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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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읽으면서 계속 내 머릿속의 한 부분은 스페인의 어느 한적한 시골길에 비쩍 마른 로시난테를 탄 돈키호테를 연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뚱뚱한 산초 그리고 그 옆의 디지털스러운(21세기여인) 할리퀸 천년여왕 천운영작가님이 한가롭게 걸어간다. 여기서 비쩍마른 로시난테도 의인화 해서 먹을줄 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먹는 이야기에 관한 책이니까...

넷이서 <맛있는 녀석들>을 촬영하는 것이다.

나는 읽으면서 계속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천운영작가님의 매 순간 가시에 찔리는 것 처럼 짜릿짜릿하고 에로틱한테 배꼽이 찌르르하다는 하이틴 로맨스 책 추천을 못 받은게 억울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아~~~ 이 책의 존재도 몰랐다면 더 억울했을 뻔했다.

책을 읽으며 좀더 돈키호테의 스페인에 가깝게 다가가 보고 싶었다. 식재료를 뒤져 보았다. 스페인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친구가 스페인 갔다 사다준 <허니커모마일차>뿐이었다. 책에서 보면 스페인은 달콤함을 넘어 당이 창자에 가 닿는 수준이 원자 폭탄 급이라고 하더니 차에도 꿀을 넣었구나, 또 이렇게 하나 이해하고 넘어간다. 차를 하나 우리고 책장을 넘겨본다. 발음도 어렵고 처음 들어본 음식 이름들이 왜 이리 정답게 느껴지는 거지? 이것이 천운영작가님의 능력인가?

읽다보니 염장청어대가리는 구하지 못해도 마법의 향유인 피에라브라스향유는 재료가 집에 다 있다.

코로나로 스페인도 못가는데 못 먹어도 고라고 집에서 만들어본다. 내 로즈메리 화분은 반토막이 나고 오래 도록 끓이데 감으로 알아서 하라는 말에 로즈메리가 뭉글해질 때까지 만들어봤다. 그리고 유리병에 담아 본다. 이것이 효력이 있으려면 입회인이 세명 있어야 하고 주기도문, 성모송, 사도신경을 80번 같이 외워야 하고, 일단 이 향유가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려면 기사복을 입은 사람에게 효능이 나타난다고 한다. 나는 이 향유를 만들면서 혹시 뱅쇼 비슷한 걸 상상하면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다 만들고 보니 진득한 피같다. 아무튼 제대로된 향유를 완성시키기 위해 어느날엔가는 친구 두명을 불러서 의식을 해 보아야 할 듯 한데.... 아직 내 주위에는 돈키호테에 빠진 친구들이 많치 않아 그런 친구들이 나타날때까지 기다려야 될 듯 하다.

아님... 조만간 걍 천운영작가님이 하시는 돈키호테의 식탁 식당에 원정가야 겠다. 그리고 떼를 써보야 겠다. 의식에 참여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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