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진스키 - 인간을 넘어선 무용 현대 예술의 거장
리처드 버클 지음, 이희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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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미'에 의해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대를 잘못 만난 뛰어난 천재 무용가를 넘어서 예술인이었던 니진스키의 일대기를 읽어 나가며 내 안에서는 한 인간의 고귀한 영혼에 대한 눈물이 흘렀다.

내가 만약 발레 애호가였더라면 그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었을까?

내가 아는 니진스키는 천재 무용수이지만 천재라는 수식어에 맞게 광기에 휘둘리어 짧게 무용생활을 하고 인생의 대부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 비운의 무용수이자 아직까지도 그의 비범함을 따라갈수 있는 남자 무용수가 없다는 정도 였었다. 천재와 광기란 코드는 이목을 집중시킬수 있는 좋은 이슈일뿐더러 남자무용수이자 안무가로 도약했던 그의 발레 공연들은 성적으로 세상 사람들의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고 했다는 정도 였다.

하지만 이번 을유출판사에서 나온 <니진스키 인간을 넘어선 무용>을 읽으며 천재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 거친 시절과 환경을 살면서도 그는 그저 예술을 사랑한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니진스키는 오로지 캐릭터 역할만으로 무대에 서면서, 자신은 안무에 집중하고, 재단을 설립하여 안무 학교를 운영하면서 다른 예술가들에게 안무를 가르치는데 전념하기를 원해다. 그는 공짜로 모든 공연을 보여 주고 대규모 페스터벌을 개최할 수 있는 특별히 설계된 극장 건립을 꿈꾸었다.

니진스키 인간을 넘어선 무용 p935

니진스키는 러시아가 차르 시대인 1890년대에 폴란드 부모 사이에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러시아의 이방인으로서 두분다 발레무용수였지만 아버지는 그의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그가 페테르부르크의 황실발레학교에 입학하는 것만이 그의 가정생활이 조금더 나아져 갈 수 있는 초석이었다. 그의 나이 9살때의 일이다. 니진스키는 폴란드인이라는 이방인으로 말수도 적었고 유머감각도 없고 외모도 형편없어 학창시절 동안 잦은 싸움과 외톨이로 8년이라는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발레 실력으로 월반을 하게 되고 그는 사람들에게 계속 각인 시키게 되는 발레리노로 커나가게 된다.

러시아는 아직 근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차르시대 였고 황실 발레학교가 있을 정도로 러시아인들의 발레 사랑과 발레를 보는 안목은 높았다. 변형보다는 완전한 기교를 추구하는 러시아 발레의 동작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냉정하고 예리했다. 그만큼 또한 발레에 대한 인식도 높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황실 바깥의 상황의 러시아는 굶어 죽는 사람이 늘어가는 상황이었고 차르의 <피의 일요일>로 페테르부르크에 죽은 인원만 1000여명에 이르는 혁명이 일어난다. 잔인한 10월의 혁명은 발레라는 예술세계에도 불어왔고 니진스키는 그 시기를 겪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와 맞물려 이사도라 덩컨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자유롭고 형식에 얽메이지 않는 그녀의 춤은 니진스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한다. 책에서는 이사도라가 2세를 위해 니진스키에게 결혼을 제의 했다고 나오기도 한다.

니진스키는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하지는 못하지만 음악을 듣고는 악기를 연주 할 수 있는 예술적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발레가 뛰어날 수록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그는 꾸밈, 의식, 젠체하는 것이 결코 없는 진짜 재능의 확실한 징표라 불릴수 있는 순수함, 젊음의 매력, 그리고 자신엑게 주어진 과제에 완전히 몰입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니진스키는 공연을 할 때만다 유명해지고 예술계의 유명한 사업자 댜길레프를 만나게 되며 그당시 러시아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고는 하는 유명하고 부자인 귀족을 만나야 했고 그로 인해 가장 부유한 한때를 보낼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댜길레프와 포킨과 함께 서방에서 공연하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 시기의 글에서 유명한 모든 예술인들의 이름을 다 만나보는 어쩌면 어려운 시기였지만 예술적으로 가장 정형화된 집합체들의 모임이 가능한 시기였던 것 같았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의 춤의 영상이 필름으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춤에 무지한 이들도 춤에 해박한 이들도 그의 춤을 보면 모두 몰두하게 만든다는 그의 흡입력과 글로도 느껴지는 공연을 하기 위한 음악, 안무, 의상, 무대 그 모든 것들이 팔딱거림이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29살까지 10년 동안 니진스키는 현역으로 춤을 춘다. 신의 은총으로 사지전체 팔다리에 기품을 부여하듯이 춤을 춘다. 하지만 그는 그의 정신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37년 동안 그와 함께 했고, 30년동안 그를 먹여 살렸고, 간호했으며 제2의 엄마 역할을 한 여인 앞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방인, 아버지의 부재, 사랑하는 예술과 일반인과의 괴리, 전쟁, 성, 러시아 등등 책 한권을 다 읽었지만 잘 모르겠는 나에게 니진스키가 말하는 것 같다.


너무 그러지마.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당신은 모르잖아, 우리는 결코 다른 사람을 비난 해서는 안 되며 우리에게는 타인을 판단 할 권리가 없어,

운이 더 좋은 사람을 부러워해서는 안돼, 당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봐, 그리고 당신의 운명에 감사해야지.

니진스키 인간을 넘어선 무용 p947 -니진스키의 말 -



*이 도서는 출판사 지원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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