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 이야기 - 명언과 역사로 보는 알짬 고전 시리즈 3
중국공자기금회 지음, 남종진 옮김 / 다산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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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끊임없이 높은 곳으로 거침없이 내달리는 발전만을 추구해 왔다. 구석기 시대에 인간이 도구를 사용한 때부터 발전이 시작 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남보다 더 우월한 위치를 향한 발전이 지속되어 오늘날에 이른 지금, 고장이 난 열기구를 탄 마냥 위태로운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곤두박질만 기다리는 것처럼 되었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고도의 경제 성장을 해서 급기야 골드만삭스에서 한국이 2050년 1인당 국민 소득이 세계 2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21세기를 지배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경제나 과학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교육 열풍은 점점 거세져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이미지가 되었을 만큼 최고 수준이며, 그에 따른 병리 현상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이젠 해외까지 점령하기 시작하고 있는 추세다. 현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을 기이한 교육열의 우선 원인으로 삼기 전에 좁은 영토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적 자원 위주로 육성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빠른 길이었던 우리나라의 역사를 본다면 그리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오르막길만 이어지는 것 같던 발전이 터덕거리며 하향을 예고하듯이, 교육도 예외일 수는 없다. 미리 단점을 짚고 돌아서 근본에서부터 검토해 나간다면 최소한 최악의 상황은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사상가로 불리는 老子의 시각으로 교육과정을 보겠다.

  ‘敎育’에 대한 정의가 시대마다, 학자마다 다양하지만 뭉뚱그려 사전적으로 말하자면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노자의 시각으로 본 교육은 無爲를 내세우면서 ‘스스로 道, 즉 자연의 질서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정의부터 다르다. 전자의 경우 학생이 교사에게 피동적으로 가르침을 받으며 길러짐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후자는 교사가 등장하지 않고 반대로 학생이 내적 동기에 의해 주체적으로 행하는 성격을 보이는 반대적 성향이다. 그동안 등장했던 여러 가지 교육과정들, 특히 대표적인 지식 중심 교육 과정, 경험 중심 교육과정, 학문 중심 교육 과정,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다루겠다.

  먼저 지식 중심 교육 과정은 교과 중심 교육 과정이라고도 하며 전통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쳐 온 교육 과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교육 내용은 문화유산의 전달이 주가 되고 교과 설명 위주의 교수법이 사용되므로 교사가 수업의 주체가 된다. 더불어 교사가 절대적인 권위를 쥐게 됨에 따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식의 전달과 중앙집권적 통제가 용이하다. 교육의 3 요소인 교사, 학생, 교육 내용이 노자의 시각과 모두 다르다. 노자의 시각으로는 교육에서 無爲를 강조했기 때문에 인위적인 교사가 필요치 않고, 피동적인 자세였던 지식 중심 교육 과정의 학생과는 달리 노자가 말하는 학생은 스스로 깨닫는 주체적인 자세를 가진다. 지식중심 교육 과정에서 말하는 교육관의 학생은 언제나 피동적일 수밖에 없고, 학생의 입장에서 교사에게 끊임없이 배워야 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자리를 바라보며 높은 교육열을 낳는 원인이 되는 교육과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노자의 교육관은 교육 내용 또한 문화유산이 아닌 道에 한정하고 있다. 기성 지식을 받아들이기를 강조하며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에 반해 노자는 자연의 질서를 깨닫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교육은 자연을 지배하여 자연과 그 속의 인간이 함께 자멸해가는 것을 가르치지만, 노자는 자연에 인간이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질서에 순응해 가는 것을 가르쳐 상생의 삶을 가르친다.

  두 번째로 경험 중심 교육 과정은 생활 중심 교육 과정이라고도 하며 학생이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학습자의 경험을 교육 내용으로 보는 이론이다.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 과정’이라는 명제에 따라 학생이 생활에서 가지는 교육적 경험을 교과과정으로 조직한다. 교과 중심 교육 과정이 실생활과 너무 떨어져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등장한 이론이기 때문에 교육 내용을 학생들의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하여 학생들의 경험이 성장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교육 과정과 노자의 교육관에서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 적극성을 띈다는 점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교육 과정은 보다 많은 경험적 지식을 요구하는 것에 반해 노자는 경험적 지식을 반대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즉, 교육 방법상의 차이인데 노자는 배우거나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닌 깨달음을 교육 방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경험 중심 교육관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지식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한정된 사고로 세계를 보는 오류를 낳을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노자의 교육관은 세계를 자기중심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에 편견 없는 시각, 자연이 다 같이 어우러지는 것을 가르친다. 또한 노자가 생각하는 교육관은 교육 내용이 道에 한정되어 뚜렷하지만, 경험 중심 교육 과정은 학생의 흥미, 욕구에 따라야 하므로 유동적이어서 기본적인 분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차이점이 있다.

  세 번째로 학문 중심 교육 과정은 교과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실·개념·이론·법칙 및 그 교과의 탐구방법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교육과정이다. 경험을 너무 강조하는 경험 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반발에서 출발하여, 단편적 지식의 전수와 주입식 교수방법을 사용하던 교과 중심 교육 과정과는 달리 교과의 개념이나 법칙 등을 학습자들이 스스로 발견하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은 노자의 교육관과 비교해 봤을 때 학생이 주체가 된다는 점과, 공식이 아닌 idea로 이해되는 것이기 때문에 앞에서 말했던 두 교육과정에 비해 학습방법이 노자가 말하는 ‘깨달음’에 좀 더 가깝다는 점을 유사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성찰을 더 중시했던 노자와는 달리 학문 중심 교육 과정은 자신이 아닌 대상에 대한 기본 개념과 학습 경험을 중시했기 때문에 교육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부 시행되고 있는 선택 중심 교육과정은 국민 공통 기본 교육 과정을 받은 후 11, 12 학년에서 학생들의 진로, 적성, 능력에 따른 선택을 존중하여 편성·운영되는 학생 중심의 교육 과정 운영 체제로 제 7차 교육 과정의 핵심적인 실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 역시 학생의 선택에 의한 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학생이 주체적이라는 측면이 노자의 생각과는 유사하지만 그 외에 교과·학문·경험 중심 교육과정이 10 학년 이하의 교육 과정에 기본 바탕으로 깔려있고, 아무리 선택 중심 교육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정해진 교육 과정 내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율적인 색채를 띈 ‘선택’이라는 의미도 궁극적으로는 ‘의도적’ 인 범주 안에 있어서 그 색채가 흐리다. 때문에 앞에서 말했던 교육과정들의 단점들을 모두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위 네 개의 교육 과정을 노자의 시각과 비교해서 봤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이 골고루 있었다. 이 외에도 교육 방법의 측면에서 봤을 때 잠재적 교육 과정은 의도적이지 않은 은연중의 경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無爲를 강조했던 노자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며, 교육 목표 측면에서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인간 중심 교육 과정이 노자의 사상과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노자의 교육관과 일치하는 교육 과정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러한 교육과정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나 법규에 의해서 교사가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 즉 학교가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데 사회와 함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학교 교육이 사회와는 반대로 노자의 생각처럼 근본으로 돌아가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회와 교육이 함께 고공행진을 잠시 멈추고 노자가 말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며 인간이 자연이라는 것을 인식하여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상이 온 세상에 퍼진다면 그제야 그나마 노자의 교육관과 가까운 교육 과정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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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6-18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문교육과라 뭔가 달라도 다르네요^^

유쾌한마녀 2009-06-18 16:55   좋아요 0 | URL
그래요??^^ 이거 너무 쑥쓰러운데요ㅠ ㅋㅋㅋ

제주감귤 2009-06-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네요....

유쾌한마녀 2009-06-20 09:42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너무 어렵게 썼나봐요 ㅠ^^;;

제주감귤 2009-06-2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제가 이쪽으로는 잘 몰라서....

유쾌한마녀 2009-06-20 09:56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