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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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Loon Shots)

1. 제안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

2. 그러나 전쟁, 의학, 비즈니스의 판을 바꾼 아이디어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이라는 부제 없이 제목 『룬샷』만 챙겨봤더라면 도무지 장르를 구분하기 힘든 책이다. 표지 일러스트만 보면 설계에 관한 책이라 오해를 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부제를 봐도 조금 헷갈리는데 사피 바칼의 『룬샷』이 이목을 끄는 건 물리학자가 쓴 경영서가 작년 올해의 책, 베스트셀러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거기에 빌 게이츠의 "내 가방에 넣어 다니며 읽는 책"이라는 짧지만 강력한 추천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유명인들의 추천은 전 세계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책의 두께에 어깨 통증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들었지만 빌 게이츠가 가방에 넣어 다니며 읽는 책이라 하니 호기심이 안 생길 수 없다. 모두가 무시하고 홀대했지만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그 설계의 힘이 궁금해진다. 

 



총 3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룬샷』은 세계대전, 팬암, 폴라로이드, 애플과 픽사 등 국가와 기업이 성공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보며 룬샷의 비밀을 알려준다. 실패의 경험에서 배우는 룬샷의 비밀 또한 성공의 비결만큼 흥미롭다. 골수까지 문과생인 나에게 물리학자 출신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저자가 대입하는 '상전이', '상분리', '동적평형' 등의 용어와 과학적인 접근으로 입증하는 방식들이 좀처럼 친숙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다루는 소재와 성공의 비결을 다루는 흥미로운 방식이 재미와 집중력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기존의 경영서와는 다른 신선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각 장 말미의 핵심정리가 말 그대로 핵심을 정확히 짚어주고 정리해주는 부분에서는 저자인 사피 바칼의 설계의 힘이 돋보이기도 한다.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된 것에 관한 이야기들은 한 명의 선지자, 한 명의 천재, 종종 어느 한 순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야기는 들려주기에도 재미나고 소화하기도 쉽다. 가끔은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일지언정, 훨씬 더 풍부하고 흥미로운 전후 맥락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p.229

 

『룬샷』이 기존의 경영서와는 다른 신선함을 안겨주는 부분은 바로 한 명의 선지자, 한 명의 천재, 어느 한 순간을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닌 더 풍부하고 흥미로운 전후 맥락까지 두루 다뤄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의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켜 준다는 점이다. 유명한 성공 사례를 다루면서 인물을 위인화하지 않고 사례를 신화화하지도 않는다.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설계의 힘을 다루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에서 사피 바칼만의 설계의 힘이 엿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설계를 도와주는 엄청난 내공이 엿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업계의 골리앗이 몰락한 익숙한 이야기는 수십 년간 이어진 성공에서 시작한다. 그 성공이 지나고 나면 우쭐했던 늙은 기업은 신선함을 잃는다. 목마름을 잊어버린다. 이제 막 두각을 드러낸 꼬마 다윗이 나타나 예상치 못한 무기로 어기적거리는 거인을 단숨에 해치운다. 그 무기는 모두가 간과했던 새로운 아이디어 혹은 새로운 기술이다. 일종의 룬샷이다. p.214

 

폴라로이드는 세 살 배기 딸의 "왜 사진은 찍고 나서 바로 볼 수 없어요?"라는 질문에서 시작돼 30년간 즉석 사진 업계를 장악했다. 디지털 사진의 등장에 "절대로 돈이 될 리 없다"고 일축하지만 결과적으로 디지털이라는 꼬마 다윗에 무릎을 꿇고 만다. 폴라로이드의 성공사례(제품형 룬샷),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에 새로운 기술을 일축하여 발생한 예측 실패(전략형 룬샷)을 전체적으로 다루면서 사피 바칼이 『룬샷』을 통해 보여주는 폭넓은 시야와 통찰력이 더없이 근사하다. 재미와 유익을 사로잡은 책의 매력에 제대로 빠지고 난 뒤 책의 뒷날개를 통해 작가 소개를 제일 마지막으로 일게 됐다. 열세 살에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고 하버드에서 최우등졸업을 했다는 작가의 남다른 이력은 책의 장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이런 편견쟁이 같으니)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경영학 분야에서 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 사피 바칼을 『룬샷』을 통해 빠르게 만났다는 사실은 오래오래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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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1. 우리 집에 왜 왔니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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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고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1년 동안에도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그 1년도 너무 늦다고, 연말이면 이미 과거가 되어 있을 트렌드를 3개월마다 분기별로 분석하고 흐름을 읽어주는 책이 나왔다. 포럼M은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시리즈를 기획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키워드와 관련 사례들을 분기별로 들려준다고 한다. 단행본과 잡지를 결합시킨듯한 형태가 마치 출판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을 알리는 것 같은데 익숙함과 신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첫 번째 시리즈 '우리 집에 왜 왔니'에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올드크러시, 페르소나, 펭수, B급 광고 등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들이 2020년 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담아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SNS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보인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운영한다. SNS를 이용할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과 안목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과시하고, '트위터'에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개진한다. '페이스북'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눌 때 쓰고, 가족과 연인과의 사적 대화는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이렇게 단수의 개인이 복수의 SNS에서 저마다 다른 얼굴과 목소리를 지닌 복수의 자아로 나타난다. p.92 페르소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유산슬, 카피추 등 이른바 '부캐'의 등장은 등장과 동시에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는 이런 현상을 단순히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SNS 이용자들의 사용형태 차이를 분석하고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살펴보며 트렌드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야를 확장시켜준다.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1장에선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 키워드를 살펴보고 2장에선 소비자, 시청자를 열광시킨 트렌드를 선도한 이들의 인터뷰가 실려있고 3장에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들의 성장 추이, 랭킹을 데이터로 분석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3개월마다 분석하지만 그렇다고 책의 수명 또한 잡지처럼 3개월로 보면 곤란하다. 트렌드의 등장과 유행에 따른 사회현상, 시장분석, 트렌드의 탄생 비화와 성공기가 냉철하게 트렌드를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시야를 넓혀주는 것은 물론이고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어 책의 수명은 물론이고 가치까지 높여준다. 앞으로 출간될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느 날 상무님이 신입사원들을 데리고 나가서 돈가스를 사주시더라고요. 그런데 돈가스가 나오니까 먹기 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처럼 각자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당시에 유행하던 '미세먼지 필터'라고 세피아 톤의 감성적인 필터로 돈가스를 찍었어요. 상무님이 제 사진이 마음에 드셨는지 다음 날 저를 부르셔서는 "네가 인스타 맡아!" 하셨습니다. 상무님은 2030 고객의 마음은 그 세대가 가장 잘 알 거라고 이미 마음먹으셨더라고요. 그나저나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해놓고 치과 갔던 어릴 적 경험은 있었어도, 돈가스 먹으러 갔다가 직무가 바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p.97 


 인스타그램 이미지도 보시면, 패턴 이미지예요. 저희는 창고형 마트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게 '소비 패턴의 변화'라고 생각해 단순한 이미지로 만든 거였는데, 그게 여러 개 쌓여 같이 있으니까 아주 근사한 현대미술처럼 됐어요. 한눈에 확 들어오죠.

 거기다가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시의성 있는 콘텐츠들을 발굴해 재미있게 스토리텔링을 하니까 인터렉션이 좋았어요. '비비고' 콘텐츠의 경우 론칭 후 2개월이 채 안 됐을 때 올린 거였는데 이 글에 '좋아요'가 2,000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비비고등학교에 단호박죽, 야채죽, 쇠고기죽들이 등교하는 이야기를 소설처럼 쓴 거였는데, 유저들이 댓글로 소설 내용에 참여하며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이런 식으로 이벤트 없이 콘텐츠 하나만으로 2개월 만에 팔로워가 2만 명이 되었어요.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가 2달 만에 만 자릿수의 팔로워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콘텐츠 자체에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홍보자료 하나 없이 언론에서도 계속 이슈화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많이 되었습니다. p.99 안성호 모바일 마케터 「고정관념을 깨는 콘텐츠로 소비를 자극하다」


개인적으로 홈플러스 인스타그램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마케팅 담당자에 관한 호기심이 있던 차에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담당을 맡고 있는 안성호 모바일 마케터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가장 흥미로웠다. 상무님과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가 돈가스 사진을 잘 찍어 홈플러스 인스타그램 운영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탄생 비화와 인스타그램 운영원칙과 목표, 상품의 재해석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3.5만 팔로워를 거닌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피드엔 없는 이야기다.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쿠션, 곰표 팝콘, 곰표 패딩, 슈가맨, 효리네 민박, 충주시 홍보실 SNS, 밤비걸 유튜브, 1인 미디어 기획사 샌드박스 등 SNS를 강타하고 소비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콘텐츠, 미디어의 담당 홍보, 창작자들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시대를 앞서가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실험적인 도전정신과 각자의 철학은 단순 트렌드서를 넘어 자기개발서가 되어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기도 한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을, 나아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움직이는 콘텐츠와 트렌드를 빠르고 감각적으로 살펴보며 나 역시 열광하고 감응하고 있는 분야에선 함께 공감을 하고 아직 생소하거나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분야에 관해선 학습을 하며 시대를 읽어가게 됐다. 다음 시리즈엔 어떤 콘텐츠와 트렌드로 책을 채워나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3개월 뒤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시대의 변화에 맞춰 크게 앞서가지는 못해도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고 감각을 영원히 잃지 않고 싶은 독자들의 욕망을 제대로 건드려줄 시리즈의 탄생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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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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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세실리아 로즈 허니컷이에요. 저는 튤립우드 애비뉴 831번지에 살고 있어요. 라디오 설교에서는 우리가 마음을 열고 구하면 응답을 받을 거라고 하셨어요. 설교에서는 아무튼 간단한 일이래요. 그래서 저도 간구하는 중이에요. 우리 엄마를 구해줄 수 있으세요? 엄마 마음이 뭔가 잘못돼서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그리고 제 간구를 들어주시는 김에 저도 좀 구해주시겠어요? 저의 마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제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도움이 좀 필요해요. 하라는 대로 뭐든지 할게요. 감사합니다. 아멘." p.30


"어떻게 나한테 친구가 있겠어요? 엄마가 하는 짓을 봐요."

과거의 영광스러운 순간(1951 비데일리아 양파 여왕)에 갇혀 망상에 빠져 사는 엄마. 정신증에 걸린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 엄마가 느끼지 못하는 수치심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열두 살 세실리아 로즈 허니컷(이하 씨씨). 엄마와 씨씨가 힘들 때 엄마의 병을 무시하고 곁에 없는 아빠. 월러비(북부)에서 옆집 오델 할머니만이 씨씨의 유일한 친구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씨씨는 존재도 몰랐던 서배너(남부)에 사는 친척 털룰라 콜드웰 할머니(이하 투티)에게 보내진다. 정신이 나간 엄마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외톨이였던 월러비에서의 생활과 달리 서배너에서는 모두가 자신에게 친절하고 따뜻하다. 마치 빨강 머리 앤이 초록색 지붕집에 살게 되며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는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던 씨씨의 인생 역시 서배너에서 새로운 막이 오르게 된다. 


 "남자친구에요?"

 부인이 짧게 웃었다. "오, 벅이랑 있으면 무척 즐겁지만 남자친구라고 할 수는 없어. 정말이지 그 남자는 방울뱀을 홀려서 송곳니를 뽑아낼 수도 있을 거야. 한번은 벅의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내가 알아챘어. 난 굉장히 화가 나서 다시는 안 보겠다고 했는데, 글쎄, 늘 쓰고 다니는 커다란 모자 그늘 아래로 나를 보며 말하더구나. "델마 레이, 이리 와. 나한테 화내지 마. 거짓말할 생각은 없었어. 난 그냥 기억력이 좀 나쁠 뿐이야."

 굿페퍼 부인과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최근에 내가 느낀 건," 굿페퍼 부인은 맨발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남자들이란 전부 하이힐을 신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야. 내가 예쁘다고 느끼게 해주는 건 좋지만, 밤에는 제발 꺼져줬으면 싶거든." p.341


나는 여자들이 다스리는 이상하고 향기로운 세상에 내던져졌다.

베스 호프먼의 『씨씨 허니컷 구하기』는 열두 살 소녀 씨씨의 시선으로 외톨이 소녀가 알을 깨고 세상을 향해 나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엄마와 아빠는 자신의 아픔이자 상처이자 콤플렉스인 소녀에게 새로운 가족과 이웃이 생기면서 방치되어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소녀 씨씨는 이제 온 마을이 키우는 본래 자기 나이에 맞는 어린아이가 된다. 익숙한 성장소설의 구조 속에서 조숙했던 소녀가 또래의 아이들처럼 자신의 나이를 찾아가는 모습이 신선하다. 서배너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씨씨에게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몇 가지 소동들과 개성 있고 생동감 있는 주변 인물들이 소설의 재미를 이어간다. '회전관람차 만큼이나 엄청난 긴장감' 같은 표현에서 열두 살 여자아이 특유의 명랑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물들의 캐릭터와 소설의 장면들 속에서 떠오르는 성장소설과 성장영화가 많은데 특히 소설 초반 망가져가는 엄마를 보며 그런 엄마 옆에서 상처를 먹고 자라는 외톨이 모습은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마커스와 많이 닮아 있었다. 성장영화는 아니지만 씨씨가 서배너에서 목격하고 경험하는 여자들의 우정과 서배너에서 제일가는 부엌의 여신 올레타의 '천국의 맛' 시나몬롤을 비롯한 음식들의 묘사에서는 영화 <카모메 식당>이 떠오르기도 한다. 세상이 가혹한 외톨이 소녀의 성장기를 넘어 1960년대 후반 인종차별 문제를 건드리고 세대갈등, 지역갈등을 풀어가며 세대를 초월한 여자들의 우정을 진하게 그려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봐라." 올레타는 나무와 하늘, 날아가는 새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기 인생이 있어. 움직이고 있는 게 보이니? 나뭇잎들도 움직이고 있어. 인생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아. 너처럼 특별한 아이라도 기다려주지 않을 거야. 그러니 네가 큰맘먹고 인생에 뛰어들지 않으면 안 돼." p.376


나 자신을 불쌍히 여겨봤자 아무 소용 없는 일이야. 인생은 그런 거야.

베스 호프먼의 『씨씨 허니컷 구하기』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품일 거라 생각했는데 작가의 대표작이자 데뷔작이라는 사실은 커다란 반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인터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로 판매중인 가구에 관한 '스토리 광고'를 쓴 것이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인 소설 집필로 이어졌고 그렇게 4년에 걸쳐 집필한 데뷔작 『씨씨 허니컷 구하기』가 출간 12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여러 나라에 판권이 팔렸다는 작가와 작품의 이력은 소설만큼이나 흥미롭다. 소설 바깥에서 작가가 작품과 인물들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한데 작가의 말이 'special thanks to'로만 그치는 영미 출판계 문화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다행히 그 아쉬움을 상쇄시킬 만큼 윤미나 번역가의 옮긴이의 말은 소설의 여운을 이어줬다.

성장소설의 감동과 입체적인 인물들의 매력, 예측을 불가능하게 이끌어가는 서사로 소설은 흡인력 있고 빠르게 읽히지만 작가의 문체가 좋아 밑줄을 긋게 되는 구절, 작가가 건드리는 사회문제들과 교훈을 따라 되짚으며 계속해서 소설을 곱씹어 보게 된다. 소설 초반 정신증에 걸린 엄마의 딸로 살아가는 씨씨의 모습과 감정묘사는 일일이 밑줄을 긋다가 포기를 할 정도였는데 언젠가 그 부분을 통째로 필사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무척 좋았다. 많은 소녀들이 씨씨를 만나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자 멤버들을 꾸려 『씨씨 허니컷 구하기』로 독서모임을 가지며 책에 관한, 책을 읽어갔던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꽃을 피워보고 싶다. 맛있는 시나몬롤을 수배해서 멤버들과 나눠먹으며 따뜻한 이야기들을 끝없이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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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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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에 겨우면 사람이 미칠 수도 있다. 어디선가 그 말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젠 그 말을 믿는다. 하지만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지는 않을 작정이었다. 현실을 직시하도록 스스로를 거세게 밀어붙일 것이다. 그 현실이 제아무리 불행하다 하더라도, 희망 같은 건 가져서는 안 돼. p.13


그녀는 아직도 외아들을 잃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최고의 전문가를 보호자로 간 스카우트 캠프는 버스 사고로 아무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이혼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들 대니를 잃은 충격에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엄마 티나. 최근 대니가 살아 있는 꿈에 계속 시달리는가 하면 '죽지 않았어'라는 메시지를 누군가 계속 보내오고 저절로 라디오가 켜지는가 하면 갑자기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 등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들을 반복해서 겪으며 혼란스럽다. 충격이 커서일까? 인사불성이 되었던 지난밤 그녀의 행동일까? 기억상실? 누군가의 장난? 유령인가? 아니면 폴터가이스트 현상?  계속되는 충격에 티나는 대니의 무덤을 보고 아들의 죽음을 제대로 직시하기로 마음먹지만 그녀의 개인적인 계획은 국가적 음모로 확대된다.


처음에 들었던 호기심은 차츰 공포로 변해갔다. 이 곳은 뭔가 아주 잘못되었다. 불길한 기운이 그녀를 둘러싼 공기를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딘 쿤츠의 장편소설 『어둠의 눈』이 현재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40년 전에 발표한 이 소설이 현재 전 세계를 패닉 상태에 빠트린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이라는 흥미로운 이력 때문이다. 바이러스 사태를 예견한 재난 영화들이 이번 사태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와중에 정확히 우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소설이 이미 40년 전에 있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많은 나라에서 역주행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2020년 최고의 화제작이 드디어 한국에도 출간되어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어둠의 눈』을 따라 읽어가며 흥미로운 역주행 열풍에 빠르게 동참하게 됐다.


 바로 어젯밤 꿈에 나타났던 흉측한 남자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오늘 이 자리에서 떡하니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티나는 마분지 상자에서 뒷걸음쳤다.

 그림 속 괴물의 형상에서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가 이쪽으로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아마도 대니가 잡지를 사 온 날 이 무시무시한 그림을 봤던 게 틀림없다. 그림을 본 기억이 잠재의식 속에 지긋지긋하도록 단단히 박혀 있다가 결국 악몽으로 나타난 거다. 

 이렇게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티나는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는 걸. p.197


"있죠, 마치……밤 자체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밤과 그림자와, 어둠의 눈이요."

우한 바이러스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독서를 시작하지만 사실 『어둠의 눈』은 바이러스 전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 사태의 현실과 흡사한 이야기를 다뤄  현재 사태를 예언했다거나 현재 상황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은 아니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충격과 그런 엄마에게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일과 드러나는 정부의 음모는 오히려 넷플릭스의 인기 호러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와 더 닮아 있다. 

티나와 엘리엇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듯이 450페이지의 소설 역시 단숨에 빠져들며 몰입도를 높여준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의 상실감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며 생겨나는 혼돈은 우울과 기묘함에 잠식되지만 아들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티나의 추적이 시작됨과 동시에 소설 속 기류도 180도 달라진다. 소설이 상상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대니의 죽음에 관한 진실과 정부의 음모,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우한 바이러스에 대한 의문과 긴장감이 팽팽해진다. 소설에서 카지노 딜러로 일하는 티나의 전 남편이자 대니의 아빠인 마이클이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경험하는 여러 가지 증후군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이 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고 다른 일을 잊은 채 도박에 빠진 중독자들처럼 『어둠의 눈』 역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고 다른 일을 잊게 할 만큼 독서에 제대로 빠지게 해줬다. 흡인력 있는 미스터리 속에서 작가 딘 쿤츠는 가부장제, 신분사회에 대한 모순을 꼬집으며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작품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준다. 




 "나는 중국인들이 너무 무섭소. 지구상에서 이런 무기를 사용할만한 나라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중국일 거요. 아니면 북한이나 이라크 정도일까. 미치광이 정권은 시대가 지나도 계속 생겨나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강력한 방어력을 갖춰야 하오. 난 그 점은 확실히 믿소. 하지만 가끔 ​…… 궁금하다 이거요. 우리가 적을 앞지르기 위해서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동안, 어쩌면 우리도 그들처럼 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가 경멸하는 그 전체주의 국가가 되어가는 것 같지 않소?"

 "그럴지도요."

 "그럴지도." p.322


『어둠의 눈』은 코로나 마케팅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40년 만에 역주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화제의 소설이다. 사실 코로나 마케팅은 엄밀히 말해 낚시성 홍보에 가깝지만 작품에 대한 흥미와 완성도가 높으니 낚시를 당해도 좋은 작품을 만나 기분이 좋다. 세상에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작품이 40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덕분에 역주행 열풍을 함께 하며 딘 쿤츠라는 작가를 기억하게 됐다. 책날개 작가 소개에 "미국 언론은 그를 일컬어 "스티븐 킹이 소설계의 롤링스톤스라면, 딘 쿤츠는 비틀즈다!"라고 극찬했"다는 글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어둠의 눈』 이후 그의 작품이 더 왕성하게 출간되어 많은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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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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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찾아야지. 날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아빠뿐이야."
3년 전 딸 리나가 실버 로드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된 후 렐레는 딸을 찾기 위한 목표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망가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백야가 시작되면 그의 수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수색이라는 단어보다 집착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그의 에너지는 리나가 사라져서 슬퍼하는 것이 아닌 리나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의 눈엔 모든 사람들이 딸의 실종과 연관된 용의자들이다. 미궁에 빠진 사건, 어느 날 딸과 비슷한 외모의 여학생 한나가 실종되어 또다시 마을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두 소녀의 실종은 연관성이 있다고 렐레는 경찰보다 먼저 깨닫는다.


"맨정신인 사람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죠. 엄마하고 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술과 약에 의지하며 딸을 방치하는 엄마. 그러면서도 딸에 의지하는 엄마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남자와 살기 위해 메야와 함께 글리메르스트레이크로 이주한다. 포르노 잡지 수집광인 엄마의 동거남 토르비요른은 어딘가 이상하지만 그녀를 추행했던 엄마의 예전 남자친구들과 달리 자신을 추행하진 않는다. 어느 날 호수에서 칼 요한 형제들을 만나게 되고 칼 요한과 사랑에 빠진 메야는 지긋지긋한 엄마를 떠나 칼 요한의 가족들이 사는 스바르트리덴으로 거처를 옮긴다. 스웨덴 법보다 자신들의 생존과 자유를 우선시하며 정규교육과 기술문명을 거부하고 지구 종말, 멸망을 믿는 그들은 메야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화목한 가정이다.


 렐레는 리나가 감금되어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동시에 그것만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위안이었다. 렐레는 처음부터 아네테에게 리나가 납치됐다고 말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누군가는 리나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며, 렐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게 누군지 알아낼 작정이었다. 리나가 사라진 그해 여름에 렐레는 마을에서 혼자 사는 남자들 그리고 괴짜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하 저장실과 다락방을 보여달라고 했다. 욕을 먹기도 했고, 커피를 마시고 가라는 초대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외로움만 남았다. 사방에 그런 외로움이 있다는 사실만 남았다. 외로움은 이 지역의 변두리를 좀먹어갔고, 다른 가족은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사람들 사이에 병처럼 퍼졌다. 그리고 이제는 렐레도 그들 중 하나였다. 외로운 사람들 중 하나였다. p.97


"이 시궁창 같은 마을에서 성자가 되고 싶으면 연기처럼 사라지면 돼. 그럼 다들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하려고 경쟁할 테니까."
북유럽의 백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실버로드』는 딸의 실종에 집착하는 아버지 렐레와 엄마와 낯선 곳에 이주하여 새로운 가족과 함께하는 메야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3년 전 실종된 리나의 행방을 뒤쫓는다.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남다른 흡인력을 보여주며 책을 읽어가는 내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한다. 렐레의 시선처럼 모든 이들이 리나의 실종에 관련된 용의자처럼 보이는데 부제 '사라진 소녀"들"'이 신경이 쓰이며 또 다른 전개에 대한 의문과 긴장이 스릴러의 매력을 더해준다. 또 다른 실종자 한나의 사건이 발생되고 2부의 시작이 렐레와 메야가 아닌 새로운 화자로 시작되며 흥미를 더해준다.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 우리가 그토록 찾아헤매는 리나? 새로운 실종자 한나?


"벌써 3년이야. 어떨 때는 어제 일 같았다가 또 어떨 때는 한 평생이 지난 것 같아."
『실버 로드』는 스릴러의 재미와 긴장을 제대로 경험시켜주며 남다른 흡인력, 집중력을 이끌어내지만 독자들이 『실버 로드』에 빠지는 건 스릴러적 요소 하나만이 아니다. 신예 작가가 데뷔작으로 2018년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수상, 2019년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상 수상이라는 놀라운 성공을 이끌어 낸 데에는 작가 스티나 약손의 놀라운 스토리 구성과 필력이 더해져 장르문학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실종된 소녀들에 대한 긴장과 재미도 충분하지만 딸을 잃은 아버지의 감정이 내내 슬프고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엄마를 못 견디고 국가를 부정하며 자급자족하고 살아가는 칼 요한의 가족들과 함께하는 메야는 복잡하다. 그 감정들을 생생하게 살피면서 스릴러적 긴장도 놓지 않는 스티나 약손의 대중성과 문학성은 이미 완성형이다. 영화적 요소들도 많아 영화화가 결정되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 아직 그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라 할 정도로 그야말로 완벽하다. 거기에 시적인 문장들은 예술성까지 더해주는데 소설의 첫 문장 '숲과 호수 위에 걸린 빛이 그를 찌르고 태우고 찢었다.'라는 문장에서부터 이 소설에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눈길이 머무는 문장들도 쉼 없이 펼쳐지는데 시를 써도 잘 쓸 것 같다는 생각이 소설을 읽어가는 동안 수시로 들 정도였다. 화제의 데뷔작 『실버 로드』를 집필한 동기가 그녀의 소설만큼이나 흥미로운데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고향을 무대로 한 소설을 쓰며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악몽 같은 3년 동안 배운 것이 있다면, 이 세상은 추악하고 믿을 수 없는 곳이며, 노를란드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람에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절대로. p.192 

『실버 로드』는 스티나 약손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뚜렷하게 기억시킨 작품이자 『렛 미 인』, 『밀레니엄 시리즈』에 이어 스웨덴 범죄, 스릴러의 계보를 이어주는 작품이다. 서사가 강한 스릴러의 경우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데 크게 집중하여 결말을 알게 되면 거기서 끝나 다시 읽어보거나 하는 경우는 드문데 『실버 로드』는 다시 챙겨 읽게 될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스티나 약손의 차기작도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스릴러 소설에서 만나게 된 '슬퍼 보이는 창유리에 밤하늘이 비쳤다. (p.100)', '삶에 의해 풍화되고 물들고 싶었다. (p.160)' 이런 문장들은 스티나 약손만이 녹여낼 수 있는 문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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