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건축물은 주변에 늘어서 있는 떠들썩한 집들로부터 떨어져 고독하게 안도라는 한 인간의 강한 의지로 발언을 억제한 채 조용히 무엇인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유도 없이 쉬지 않고 계속 소비만 강조하는 현대사회의 모퉁이에서, 한 인간은 건축을 통해 조심그럽게 그러한 현상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15쪽
<스미요시 연립주택>의 사용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바람과 빛의 감촉,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의 양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방에서 방으로 이동할 때 우산을 쓰고 나가야 한다. 이것만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집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집에 사는 사람은 에어컨이 필요 없이 빛과 바람만으로 생활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22-23쪽
안도의 건축에서 '빛'은 자연의 가장 확실한 현상이다. 즉 콘크리트가 만들어 내는 차갑고 조용한 공간의 벽에 빛이 비치면서 재료 자체를 초월한 부드러우면서도 투명한 상황을 연출한다.-28쪽
안도에게 있어서 자연은 자연 본연의 모습보다 는 '텅 빔'으로 나타난다. 그는 자신의 건축물이 소비적 이미지로 환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외관보다는 경험에 근거하여 작업한다. 안도의 모든 주택 작품에서 아무리 작은 주택일지라도 중정이 발견되는데, 이 중정은 자연의 환유물이며 바람,비,눈, 그리고 '윤곽 속의 하늘'과 같은 형태 속에서 자극적 요소를 도입하게 된다. -29쪽
기능적,경제적으로만 사용되었던 철, 유리, 콘크리트가 그를 통해 비로소 살아서 움직이며 숨을 쉰다. 특히 콘크리트를 노출로 사용하는 수법은 숨어 있던 노출 콘크리트의 아름다움을 시적인 경지까지 끌어올린 안도만의 트레이드 마크이며, 전 세계로 유행시키고 있다.-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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