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의 길
김연동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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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강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은 새로운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매일 실천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자고, 적절히 움직이고, 잘 먹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무병장수의 길>은 바로 이런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쉽게 잊어버리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으로 시선을 돌리는 책입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사람의 생명을 공기, , 음식, 햇빛, 수면 등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혔습니다. 특별한 건강 비법을 하나 더 알아내기보다 내가 매일 반복하는 생활부터 돌아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건강을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게 와닿았습니다. 저자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이 일정한 자연의 질서 안에서 살아간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공기와 물을 섭취하고 햇빛을 받고 움직이며 살아가는 기본적인 과정이 인간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은 유전적 특성부터 생활환경과 사회경제적 조건까지 훨씬 복잡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강조하는 규칙적인 수면, 신체활동, 적절한 영양 섭취 등은 현대 예방의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생활습관입니다. 특히 건강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평소 생활을 통해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문제라는 생각에는 공감했습니다. 건강할 때는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지만, 오히려 별다른 문제가 없을 때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필요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에 관한 부분도 제 생활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책에서는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먹고 얼마나 규칙적으로 생활하느냐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건강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특정 음식 하나가 몸에 좋다거나 어떤 식품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식의 정보에 쉽게 흔들리는데, 저는 오히려 지속할 수 있는 식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영양학에서도 한 가지 음식이 건강을 결정한다고 보기보다는 전체적인 식사 패턴과 영양 균형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개별적인 음식이나 물의 효능에 관한 주장 하나하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나는 평소 내 몸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나치게 엄격한 규칙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 역시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방법일 것입니다. 결국 무병장수를 위한 생활은 며칠 동안 완벽하게 지키는 계획보다 오랫동안 무리 없이 반복할 수 있는 습관이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과 생활 태도까지 상당한 비중으로 다룬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스트레스와 웃음, 사랑, 음악, 만족하는 마음까지 건강의 영역으로 가져오는데, 처음에는 다소 넓게 이야기한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사회적 관계, 정신적 안정이 신체 건강과 완전히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저자가 왜 이런 내용을 함께 다루었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책의 모든 건강 관련 설명을 의학적으로 확립된 사실과 동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질병의 원인이나 특정 생활법의 효과에 관한 내용은 저자의 경험과 철학적 관점이 섞여 있으므로, 실제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는 검증된 의학적 근거와 전문가의 판단을 우선해야 합니다. 저는 오히려 이 책을 의학 전문서라기보다 한 사람이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정리한 건강하게 사는 방식에 관한 생활 철학으로 읽었을 때 장점이 더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무병장수의 길>을 읽고 제가 얻은 가장 큰 것은 새로운 건강 비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건강을 거창한 프로젝트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잘 자고, 몸을 움직이고, 적절하게 먹고, 햇빛을 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필요한 검진을 받는 평범한 생활이 결국 긴 시간 동안 쌓입니다. 결국 어떤 생활을 오래 지속하며 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 책이어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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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몰라도 시작하는 바이브 코딩
박인찬 외 지음 / 혜지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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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코딩 몰라도 시작하는 바이브 코딩>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코딩을 꼭 개발자가 되기 위해 배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퇴사 후 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AI 활용과 업무 자동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업을 하게 되면 기획과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자료 정리, 일정 관리, 홍보, 고객 관리처럼 크고 작은 업무를 대부분 직접 처리해야 합니다. 직장에서는 반복 업무가 생겨도 어느 정도 정해진 방식에 맞춰 처리하면 되지만, 제 사업에서는 업무 방식 자체를 제가 설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반복되는 일을 줄이고 제 시간을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코딩 자체를 공부하는 입문서라기보다, AI를 이용해 내가 필요한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좋았던 것은 저자가 처음부터 코딩 전문가의 입장에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ChatGPT와 클로드를 계기로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시작한 뒤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심이라 저처럼 비개발자인 독자도 접근하기 편했습니다. 책에서는 Cursor 같은 AI 코딩 도구를 설치하고 활용하는 기본 과정부터 타이머 앱 제작, 폴더 접근과 정리, 파일 복사, 외주 관리, 작업량 계산, 일정 공유, 백업 시스템 구축까지 단계적으로 보여줍니다. Cursor를 이용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필요한 기능을 AI에게 요청해 수정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바이브 코딩에서는 처음부터 코드를 전부 이해하고 외우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AI에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과 필요한 기능과 조건을 세분화해 요청하는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거창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례보다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사례들이었습니다. 폴더를 정리하거나 여러 파일을 복사하고, 엑셀로 관리하던 작업량을 계산하는 일은 하나하나 보면 대단한 업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이 매일 반복되면 상당한 시간이 소모됩니다. 책에서는 이런 불편을 그냥 참고 견디는 대신 작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앞으로 제 사업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원고와 이미지 파일 관리, 자료 분류, 일정 확인, 반복적인 문서 작업처럼 규칙은 단순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업무가 계속 생길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자에게 의뢰하거나 기존 프로그램에 제 업무 방식을 맞춰야 했다면,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작은 도구 정도는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딩을 배운다는 말이 갑자기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책이 프로그램이 한 번에 완성되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AI가 만든 결과에서도 오류가 생길 수 있고,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다시 조건을 설명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바이브 코딩을 공부하려면 AI가 내놓은 코드를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결과를 직접 실행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장점은 몇 개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비개발자가 AI와 협업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익힐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딩 몰라도 시작하는 바이브 코딩>은 코딩을 체계적으로 깊이 공부하려는 사람보다 AI를 이용해 당장 자신의 업무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코딩은 제가 새롭게 익혀야 할 또 하나의 거대한 전문 분야라기보다, 필요한 순간 AI와 함께 꺼내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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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마케팅 전략 94 - 비싼 광고 없이도 매출을 만드는 최강 가성비 마케팅 94가지
요시자와 켄지 지음, 최지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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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를 읽게 된 이유는 꽤 현실적이었습니다. 퇴사 후 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지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어떻게 알리고 판매할 것인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혼자 사업을 꾸려나갈 예정이라 대기업처럼 광고비를 쏟아부을 수도 없고, 마케팅만 담당하는 직원을 따로 둘 수도 없습니다. 결국 한정된 돈과 시간을 어디에 써야 가장 효과적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돈이 없으니 마케팅을 못 한다가 아니라 돈이 없을수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작은 브랜드를 직접 키워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꽤 실용적으로 다가오는 책이었습니다.

 

저자 요시자와 켄지는 시세이도에서 화장품 영업을 담당한 뒤 웹 기획·프로모션 기업을 창업하고, 아동복 공유 플랫폼 캐리온을 설립해 회원 약 10만 명, 누적 매입 100만 건 규모로 성장시킨 실전형 사업가입니다. 이후 회사를 M&A로 매각하고 현재 기업 마케팅 컨설팅과 지방자치단체 자문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도 교과서적인 마케팅 용어보다 실제 사업에서 무엇을 해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번역가 최지현은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과를 거쳐 기업 통번역사로 일했으며, 현재 일본어 출판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잘 파는 사람은 심리를 알고 있다>, <무조건 팔리는 심리 마케팅 기술 100> 등 여러 실용서를 번역했습니다.




 

책의 장점은 마케팅 이론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실제 기업의 사례를 통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테슬라, 아마존, 나이키 같은 세계적인 기업부터 스시로, 코코이치방야 등 익숙한 브랜드까지 사례가 다양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이나 리뷰, SNS, 팬덤, 협업 마케팅 등 주제도 폭넓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문가를 통해 더 큰 신뢰를 얻는 법의외의 조합이 화제를 만든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나이키가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계약해 에어 조던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든 사례처럼, 상품을 혼자 열심히 홍보하는 것보다 이미 신뢰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나 다른 브랜드와 연결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협업 역시 단순히 두 브랜드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고객층을 연결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1인 사업자는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외부의 신뢰와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넓히는 방법이라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부분은 가격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작은 사업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얼마에 팔아야 하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니까 일단 싸게 팔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가격을 무조건 낮추는 것이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소비자가 가격을 판단할 때는 절대적인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과 비교하고, 무엇을 얻는지 함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격 전략은 단순히 비싼지 싼지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가치의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앞으로 만들 콘텐츠나 상품 역시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선택받는 브랜드보다는 이 정도 가격을 내도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번 가격 경쟁에 들어가면 더 싼 경쟁자가 나타날 때마다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자신만의 전문성이나 콘텐츠, 경험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면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지 않아도 고객이 선택할 이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가성비란 최저가가 아니라 고객이 지불한 비용보다 더 큰 만족을 느끼게 하는 데 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또 하나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마케팅을 거창한 광고 캠페인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고객 리뷰를 살피고, SNS에서 반응을 관찰하고, 계절이나 유행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기존 고객이 다시 찾아오도록 관계를 관리하는 일도 모두 마케팅입니다. 오히려 작은 브랜드에는 이런 방법이 더 현실적입니다. 저는 앞으로 직접 사업을 운영하게 되면 콘텐츠 제작부터 홍보, 고객 관리까지 상당 부분을 혼자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94가지 전략을 전부 실행하려 하기보다 지금 제 사업에 필요한 것부터 골라 적용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브랜드의 성격을 꾸준히 보여주고, 실제 고객의 반응을 기록하면서 어떤 콘텐츠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다른 브랜드나 전문가와 협업하거나 구매자의 후기와 추천이 자연스럽게 다음 고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마케팅은 사람을 억지로 설득하는 기술이라기보다 누가 내 상품을 필요로 하고, 그 사람이 왜 이것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계속 관찰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이제 직접 브랜드와 사업을 만들어가야 하는 사람에게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의 가장 큰 장점은 마케팅을 공부했다는 느낌보다 이건 내 사업에서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만든다는 데 있었습니다. 94가지를 모두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제 사업과 맞는 몇 가지를 골라 직접 실행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이 책을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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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임희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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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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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임희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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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사와사토시 #기억의향기 #트릉카다방 #장편소설 #기억을건너는트릉카다방 #기적같은재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트릉카 다방같은 장소가 하나쯤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꼭 실제 카페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래 다니던 서점이나 혼자 걷던 골목, 한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처럼 시간이 지난 뒤 떠올렸을 때 그때의 공기와 감정까지 함께 돌아오는 무언가 말입니다. 이 소설 속 트릉카 다방도 그런 곳입니다. 사람들은 커피만 마시러 오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마음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옵니다. 저는 원래 사람이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데, 생각해 보면 기억이라는 것도 머릿속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기보다 냄새나 계절, 음악 같은 사소한 계기로 갑자기 되살아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다방과 커피 향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이 소설의 분위기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기억에 남은 인물은 치요코 할머니였습니다. 치요코가 어린 시절 병약했던 오라버니와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이 유난히 오래 남았습니다. 병실처럼 답답한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던 오라버니를 위해 창문을 열자 파란 가을 하늘과 바람이 들어오고, 순간적으로 오라버니의 얼굴이 환해지는 장면입니다. 정말 사소한 기억입니다. 대단한 사건도 없고 극적인 반전도 없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이 누군가를 기억하는 방식이 딱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같이 먹었던 음식이나 별것 아닌 농담, 어느 날 유난히 좋았던 날씨처럼 당시에는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가장 선명하게 남습니다. 치요코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니 저 역시 자연스럽게 오래전에 알았던 사람들과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과거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의 마음을 만들어온 시간으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제목의 기억을 건너는이라는 표현도 좋았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을 지나 다시 지금의 삶으로 건너오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은 이 소설이 사람의 상처를 지나치게 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즈쿠짱을 둘러싼 가족들의 걱정이나 병과 치료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 속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농담, 서로를 챙기는 사람들의 일상이 함께 있습니다. 저는 슬픈 이야기를 무조건 슬프게 밀어붙이는 작품보다 이런 소설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 편입니다. 실제 삶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하루 종일 울고만 사는 것은 아니고, 그 와중에도 밥을 먹고 농담을 하고 누군가에게 짜증을 냈다가 또 웃습니다. 트릉카 다방의 사람들도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커피를 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여기 와서 하소연해도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다음부터 손님으로 오면 돈은 제대로 받겠다는 농담도 덧붙입니다. 이런 식의 위로가 저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에는 커피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 대목을 읽으며 사람의 마음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것을 빠르게 해결하려고 합니다. 필요한 정보도 바로 찾고, 주문한 물건도 빨리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기억이나 상처는 그렇게 처리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잊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며, 이미 지나간 일을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과정까지 한 잔의 커피에 포함되듯이 우리가 어떤 감정을 천천히 지나가는 시간 역시 삶에서 빼버릴 수 없는 부분일 것입니다. “누구의 인생에나 틀림없이 그런 기적 같은 순간이 있을 거예요라는 문장도 그래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기적은 거대한 성공이 아니라 어느 날 누군가와 나눈 대화, 힘들 때 찾아갈 수 있었던 장소, 자신을 기억해 주는 한 사람 같은 것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을 다 읽고 나서는 커피보다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이 생각났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나에게 닥쳐온다 해도 오늘 이날을 기억하면 나는 틀림없이 괜찮을 거다라는 문장처럼, 사람은 미래에 대한 희망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을 꺼내며 버티기도 합니다. 돌이켜 보면 저에게도 힘들 때 생각하면 이상하게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 시간이 훗날 이렇게 중요해질 줄 몰랐을 것입니다. 야기사와 사토시의 소설은 거대한 사건보다 사람과 장소가 조금씩 정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저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트릉카 다방도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곳은 아니지만, 문을 나설 때 다시 살아볼 마음 정도는 만들어주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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