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1. 우리 집에 왜 왔니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고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1년 동안에도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그 1년도 너무 늦다고, 연말이면 이미 과거가 되어 있을 트렌드를 3개월마다 분기별로 분석하고 흐름을 읽어주는 책이 나왔다. 포럼M은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시리즈를 기획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키워드와 관련 사례들을 분기별로 들려준다고 한다. 단행본과 잡지를 결합시킨듯한 형태가 마치 출판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을 알리는 것 같은데 익숙함과 신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첫 번째 시리즈 '우리 집에 왜 왔니'에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올드크러시, 페르소나, 펭수, B급 광고 등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들이 2020년 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담아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SNS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보인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운영한다. SNS를 이용할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과 안목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과시하고, '트위터'에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개진한다. '페이스북'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눌 때 쓰고, 가족과 연인과의 사적 대화는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이렇게 단수의 개인이 복수의 SNS에서 저마다 다른 얼굴과 목소리를 지닌 복수의 자아로 나타난다. p.92 페르소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유산슬, 카피추 등 이른바 '부캐'의 등장은 등장과 동시에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는 이런 현상을 단순히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SNS 이용자들의 사용형태 차이를 분석하고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살펴보며 트렌드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야를 확장시켜준다.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1장에선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 키워드를 살펴보고 2장에선 소비자, 시청자를 열광시킨 트렌드를 선도한 이들의 인터뷰가 실려있고 3장에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들의 성장 추이, 랭킹을 데이터로 분석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3개월마다 분석하지만 그렇다고 책의 수명 또한 잡지처럼 3개월로 보면 곤란하다. 트렌드의 등장과 유행에 따른 사회현상, 시장분석, 트렌드의 탄생 비화와 성공기가 냉철하게 트렌드를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시야를 넓혀주는 것은 물론이고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어 책의 수명은 물론이고 가치까지 높여준다. 앞으로 출간될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느 날 상무님이 신입사원들을 데리고 나가서 돈가스를 사주시더라고요. 그런데 돈가스가 나오니까 먹기 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처럼 각자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당시에 유행하던 '미세먼지 필터'라고 세피아 톤의 감성적인 필터로 돈가스를 찍었어요. 상무님이 제 사진이 마음에 드셨는지 다음 날 저를 부르셔서는 "네가 인스타 맡아!" 하셨습니다. 상무님은 2030 고객의 마음은 그 세대가 가장 잘 알 거라고 이미 마음먹으셨더라고요. 그나저나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해놓고 치과 갔던 어릴 적 경험은 있었어도, 돈가스 먹으러 갔다가 직무가 바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p.97 


 인스타그램 이미지도 보시면, 패턴 이미지예요. 저희는 창고형 마트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게 '소비 패턴의 변화'라고 생각해 단순한 이미지로 만든 거였는데, 그게 여러 개 쌓여 같이 있으니까 아주 근사한 현대미술처럼 됐어요. 한눈에 확 들어오죠.

 거기다가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시의성 있는 콘텐츠들을 발굴해 재미있게 스토리텔링을 하니까 인터렉션이 좋았어요. '비비고' 콘텐츠의 경우 론칭 후 2개월이 채 안 됐을 때 올린 거였는데 이 글에 '좋아요'가 2,000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비비고등학교에 단호박죽, 야채죽, 쇠고기죽들이 등교하는 이야기를 소설처럼 쓴 거였는데, 유저들이 댓글로 소설 내용에 참여하며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이런 식으로 이벤트 없이 콘텐츠 하나만으로 2개월 만에 팔로워가 2만 명이 되었어요.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가 2달 만에 만 자릿수의 팔로워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콘텐츠 자체에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홍보자료 하나 없이 언론에서도 계속 이슈화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많이 되었습니다. p.99 안성호 모바일 마케터 「고정관념을 깨는 콘텐츠로 소비를 자극하다」


개인적으로 홈플러스 인스타그램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마케팅 담당자에 관한 호기심이 있던 차에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담당을 맡고 있는 안성호 모바일 마케터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가장 흥미로웠다. 상무님과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가 돈가스 사진을 잘 찍어 홈플러스 인스타그램 운영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탄생 비화와 인스타그램 운영원칙과 목표, 상품의 재해석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3.5만 팔로워를 거닌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피드엔 없는 이야기다. '홈플러스 더 클럽 소비 패턴' 인스타그램,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쿠션, 곰표 팝콘, 곰표 패딩, 슈가맨, 효리네 민박, 충주시 홍보실 SNS, 밤비걸 유튜브, 1인 미디어 기획사 샌드박스 등 SNS를 강타하고 소비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콘텐츠, 미디어의 담당 홍보, 창작자들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시대를 앞서가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실험적인 도전정신과 각자의 철학은 단순 트렌드서를 넘어 자기개발서가 되어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기도 한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을, 나아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움직이는 콘텐츠와 트렌드를 빠르고 감각적으로 살펴보며 나 역시 열광하고 감응하고 있는 분야에선 함께 공감을 하고 아직 생소하거나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분야에 관해선 학습을 하며 시대를 읽어가게 됐다. 다음 시리즈엔 어떤 콘텐츠와 트렌드로 책을 채워나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3개월 뒤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시대의 변화에 맞춰 크게 앞서가지는 못해도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고 감각을 영원히 잃지 않고 싶은 독자들의 욕망을 제대로 건드려줄 시리즈의 탄생이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