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프랜차이즈는 안녕하십니까
김보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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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프렌차이즈는안녕하십니까 #경영 #경제 #창업 #추천도서 #지식과감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의 프랜차이즈는 안녕하십니까>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 구조를 검토하는 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김보겸 작가님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컨설턴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외부 강사, 가맹거래사로 활동하며 창업자와 가맹점주, 본부 직원과 대표의 입장을 두루 경험한 실무 전문가이신데요. 유통학 박사이자 점포 개발과 가맹본부 운영 경험도 갖춘 만큼, 이 책은 성공한 브랜드의 화려한 사례를 나열하기보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패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정리합니다. 프랜차이즈가 초보 창업자의 위험을 줄여주는 모델인 것은 맞지만, 본부의 간판이 점주의 수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분명히 짚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잘 준비한 창업은 속도가 느리다”는 취지의 설명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작가님은 질문이 많고 검토 기간이 긴 사람일수록 당장은 답답해 보여도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유행하는 아이템과 본부의 설명만 믿고 빠르게 계약한 창업은 선택의 근거가 약한 만큼 위기 앞에서 쉽게 흔들립니다. 이는 단순히 신중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조언이 아닙니다. 상권의 미세한 차이, 배후 수요, 임대료와 인건비, 본부의 폐점 패턴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변수를 확인하라는 실무적 요구입니다. 경영에서 좋은 의사결정은 빠른 결단보다 검증 가능한 기준에서 나오며, 이 책은 그 기준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저 역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외형이나 인지도에 먼저 끌린 경험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브랜드나 이미 성과를 낸 사업 모델을 선택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같은 시스템 안에서도 운영자의 역량과 입지, 고정비 구조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매출이 높다는 사실과 실제로 돈이 남는다는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를 빼면 매출이 늘수록 오히려 자금 압박이 커지는 구조도 가능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창업은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떤 조건에서도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투자비와 인테리어 항목을 다룬 본문도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은 정보공개서에 적힌 금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타 비용으로 묶인 항목과 추가 공사의 가능성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표준화된 인테리어가 브랜드 경험을 유지하는 장치라는 점은 인정하되, 그 비용과 품질 관리가 투명한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매뉴얼은 단순한 지시서가 아니라 매장마다 품질의 편차를 줄이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순서를 명확히 하는 운영 장치로 설명됩니다. 이는 경영학에서 말하는 시스템화와도 연결됩니다. 뛰어난 개인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조직보다 평범한 구성원도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조직이 오래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프랜차이즈는 안녕하십니까>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앞둔 예비 창업자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미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출에 비해 수익이 남지 않는 점주, 가맹사업 확장을 고민하는 본부 대표에게도 도움이 될 만합니다. 상권분석부터 정보공개서, 계약서, 수익 구조, 물류와 매뉴얼, 마케팅까지 한 권에 폭넓게 담겨 있어 창업 전에 점검해야 할 지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열심히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희망적인 말을 쉽게 건네지 않습니다. 대신 열심히 일한 시간이 무너지지 않도록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창업에서 용기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계산기와 질문 목록이라는 현실을 꽤 정직하게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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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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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설추천 #덕자소설 #국내소설 #신간도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루잠>은 현실과 환상, 기억과 진실이 맞닿아 있는 경계를 조용히 흔드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덕자전성시대'로 잘 알려진 박보미 작가님은 이번 작품에서 익숙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멘사 기준 IQ 145라는 이력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작품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들을 겪는 주인공 윤설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독자는 현실이라고 믿었던 세계가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제목인 '그루잠'이 한 번 깬 뒤 다시 드는 잠을 뜻하듯, 이 소설 역시 현실에서 한 번 깨어난 사람이 또 다른 꿈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박보미 작가님은 '정말 그 전에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 소설가에 못지 않는 엄청난 작품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신호등 불빛을 오래 바라보는 장면, 회사에서 반복되는 업무와 사람 사이의 어색한 거리, 입학식에서 처음 만난 친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순간 등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독자를 자연스럽게 윤설의 세계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저는 특별한 사건보다 소설에서 유난히 인상깊었던 장면이 평범한 회사 생활과 학창 시절의 기억이 담담하게 이어지는 부분이었는데요. 그 평범함이 오히려 이후의 낯선 전개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독자는 어느 순간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기억인지'보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사람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있었던 일과 내가 덧붙인 감정이 섞이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떠올려도 당시에는 분명했던 감정이 어느새 다른 의미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루잠>을 읽으며 그런 기억의 불완전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 윤설 역시 선의를 잃지 않으려 하지만 세상은 그 마음을 쉽게 보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끝내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티려는 모습은 단순히 착한 인물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는 인간의 한 형태처럼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현실과 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서사였습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이 퍼즐을 맞추는 재미를 중심에 둔다면, <그루잠>은 퍼즐이 완성된 뒤에도 여운을 남깁니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완전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사건보다도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남습니다.  


저는 <그루잠>을 현실적인 성장소설에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분위기가 더해진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터 '덕자님'의 팬이 아니더라도 '박보미 작가님'이라는 소설판의 재능있는 신예에 대해 팬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루잠>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작품이라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펼쳐 보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소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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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 - 신동신의 두 번째 시집
신동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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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시집을 읽었습니다. 바로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라는 시집입니다. '없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작품들이어서 유독 인상깊었는데요. 이 시집을 낸 신동신 작가님은 충남대학교 공업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했고, 정년퇴직 이후에도 시를 통해 삶을 기록해 온 분입니다. 2017년 첫 시집 <순수정담>을 출간했으며, 2024년 계간 <표현>으로 등단한 뒤 이번 시집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를 선보였습니다. 교육자로 살아온 시간 때문인지 작가님의 시에는 거창한 수사가 아니라 일상을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따뜻한 관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에 들어간 '아직'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고양이는 이미 곁에 있지만 강아지는 아직 없다는 문장은 단순히 반려동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사이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저는 작가님의 시를 감상하면서 평범한 사물들이 예상치 못한 감정으로 이어지는 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터널」에서는 반복되는 월요일과 프로야구 개막을 기다리는 마음이 한 사람의 무료한 일상과 연결되고, 「못의 풍년」에서는 장터와 산개구리, 토종잉어 같은 익숙한 풍경이 계절의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또 「달을 보면 바람을 넣고 싶다」에서는 달을 단순한 낭만으로 생각하지 않고, '달에 바람을 넣고 싶다'는 상상으로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읽다 보면 작가님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씩 독자에게 옮겨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냉장고, 와이파이, 키오스크, 무인카페처럼 현대적인 소재와 자연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한 권 안에서 공존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일상은 그대로인데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때 세계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저 역시 살아오면서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을 자주 잊고 살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계획했던 일이 늦어질 때면 현재보다 결핍에 더 많은 시선을 두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부재를 결핍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에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리기에 삶이 앞으로도 계속 움직인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특히 '고양이는 있지만 강아지는 아직 없다'는 제목은 삶이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선언처럼 읽혔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미 곁에 있는 것과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이 함께 존재합니다. 그 사이의 시간을 조급함으로 채우기보다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화려한 언어나 난해함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시집을 찾는 분들보다는,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새로운 만남이나 변화를 기다리는 사람, 혹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독자라면 이 시집이 오래 곁에 머무를 것입니다. 시를 자주 읽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한 편씩 펼쳐 읽을 수 있고, 읽을 때마다 같은 문장이 조금씩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는 거창한 위로를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우리 곁에 앉아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해 주는 시집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고양이한마리에강아지는아직없어요 #신동신 #리뷰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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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조용하고 불행은 요란하다
윤설 지음 / 마음의숲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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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행복은 조용하고 불행은 요란하다>는 행복을 얻는 특별한 기술보다, 이미 곁에 있는 행복을 알아보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입니다. 저는 이번 신간 뿐만 아니라 윤설 작가님의 책을 그 전에도 몇 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이번 신작도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좋더라구요.





윤설 작가님은 낮에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며,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감정과 장면을 문장으로 기록해 온 분입니다. 전작 <나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나만의 속도를 찾기로 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에서도 삶의 속도와 자기 이해를 다루어 왔는데, 이번 책에서는 행복과 불행이 우리 마음속에서 어떤 크기로 인식되는지를 차분히 들여다봅니다. 제목처럼 불행은 삶 전체를 흔드는 소음을 내지만, 행복은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와 편안한 관계, 무사히 끝낸 일상 속에 조용히 숨어 있다는 게 많은 공감을 하게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오답일 뿐”이라는 내용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행복의 공식은 없고, 타인에게 좋은 삶이 반드시 나에게도 좋은 삶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공부나 직업, 인간관계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모범 답안을 따라가면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답이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을 때 오히려 공허함이 커집니다. 행복이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덜 소모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자신을 모르면 행복도 알아볼 수 없다는 책의 문장이 단순한 위로보다 현실적인 조언처럼 다가왔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오래 고민하는 것이 신중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실패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 뒤에야 움직이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고민이 길어진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머릿속의 경우의 수만 늘어나고, 오히려 선택할 힘이 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 현재의 나에게 가장 덜 후회스러운 방향을 선택하고, 잘못되면 다시 고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행복보다 불행에 더 민감한 인간의 성향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정성 편향’과도 연결됩니다. 사람은 좋은 일 여러 가지보다 나쁜 일 하나를 더 오래 기억하고, 평온한 상태보다 위협적인 변화에 먼저 반응합니다. 생존에는 유리한 본능이지만, 현대의 일상에서는 작은 불만이 삶 전체를 덮어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행복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태도와 다릅니다. 불행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만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과장하지 않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조용한 식사와 편안한 잠, 별문제 없이 이어지는 관계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아차리는 일은 소극적인 만족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찾는 능력이라고 느꼈습니다.


<행복은 조용하고 불행은 요란하다>는 요즘 자신의 삶이 별다른 성취 없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분, 타인의 속도와 비교하며 조급해지는 분, 너무 많은 생각 때문에 선택을 미루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깊은 철학 이론이나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짧은 문장과 일상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불행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으로 읽기보다, 바꿀 수 없는 현실과 별개로 내가 놓치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살피는 책으로 읽으면 더 좋겠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극적인 사건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 속에 이미 있었던 것이니까요.


#행복은조용하고불행은요란하다 #윤설 #마음의숲 #추천도서 #리뷰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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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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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절(들)>은 이별이나 절연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단절을 겪은 뒤 인간이 어떻게 이전과 다른 존재가 되는지를 탐구하는 철학 에세이입니다. 클레르 마랭 작가님은 프랑스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질병, 정체성, 관계처럼 삶과 직접 맞닿은 문제를 사유해 온 철학자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번역을 맡은 류재화 번역가님은 프랑스 문학을 연구하고 파스칼 키냐르, 모리스 블랑쇼, 롤랑 바르트 등의 작품을 옮겨온 번역가로, 이 책에서도 개념의 정확성과 문장의 감각을 함께 살려냈습니다. 작가님과 번역가님의 이력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목의 복수형을 괄호에 넣은 <단절(들)>이라는 표기부터 의미심장합니다. 단절은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 가족, 질병, 진로, 장소, 과거의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여러 번 다른 모습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단절이 존재의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내용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우리는 대개 단절을 실패나 상실로만 이해합니다. 관계가 끝나면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일을 그만두면 경력을 잃었다고 여기며, 몸이 아프면 이전의 정상적인 삶에서 밀려났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마랭 작가님은 단절 이후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을 회복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이미 깨진 존재는 완벽히 복원되는 대신, 깨진 자리와 함께 다른 형태로 살아갑니다. 니체가 시련을 인간을 단순히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구성하는 계기로 보았듯, 이 책에서도 상처는 제거해야 할 흠이라기보다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저 역시 관계나 진로에서 큰 변화가 생길 때마다 가능한 한 빨리 예전의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무엇을 잃었는지 계산하고, 내가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닌지 되짚으며, 원래의 나를 복구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단절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대신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참았던 것을 더 이상 참지 않게 되었고, 타인의 기대보다 내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으며, 관계와 일에서 지켜야 할 기준도 선명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삶이 잘려 나간 것처럼 느껴졌지만, 뒤돌아보면 잘려 나간 자리에서 오히려 새로운 방향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랑의 단절을 다룬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사랑은 두 사람의 삶을 완전히 하나로 합치는 일이 아니라, 서로에게 열려 있으면서도 각자가 분리된 존재임을 유지하는 관계로 설명됩니다. 우리는 사랑하면 상대와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친 결합은 때로 자신을 잃게 만듭니다. 반대로 결별은 한 사람만 잃는 사건이 아니라 그와 함께 살던 나, 그가 바라보던 나, 둘이 만들었던 미래까지 함께 사라지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별이 오래 아픈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빈자리를 견디는 동안 타인의 시선에 의해 유지되던 자아가 흔들리고, 그 아래 있던 또 다른 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절(들)>은 이별이나 가족 문제, 퇴사와 이주, 질병처럼 삶의 전환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즉각적인 위로나 해결책을 기대한다면 조금 어렵고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다독이는 대신, 이전과 같아질 수 없다는 사실부터 인정하게 합니다. 역설적으로 그 냉정함이 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 기쁩니다.


#단절(들) #클레르마랭 #사람in #리뷰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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