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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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하고 인정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태어나고, 학교를 입학하게 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는 일들에 덕담처럼 하는 말들 중에 하나가 '꽃길만을 걷길바란다'는 말이 유행처럼 쓰여지고 있다.

나도 그런말을 자주 했었고 듣는 사람들도 기쁘게 받아 들이고는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읽었던 "감정폭력'이란 책에서 이말이 아이의 인생을 위해 쓰여지는 말이기 보다는 부모의 두려움과 만족을 위해 쓰이는 감정폭력이라는 것을 읽고 충격을 받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읽었던 그 구절들이 다시 떠올려졌다. 구로사와 이즈미의 <인간에 맞지 않는>은 언뜻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지금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국임을 감안하면 어찌보면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이야기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일본에서 어느 때부터인가 인간이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뀌어버리는 병이 발발한다. 병명은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다. 변한 모습들이 흉측하여 사람들이 처음 보면 모두 느끼는 감정은 혐오감이다. 이병의 특색은 청년층에 주로 발발하며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이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가는 나라의 경제에 타격을 입히지 않는 병으로 간주하여 이 병에 걸리는 환자는 물리적 죽음이 아니더라고 인간적인 죽음을 선고하여 사회적으로는 없는 자에 속하게 된다. 의무나 권리가 모두 사라지는 대신 장례도 치룰수 없는 그냥 제거해도 법적인 제제를 받지 않는 존재로 취급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미하루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아들 유이치가 '이형성 변이 증후군'에 걸려 흉측하게 변해버린 아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남편은 원래부터 사회생활이 힘들어 집에만 있던 아들이 그런 병에 걸린김에 얼른 사망신고를 하고 내다 버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미하루는 외양이 바뀌었다고 생각할 뿐 여전히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을 지키려는 미하루와 얼른 내다버리고 아이없는 부부의 새로운 플랜을 짜고자 하는 남편, 그리고 '이형성 변이 증후군'의 병자를 둔 사람들의 모임인 '물방울회'에서 미하루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여태껏 할 수만 있다면 내다 버리고 싶었는데, 체면도 있고해서 여의치 않았던 거라고. 그런데 이제 저 녀석은 사람이 아니니까 어떤 법도 적용되지 않아, 설령 무슨 짓을 한다해도

인간에 맞지 않는 p38 아들을 버리자는 남편 이사오의 말

미하루와 이사오의 자식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물방울회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 다른 부모들과 가족간의 모습에서도, 그리고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에 당연하다는 생각들로 동조하는 사람들도 그들은 모두 인간이 생명을 가진 존재 자체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잣대를 자신에게도 들이대는 그들은 오늘도 힘들게 살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출판사 지원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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