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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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핀은 <페달구별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놀림을 받을 만큼 엑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려 한다. 그런 그녀가 주위의 권유로 엄마의 벤츠를 몰다가 이번에도 실수하여 자동차 앞을아코디언처럼 쭈그트려 버렸다.

그런그녀에게 완벽한 스타일의 엄마는 핀을 어리석은 딸로 보고 화를 낼 뿐이고 엄마의 친한 친구 동네이모 캐런은 핀을 지그시 안아주며 "힘내라 핀, 사고는 인생이 일부란다."라며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

핀의 가족중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오드리를 제외하고 클로이와 그녀의 남자친구, 핀의 절친인 모와 그리고 나이는 13살이지만 정신연령은 7살쯤인 오즈와 강아지 빙고 그리고 가족처럼 지내는 캐런네 집안과 같이 스키여행을 가기로 한다.

핀네 집에 있는 그의 아빠가 19살에 사서 온갖 모험을 떠날 때 사용했던 캠핑카를 타고 말이다.

가던 도중에 날씨는 눈이 마구 떨어지는 매섭게 추운날로 변해가고 차가 멈춰 서 있던 청년 카일까지 태워 목적지를 향해 간다. 운전이 서툰 핀을 위해 아빠는 핀에게 앞자리로 옮겨 이런 날씨에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 지를 설명해 주고자 한다. 핀은 앞자리에 앉았지만 카일과 모의 주고 받는 말들을 신경쓰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브레이크를 밞는다. 고개를 돌려보니 길 가운데에 수사슴이 놀라 눈을 껌벅거리고 있고 캠핑카는 갑자기 휘청거리며 차의 뒷부분이 뭔가에 부딪치고 가드레일에 가서 멈추어 버린다. 그리고 시간차를 두며 투둑투둑 가드레일이 뽑히고 차는 산과 눈과 나무들을 뒤로 하며 미사일처럼 곧두박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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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은 죽었다.

반쯤 잘려진 얼굴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눈과 입의 핀을 보고 기절해버린 아빠, 그리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견디려 애 쓰는 엄마 그리고 허둥대며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어른 밥삼촌과 캐런이모....

핸드폰은 신호가 안 잡히고, 날은 더 매섭게 추워만 가고, 차는 찌그러져 기본적인 방한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

말없이 죽은 딸 핀의 옷과 어그부츠를 벗기는 엄마... 그리고 옷을 모에게 준다. 그런 엄마를 보고 케렌이모가 말한다. "어그부츠는 우리 딸에게 줘...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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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상황에 빠진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우선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살아 남은 자들의 삶은 그 전과 어떻게 다를까? 그 상황을 잘 표현한 수잰 레드펀은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가 무색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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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분노 했지만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에 자유롭지 못했다. 그나마 나에게 소설이지만 읽는 중간에 현명하게 사실을 직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위안으로 다가 왔다. 우리는 언제나 모든 사실에 대해 완벽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은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에 수치심이 들지 않도록...

*이 책은 출판사 지원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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