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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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경험이다. 한정원의 [시와 산책]을 읽고 나서 산책을 가면 어느 순간 내 앞에 보인다. 말풍선이...그리고 한정원의 시와 산책 한구절이 그 안에서 붕붕 떠 다닌다.
그러면 난 기뻐서 그 떠다니는 말풍선을 벗 삼아 걸어 본다.

"높은 확률로 그럴 것이다. 그보다 낮은 확률로, 내 목숨이 먼저 거두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어느 쪽으로든 우리가 지금처럼 깨끗하게 웃기를 바라며, 그 방을 나왔다.(p162)"

깨끗한 웃음... 깨끗한 웃음은 뭘까? 나에겐 자신의 내면이 깨끗해 져서 평화로움 속에 있는 자만이 낼 수 있는 웃음 같다. 그런 웃음을 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밀려온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웃음은 내가 욕심을 부린다고 내 얼굴에 지어질수 있는 웃음이 아니란는 것을...
대신 다른 기대를 꿈꿔본다. 언제 일지 몰라도 누군가 나와 같이 산책을 하는 사람이 나의 웃음을 보며 저 사람은 깨끗한 웃음을 짓는구나 하며 속으로 생각해 주기를...

한정원의 산책에서는 도시 냄새와 숲의 냄새가 같이 공존한다. 도시 냄새중에 마천루의 향기는 없고 연약하고 아린 냄새들만이 있다. 그래서일까... 맘이 편해 진다. 높은 건물 앞에 초라해지는 자신이 아닌 작고 연약한 것들 옆에 같이 벗으로 살고 싶다는 나의 바램이 묻어 간다.

- 그녀는 아름답게 걸어요, 밤하늘처럼-(바이런시)

그녀가 걸으며 싯구를 떠 올리듯이 나는 걸으며 그녀의 문장을 떠 올리게 될 것 같다. 한동안...아마 오래....

*이 글은 출판사 지원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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