다카우와 다른 강제수용소가 있는 아우슈비츠에서 보냈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생사의 엇갈림을 겪으면서도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그 삶의 의미를 바탕으로 로고테라피라는 하나의 자신만의 학파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어떻게 부모, 형제, 아내가 강제 수용소에서 모두 죽고 모든 소유물을 빼앗기고 모든 가치를 파멸당한 채 굶주림과 혹독한 추위, 핍박 속에서도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의미있는 삶을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었을까? 빅터 프랭클의 자전적 수기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또한 빅터 프랭클 박사의 자세를 통해 우리는 평소 삶속에서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지에 대한 단서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가끔 이런 기사를 접하곤 한다. 굉장히 큰 사고가 난 현장에서 한 달 혹은 몇 달을 물 한모금 안 마시고 살아난 사람들의 기적같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던 그 현장에서 그 사람은 어떻게 살아났을까?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운이 좋아서 혹은 더 살 운명이라서 살아난거다." 라고. 하지만 실제로 알고보면 살고자 하는 그 사람들의 열망과 자신이 반드시 살아나가서 해야할 것들에 대한 것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 그 사람들을 살아 나오게 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야기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바꾸어 삶이 달라진 예를 살펴볼 수 있다. 2차 대전 중에 델마 톰슨이라는 부인은 남편을 따라 캘리포니아 중 모하비 사막의 육군훈련소에 오게 되었다. 그녀는 남편이 훈련에 나가면 통나무집에 달랑 혼자 남았다. 그곳은 섭씨 46도를 오르내리는 지독한 무더위에,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음식에 섞이기 일쑤였다. 그녀는 이곳에서 '도저히 살 수 없다'며 '차라리 형무소가 낫겠다'고 친정아버지에게 편지를 써 보냈다. 그러나 친정아버지의 답장에는 다음과 같이 달랑 두 줄만 적혀 있었다. "감옥 쇠창살 사이로 내다보는 두 사람, 하나는 흙탕을 보고 하나는 별을 본다." 그녀는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나서 삶의 태도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모하비 대자연을 깊이 관찰해 '빛나는 성벽'이란 책을 출판했다. 그렇게 출간된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는데 결국 그녀는 생각을 바꿈으로 불행의 포로에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상황 속에서 역경을 이겨낸 위인들의 이야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는데 정작 그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라고 착각하지만, 결국 선택의 의지를 잘 이용하여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킨 것이다. 그 어떤 우울증에도 다 이유가 있고 그 어떤 상황도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를 안다면 견뎌낼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되면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고 용기를 쉽사리 잃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빅터 프랭클이 창시한 로고테라피의 부분에 대한 설명도 많은 도움이 된다. 로고테라피에서는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즉, 타의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의미를 실현하는 삶을 통해서 삶을 좀더 가치있고 의미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읽은 책인데, 많은 깨달음을 주었고 앞으로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한번 씩 꼭 상기해보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