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준비하는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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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그럴때가 있다. 늦은밤 눈은 감기지만 괜시리 자기 싫은 밤이 있다.
이런 날은 책을 펼쳐보며 잠이 오길 기다리게 되는데...괜히 책을 폈다가 밤을 새버린 책이 있다.
그 책이 바로 이 <마흔의 서재>이다.
처음 제목만 보고 마흔? 난 아직 마흔도 안됐는데...라는 생각에.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는데..
야심한 밤, 마흔이란 나이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그렇다고 무거운 책은 절대 아니라는)
인생에 있어서 대학입시때와 스물아홉에서 30대로 넘어가는 때가 큰 고비라 생각했는데..요즘 40대 관련한 책이 많이 나오는 걸 보니 마흔이 힘들긴 힘든 시기인가보다. 인생에는 아직도 많은 고비가 남아있구나 싶다.
마흔을 불혹이라 부르며 큰 흔들림이 없는 때라고 하는데! 사실 마흔이든 오십이든 몸만 늙어가지, 마음은 20대나 똑같은 느낌이다. 어른아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오는 게 아닌가싶기도하고...
30대로 넘어가면 이제 좋은 시절은 끝. 새로운 인생을 준비해야겠다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생의 2막은 마흔부터라 할 수 있는 것같다. 30대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안정적이고, 어느정도 위치에 도달했을 테니..마흔쯤 되면 지금보다는 더 정돈된 삶을 살,아니 살아야할 시기가 아닐까.. 이 책을 보니. 30대 되고 좋은시절 다갔다고 생각했는데. 우울해하지말고 흔들리지않을 마흔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이 책의 저자 장석주작가는 젊은 날의 방황을 했고, 그방황 속에서도 도서관에서 손닿는대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미 20대에 시인으로 등단, 출판사로 성공가도를 걷기도 했고,30대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무려 3천권에 달하는..후덜덜) 공기좋은 곳에 큰집까지 가진다. 그리고 지금 40대에는. 하던 일을 놓고 자연과 벗삼아 살기로 하고 시골에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그곳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30대의 10배되는 책을 가지고 있고 그누구보다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있다.
마흔의 서재란.. 자신의 살아오면서 모아온 서재에 어떤 책이 있고, 그 서재에 있는 책들이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인 것이다.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영혼과 품격의 깊이를 알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장석주님의 서재는 한때 잘나갔던 성공에서 누렸던 것들이 아닌 아주 시골에서의 자유로움과 소박함,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행복감이 느껴졌다. 자연을 벗삼아 3만권의 책에 둘러쌓여 창작활동을 하는 삶도 매우 부러워보인다.

마흔의 서재를 보며 내 서재의 책을 둘러보니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동안의 얄팍한 나의 책읽기를 돌아 보게 만들었다.
이 책안에 마흔의 버킷리스트를 만들라는 부분이 있는데. 마흔은 아니지만 2013년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일단 그 리스트 중 하나는 나의 서재를 만드는 것. 장석주님은 1년에 1000권의 책을 구입한다고 하니..나 역시 자극을 받아..(1000권의 책을 사겠다는 건 아니지만..) 나의 서재에 나의 영혼과 품격(?)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마흔에 멈추어 읽는 책이 남은 인생의 길이 된다."라는 책속 문장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