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로봇의 혼
선정우 지음 / 시공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앞표지에 그려진 마징가제트의 박력넘치는 카리스마만빵의 모습과 그야말로 애니매니아의 혼을 일깨우고 불태울듯이 강렬하게 박혀있는 魂이라는 금박글자에 현혹되어서 무려 12800원이라는 거금에도 불구하고 선뜻 구입을 했던 책이 바로 오늘 얘기할 <슈퍼로봇의 혼>이라는 책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출판사가 되어버린 시공사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런류의 좋은 책들 좀 마니마니 출판해줬으면 더더욱 고맙겠다.

이 책은 애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그 위명을 들어봤으리라 짐작되는 애니매니아 선정우가 집필한 책으로서 저자소개란을 보자면 그는 국내에서 제일가는 개인애니데이터베이스의 보유자로서 개인소장자료로서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힐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강연도 하고 칼럼도 쓰고 행사관련일도 하는등 애니에 관련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사람을 처음으로 알게된건 거의 정기구독하다시피 매달 꼬박꼬박 사보던 모비디오게임잡지에 연재된 이 사람의 애니칼럼을 읽으면서부터였다.

이 책은 크게 세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번째파트에서는 마징가월드를 다루고 있고 두번째 파트에서는 마징가제트와 함께 슈퍼로봇물의 양대산맥이자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겟타월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 파트에서는 '자이언트로보 THE ANIMATION 지구가 정지하는 날'과 '건버스터 톱을 노려라' 두 편의 작품과 '슈퍼로봇 스피릿츠 2001'이라는 일본의 애니행사를 다루고 있다.

각 작품마다 대략적인 줄거리와 등장인물소개, 작품의 세계관과 제작뒷이야기등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그림자료와 함께 펼쳐지는데 올칼라에 종이재질이나 내용의 충실도로 볼때 - 무엇보다도 국내에 제대로 된 애니/만화관련 해설서나 연구서가 거의 없다는 현실상황속에서 희소성을 따져보더라도 이 정도 가격에 충분히 구입해서 소장용으로 두고두고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지난 어린시절 TV를 통해서 혹은 '슈퍼로봇대전'같은 게임을 통해서 아니면 최근들어 일기시작한 애니메이션 붐이나 복고주의붐을 통해서 알게되었건간에 어린 시절에 접했던 당시소년들의 꿈이자 희망이자 삶의 낙이자 이상향이기도 했던 슈퍼로봇월드에 대한 아련한 동경과 환상을 가슴한켠에 추억으로 묻어두고 빡빡한 현실에 지쳐 살아가는 꿈을 잃어버린 이 시대의 모든 청춘,중장년,노년들에게 이 책은 참으로 가뭄에 단비와도 같이 반가운 해갈의 빗줄기가 아닐수 없다.

로봇 - 이것이야말로 소년의 꿈이고 남자의 로망이며 사나이의 열망의 대상이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을 느끼는 점이라면 이 책은 슈퍼로봇에 대해 어렴풋한 환상과 추억과 동경을 지니고 살아가는 일반인이나 혹은 초보자에게 입문서로서 그리고 옛추억을 되살려주는 기억력각성촉진제로서나 슈퍼로봇해설서로서는 꽤 훌륭한 축에 들지만 좀 더 자세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파헤치고 해설하고 보다 방대한 자료를 덧붙여서 슈퍼로봇백과사전식의 책으로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애니/만화관련 서적이 가뭄에 콩나듯이 나오고 있는 - 그나마 수박 겉핥기식으로 단편적이고 표피적인 현상만 다룬 책들 - 현실상황에서 이 정도의 책이라도 출간된것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긴 하겠지만. 앞으로 이 바닥의 연구/간행/출판이 보다 활발해지고 폭이 넓어져서 입문서를 비롯해서 고수급매니아를 위한 바이블격의 서적까지 아주 다종다양하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애니/만화관련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저자인 선정우가 앞으로도 이 책에 이어서 보다 더 다양한 애니를 소개해주는 책을 집필해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시공사에서 앞으로도 이쪽으로 신경을 좀 많이 써주었으면 하는 소망과 함께 무엇보다도 우리사회에 선정우같은 애니매니아와 시공사같은 출판사가 보다 많아지고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