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계부" 하면 떠오르는게 무엇일까?
깨알같은 글씨로, 혹은 시원시원한 글씨로 빽빽하게 적어내린 숫자들과 그 숫자들의 사용내역.
그리고 각종 영수증의 집합체...
이런것들이 가계부가 갖는 이미지가 아닐까?
더불어서 가계부의 주인공은 가계의 살림을 도맡아하시는 어머니.
하지만 이책은 독특하게도 "아버지의 가계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계부는 어떨까? 아버지도 가계부를 쓰실까?
어머니의 가계부를 볼때면 간혹 의문이 들곤 했었다.
어머니의 가계부는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아버지의 가계부는 흔치않은게 사실아닐까?
주식이니 투자니 경제관념에 여성보다 남성이 더 친근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가계부는 여성이
더 친근해왔었기에 그동안 아버지와 가계부는 연관성이 없을것이라 여겼었다.
아니, 좀더 엄밀히 말하면 독신이던 남성이 가계부를 적더라도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레
여성에게 자신의 가계부까지 넘기는게 아닐까..? 했었던게 나의 생각이다.
그런 나에게 이책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가져왔고 읽어갈수록 나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부모님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이책에는 네쌍의 부부가 나오는데 이들은 보통가정인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할 것 같은 사업가와 교사의 조화, 의사와 증권회사원, 대기업사원,
그리고 보통 서민층의 대변자 부부..
하지만 우리가 흔히 중산층 이상에 속할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의 삶은 생각만큼 윤택하지 ㅇ낳았다.
돈을 벌면 벌수록 알게모르게 새어나가는 돈이 많고, 부부관계는 서먹해지고...
그런 그들에게 생각의 변화를 주기 위해 보통서민층의 대변자인 하늘은 아버지의 가계부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계부를 보며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짐과 동시에 울컥해졌다.
가계부에는 아버지의 일기와 가족을 위한 자신의 목표, 그리고 수입,지출 내역이 적혀있었는데 가족을 위해 한푼이라도 더 절약하기위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읽으며 문득 내 아버지를 떠올려보았다.
50평생 자식 뒷바라지 하시다 편찮기도 하시고 많이 늙어버리신 아버지...
내 아버지 역시 하늘의 아버지처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셨다.
이는 비단 내 아버지뿐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러할 것이다.
이책에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정경제의 실상이 생각과는 다른면이 많고, 대박신화나
한탕주의에 빠지지 말고 인생계획을 차근히 세워 미래를 향해가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와 더불어서 주위에서 날 항상 응원해주고 힘이되어주는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항상 어머니의 고마움에 관하여 깨닫게 해주는 책이 많은 반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적었었는데
가정경제에 대하여 생각해봄과 동시에 아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이책은 꽤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