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그래픽 노블 : 변화의 바람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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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가 뛰어난 그래픽 노블이 가람어린이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사들> 시리즈입니다. <전사들>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무려 116주 동안 머무른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전 세계 38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어 8천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입니다. 이런 작품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래픽노블은 만화 형식에 문학성까지 갖춘 예술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만화를 보면서도 웰메이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기분을 들게 만듭니다. 그래픽노블은 '어린이'를 주요 독자층으로 한 작품이라고 해도 어른들 또한 읽어보면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전사들>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사들>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1. 그레이스트라이프의 모험, 2. 레이븐포의 길, 3. 스커지의 탄생, 4. 타이거스타와 사샤, 5. 하늘족과 낯선 고양이, 6. 강족의 그림자가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최근 7번째 '변화의 바람' 이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리뷰할 책은 바로 '변화의 바람'입니다. '변화의 바람'은 <전사들> 시리즈의 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1권부터 6권까지 읽은 상태에서 이어 읽는 편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앞의 내용을 전혀 몰라도 7권을 이해하는 데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전사들>은 각 권별로 이야기가 독립적이라서 괜히 앞 권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7권을 읽는 데 이해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하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전사들>은 '고양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귀여운 애완용 고양이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삶을 야생에서 개척해나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예요. 7권 '변화의 바람'의 주인공은 바람족의 부지도자인 머드클로입니다. 바람족의 지도자는 톨스타인데, 이미 기력이 쇠약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머드클로는 바람족 서열 2위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부족 구성원들과 함께 살 만한 장소를 향해 떠납니다. 바람족 고양이들이 함께 터를 일구고 살아간 곳은 사람들이 포크레인 등을 밀고 들어와 개발을 하는 바람에 모두 쑥대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머드클로는 늘 걱정과 긴장감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바람족의 앞날과 톨스타에 대한 걱정, 새 부지도자를 뽑을 걱정 때문에 자신의 삶에 걱정만 남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톨스타가 죽으면 당연히 자신이 바람족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톨스타는 바람족의 우두머리로 머드클로를 지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원위스키를 부지도자로 임명합니다. 머드클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길래 지도자가 되지 못한 것인지, 톨스타가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톨스타와 머드클로는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톨스타는 다른 고양이 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추구하지만, 머드클로는 바람족의 생존만을 우선시할 뿐 다른 부족들은 적대시합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톨스타와 머드클로의 생각 모두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우두머리가 되지 못해서 실망하고 분노한 머드클로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할까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놀라운 감동과 반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사들> 시리즈가 <해리포터> 시리즈 만큼이나 흥미롭고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전사들>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고 한국에서도 꾸준히 번역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변화의 바람'을 읽으면서 저는 머드클로에게 제 자신을 투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도 늘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고, 제 것만 움켜쥐면서 살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해 왔던 것 같았습니다. 식상한 어린이 이야기에 질린 아동문학 독자들, 고양이들의 모험을 읽어보고 싶은 판타지 장르 매니아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책콩 #책콩서평단 #전사들그래픽노블 #변화의바람 #에린헌터 #베스트셀러 #가람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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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내성인 - 파리민수 정일영의 인생썰
정일영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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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체크카페 #체크카페리뷰단 #극내성인 #정일영 #시원북스


유튜브 스타 정일영 작가님의 에세이 <극내성인>이 출간되었습니다. 예전에는 60대라고 하면 은퇴 후 편안한 시기를 맞이하는 나이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제2의 청춘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일영 작가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만 보았을 때 작가님의 나이대를 50대 초반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 나이는 63세라고 하십니다. 그런데도 셀럽으로, 대학 강단에서 교수님으로, 프랑스어 강사로 열심히 생활하신 멋진 분입니다. 게다가 '파리민수'라는 멋진 별명도 가지고 계시는 분입니다.




작가님은 자신의 성격을 '극내성'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은근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의도하지 않게 웃긴 순간들을 만들어낸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프랑스 유학 시절에 작가님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오해 때문에 발생한 황당하고 웃긴 장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극내성인>은 잔잔한 유머가 흐르고 있는 책이어서 그런지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웃음이 계속 나왔습니다.


보통 '웃음'이라고 하면 즐겁고 행복한 일이 있어서 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극내성인>의 웃음은 그런 데서 오지 않습니다. 작가님은 10년 간의 프랑스 유학 시절, 부모님의 도움 없이 홀로 유학 생활을 버텨냈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그런 시절을 단순히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으로 치부해버리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재미있게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유머를 섞어 풀어낼 뿐입니다. 작가님의 대학 시절, 프랑스 유학 시절, 어학 연수, 대학 강사의 현실, 프랑스의 문화와 프랑스인들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긴 <극내성인>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일기장 한 권을 읽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젊은 작가보다 중년 이상의 작가들이 쓴 책이 요즘엔 더 좋습니다. 글에 삶의 연륜이 묻어난다고 할까요. <극내성인>의 글은 인생의 쓴맛, 단맛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이 쓸 수 있는 글입니다. 읽으면서 배울 점이 참 많아요. 그리고 작가님이 힘든 일도 허허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나이에 쓰신 글이라 저도 모르게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집니다.


분량도 마음에 쏙 듭니다. 작가님의 글은 한 편이 2장 정도 분량이라서 읽기에도 수월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은 쇼츠, 릴스에 익숙하다보니 긴 글은 잘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쇼츠를 많이 봐서 그런지 한국 단편소설만 봐도 너무 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극내성인>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짧은 편이어서 책장이 쉽게 넘어갑니다.




이 책을 읽고 정일영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책제목이 <극내성인>이어서 책 속에 작가님의 완전 소심한 모습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당당하고 끈기있는 모습이 훨씬 더 책 속에 많이 등장합니다. 앞으로도 건강 관리 잘 하셔서 이렇게 계속 멋진 에세이집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는 게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 인생의 멘토가 필요한 분들께 <극내성인>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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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변화의 바람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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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한석준 작가님은 KBS 29기 공채 아나운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나운서란 '말'을 잘하는 직업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한석준의 대화의 기술>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 원래 말하기에 소질이 있는 분이, 말 잘하는 비법을 쓴 책이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이 책은 제가 생각했던 '말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작가님은 '말하기'와 '대화'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우선 설명합니다. 말하기가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면,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말하기'와 '대화'를 비슷한 것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말을 잘하면 당연히 대화도 잘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도 작가님은 '대화'를 잘 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터득한 대화의 기술을 이 책 한권에 담아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갑니다. 예전에 겉모습은 추레하지만 대화를 잘 이끌어나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다시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대화를 해보면 기분이 나쁘고,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과는 인연을 다시는 이어가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면 인간관계의 핵심은 '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한석준의 대화의 기술>은 '대화의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가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한석준 작가님은 아나운서가 된 후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님은 대화란 단순한 의사소통이 아닌,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대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힘'이라는 것이지요.


이 책에는 아나운서처럼 말을 잘 하는 방법, 즉 스피치 노하우가 들어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대화'를 잘하는 방법이 아주 자세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전국민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거나, 혹은 상처를 받고 돌아서는 결정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대화법을 공부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좋은 대화의 핵심, 공감을 끌어내는 대화법, 신뢰감을 주는 대화, 내 편을 만드는 대화, 스몰토크 공식, 소통을 방해하는 말버릇 고치는 법 등이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 대화가 늘었는데, 이 책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슬기로운 의사소통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 '콜 포비아'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화를 내거나 따지는 전화만 왔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게 늘 무서웠습니다. 작가님은 '콜 포비아도 걱정 없는 전화 예절'에 대한 내용까지 책에 담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내용을 읽으며 감동을 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워본 적 없는 적절한 전화 예절, 사적 관계에서의 전화 예절, 직장인을 위한 전화 예절, 카카오톡으로 소통의 달인이 되는 법이 친절하게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어느 것 하나 빠뜨릴 내용, 중복되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글도 술술 잘 읽힙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읽었지만, 출퇴근 길이나 쉬는 시간에 읽어도 충분히 머릿속에 잘 들어올 정도로 글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대화를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가 생깁니다. 소통의 달인이 되는 비밀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낌없이 그 노하우를 풀어놓은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평소 궁금했던 대화의 기술이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있고, 학원에서도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좋았습니다. 화술에 대한 뜬구름잡는 '이론'이 아닌, 작가님이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대화 기술이어서 더욱 와닿았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것이 'TIP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는 작가님의 대화 팁이 들어 있는데, '예시'까지 있어서 실제 현장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 부분을 보여드릴게요.


이 책에는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써먹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가 있어서 무척 유용합니다. 저도 예전에 직장 동료와 엘리베이터에 우연히 단둘이 타게 되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민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이런 스몰 토크를 했더라면 제가 직장 동료에게 '대화'를 잘 하는 좋은 인상으로 남았겠지요.


누구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내 말을 오해하기도 하고,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상대방을 원망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의 대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자신의 대화법을 돌아보게 만들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격려합니다.

작가님은 대화란 캐치볼과 같다고 이 책에서 썼는데요. 참으로 적합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캐치볼은 두 사람 간의 균형이 필요하지만, 때로 한 사람이 공을 잘 던지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뛰어난 캐치 실력이 있다면 그 공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도 성공적일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먼저 대화를 잘 이끌어갈 수 있다면, 설령 상대방이 대화에 서툴더라도 충분히 멋진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참 멋집니다. 그리고 저도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사람들과 더 나은 대화를 하기 위해 이 책으로 계속 공부할 생각입니다.


이 책은 10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특정 연령, 특정 성별, 특정 직업군의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닙니다. '대화'가 없이 사람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인간관계,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한석준의 대화의 기술>을 추천합니다.


인플루엔셜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쓴 서평입니다.

#한석준의대화의기술 #대화법 #인플루엔셜 #추천도서 #신간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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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의 묵묵부답
자승.신동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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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려면 뗏목에 타야 한다. 작은 것에 소홀하면 물이 새고, 물이 새면 강을 건너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 뗏목이 튼튼하면 풍랑이 오히려 즐겁다. 들려줄 이야기도 많다. 약속을 다하면 마음이 자유롭다. 변명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된다. 깨달음의 강을 건너는 뗏목은 계율이다. 계율이 시대에 맞지 않으면 지키지 힘들어진다.


-49 p <자승스님의 묵묵부답>



저는 특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님들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꼬박꼬박 챙겨보고, 존경하는 스님이 책을 출간하면 기쁜 마음으로 읽어 봅니다. 스님들의 말과 글에는 저의 짧은 식견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세속의 욕심과 때를 모두 벗어버리고, 물욕을 잊고, 오직 부처님께 귀의하는 삶. 그러한 삶 속에서 스님들이 얻게 되는 깨달음은 일반인들과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자음과모음에서 출간한 <자승스님의 묵묵부답>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2024년, 열심히 산다고 살았지만 제 욕심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괴로움에 빠져 있었는데 스님에게 제가 가진 괴로움에 대한 해답을 묻고 싶었습니다.


자승스님은 불법과 승가의 인연을 일생의 복으로 삼아 봉정암에서 기도정진하며 겨울 설악처럼 묵묵함을 담고, 통도사, 동화사, 봉암사 제방선원에서 불립문자에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신동호 시인님은 강원고등학교 재학 중에 강원일보 신춘눈예로 등단한 문재이십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끝까지 함께했고, 자승스님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게 된 인연으로 이 책을 쓰고 엮었다고 합니다.




즉, 스님의 지혜와 시인의 감수성이 담긴 책이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입니다. 요즘처럼 살기 힘든 시대에 이 책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우리 시대'라는 말이 소제목마다 붙어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깨달음', '우리 시대의 수행길', '우리 시대의 고행길', '우리 시대의 해탈길', '우리 시대의 스승들'이 바로 그것인데요. '나'가 아닌 '우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 동안 자승스님과 신동호 시인님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자승스님은 평소 말씀이 적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글들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매우 짤막하게 끊어집니다. 하지만 죽비에 맞는 기분이 들게 하는 글들입니다. 마음에 깊이 남겨지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불교의 가치관이 단순히 종교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답을 찾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글입니다.


왼 쪽에는 스님의 말씀이, 오른쪽에는 신동호 시인님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읽을 때는 한 편의 시를 읽는 기분이었고, 신동호 시인님의 글을 읽을 때에는 글솜씨가 매우 뛰어난 문필가의 해설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느 한 편도 눈으로만 쓱 읽고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자승스님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덜 고달플텐데, 덜 힘들텐데하는 생각이 들어서 집중하며 읽어 나갔습니다. 자승스님은 26쪽에서 "우리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처지에 대한 불만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그 바다에 빠져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방편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데도 우리는 그를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핵심의 방편은 바로 자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님이 저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다고 느끼는 분들께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을 추천해 드립니다. 종교를 넘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가르침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자승스님의묵묵부답 #책콩 #책콩서평단 #추천도서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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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욕망 - 속성으로 교양인 되기 문명편
이상영 지음, 이승은.이원희 그림 / 지식과감성#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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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우아한욕망 #지식과감성 #이상영 #교양인 #예술가 #신간 #추천도서 #인문학


아프로디테를 로마에서는 비너스 또는 베누스라고 합니다. 거품에서 태어났다는 뜻인데요. 매우 특이한 여신입니다. 신화에서 제우스와 헤라클레스, 아프로디테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오죠. 남자 신은 제우스, 여자 신은 아프로디테, 인간은 헤라클레스. 사실 이 셋이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아한 욕망>, 181 p, 지식과감성#, 이상영





우아하고 아름다운 책을 만났습니다. 이상영 작가님의 <우아한 욕망>이라는 책입니다. 이상영 작가님은 현재 영산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에서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홍익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영국 Kingston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로 석사를 받으셨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를 해오신 엘리트 지식인이어서 책 내용에 깊이가 있습니다. 비록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저는 왠만해서는 이렇게 작가님의 전공 분야와 일치하는 책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너무 내용이 어려워서 페이지를 넘기는 게 힘들면 곤란하겠지요. 이 책은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승은'과 '프락시모'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몰입도 높은 그리스 희곡 작품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줄글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싫어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확실히 예술을 전공한 분이라 책을 쓰는 방식도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치에서 막 허물을 벗기 시작한 나비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제가 탈피한 나비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서 예술, 문화, 철학 쪽에는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 책 한 권으로 인류의 문명과 신화, 예술, 철학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까요? 작가님은 319쪽 분량의 책에 그동안 쌓아온 인문학적 지식을 전방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 권을 읽었음에도 수 백 권의 책을 읽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호모 사피엔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와 로마, 홍산 문화까지 역사 순대로 나와 있습니다. 한 편의 장대한 인류사가 책 속에 펼쳐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최초의 인류, 동굴벽화는 학창 시절 미술을 공부할 때도 흥미로웠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니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이집트 문명으로 넘어가면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집트 미술, 예술, 스핑크스 등을 읽으면서 제가 평소 궁금했던 예술 지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이집트는 그리스, 로마를 비롯한 지중해모든 지역에 문명과 문화를 전해주었던 역사의 모태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집트 문화는 그리스, 로마 문화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통일 왕국은 일찍 수립하지 못했지만 거대한 도시들이 많이 존재했다고 하니, 신비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서양 문명에 대한 내용만 나오지 않습니다. 동양 문명에 대한 시초도 나오고 있어서 동서양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장대한 드라마처럼 책 한 권에서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설명식으로 쓰여 있는 게 아니라 문답식으로 나와있어서 제가 궁금한 내용을 '승은'이 프락시모에게 대신 물어봐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령 승은이가 298쪽에서 '치우 천황은 어떻게 싸움을 잘했을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프락시모가 '단순한 청동보다는 철이 함유된 무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황제 헌원도 동이족이라는 사실이라는 것, 그래서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이었다는 점도 알려줍니다. 저도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라 치우 천황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전쟁에 얽힌 이야기는 자세히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내용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아한 욕망>은 인류의 역사, 문화, 철학, 예술 등과 같은 인문학의 내용이 알차게 담긴, 잘 쓰여진 책입니다.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한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학술적인 글만 쓰신 게 아닙니다. 에세이와 소설도 집필하신 경력이 있으셔서 확실히 글맛이 좋습니다. 차기작도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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