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따스한 행복을 읽을 수 있는 책!

타샤의 크리스마스 -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
해리 데이비스 지음, 타샤 튜더 그림, 제이 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7년 12월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고, 크리스마스가 왔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크리스마스가 언제인지 떠올려본다. 조금 모자라고 부족했어도 산타가 오리라고 믿고, 할머니가 기워주신 구멍난 양말을 걸어놓았던 어린시절이 아니었을까? 변변찮은 트리장식이 없어도 왠지 설레이고 행복했던 그때. 엄마가 이브날 사주신 케이크에 몹시 즐거워했던 그때가 참 그립다. 그러나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따라 거의 늘 혼자서 지냈던 나는 우울함을 삼키면서 보내야했다. 어떤 때는 집에서 누워서 영화보다가 심하게 체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병으로 도저 드러눕기도 하고... 그러면서 내가 이런식으로 이 좋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게 옳은가? 생각해보기도 하면서...사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크리스마스는 은근히 내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곧 있으면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래서 나는 앞으로 연인과 함께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어떻게 하면 내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겁게 보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집을 장식하고, 파티에 참여하는 것도 있겠지만...크리스마스 관련된 책을 사서 읽고, 관련된 영화나 에니메이션을 보기로 했다. 작년에는 산타클로스라는 책을 사서 보았다. 올해의 책 선택은 바로 타샤 튜더의 크리스마스! 타샤의 책은 예전에 한 번 읽어 보았는데 왠지 타샤의 취향은 내 취향이었다. 인형을 좋아하는 것도, 그림을 좋아하는 것도...타샤처럼 살 수 만 있다면 그렇게 늙어갈 수 있다면 정말 너무 행복할 것만 같았다. 겨울이면 눈이 허리만큼 쌓인다는 그 곳 코기 코티지에서 일년 중 가장 기쁘고 행복한 날 크리스마스를 하나하나씩 설레이는 마음으로 준비해가는 타샤의 이야기를 읽고 행복이 넘치는 사진들과 타샤의 사랑스러운 그림들을 보면서 진짜 행복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가를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에게도 충분히 타샤만큼 즐거울 수 있는 소재들이 다양한데, 꼭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나의 연휴를 우울함으로 말아버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에 살짝 부끄럽기도 하였다.

강림절 리스를 만들고 인형들과 동물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트리에 장식할 진저 브레들르 굽고 숲에서 트리에 쓸 나무를 고르고..밖에서 사들이는 건 없고 대부분 손수 만드는 타샤.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타샤의 멋진 솜씨와 열정을 다해 가족과 친구, 동물, 인형에게 매혹적인 크리스마스를 선물하는 타샤. 타샤는 말한다. 행복해할 가족, 친구들을 상상하면서 정성을 다해 준비하면 어김없이 환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다고. 가끔 뭔가 기대하는 것 자체가 실제로 그 일을 겪는 법과 똑같은 법이라고. 화려하고 요란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그런 연말을 보내고 싶다. 타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