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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 된다 - 돈의 본질을 꿰뚫는 담대한 선언
야마구치 요헤이 지음, 박선영 옮김 / 한빛비즈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돈이 된다>는 제목만 보면 흔한 재테크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주식 종목이나 투자 기법보다 훨씬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야마구치 요헤이 작가님은 딜로이트와 아서앤더슨을 거쳐 M&A와 기업가치 평가 분야에서 활동해 온 기업가이자 투자자입니다. 그래서인지 돈을 단순한 소비 수단이나 축적해야 할 숫자로 보지 않고 ‘가치가 교환되는 방식’으로 바라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부자가 되는 비법을 약속하기보다 돈을 바라보는 사고방식 자체를 한번 뒤집어 놓는 데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돈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맞지만, 일정 수준의 돈이 없으면 선택권과 시간, 심지어 인간관계에서의 거리까지 지키기 어려워지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돈 자체가 인생의 최종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돈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공감했습니다. 특히 고흐와 피카소의 차이를 이야기한 도입부가 흥미로웠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단한 예술적 가치를 만들었지만 피카소는 그 가치를 시장에서 가격으로 변환하는 방법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작품을 잘 만드는 능력과 작품의 가치를 설명하고 유통시키는 능력은 전혀 다른 재능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좋은 콘텐츠나 상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마케팅과 브랜딩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가치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가격이 되지 않습니다. 타인이 그 가치를 알아보고 지불할 이유까지 만들어야 비로소 경제적 가치가 됩니다.

책에서 특히 눈길이 간 부분은 “문화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 계층, 생활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소비 방식은 달라집니다. 결국 돈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숫자뿐 아니라 사람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욕망하는지를 읽어야 한다는 뜻으로 보였습니다. 또 거짓 정보가 사실보다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연구와 함께, 정보의 진위를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경제와 투자는 결국 정보 위에서 이루어지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판단은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어려워집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을 공부하면서도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움직이면 돈 공부를 많이 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자기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금융 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왜 그런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지 한 번 더 의심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은 편견을 낳는다’는 본문의 주장도 돈과 연결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기 쉬운 원인이나 대상을 찾아 책임을 돌리고 싶어집니다. 투자에서도 비슷합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자신의 실력이라고 믿다가 손실이 나면 정부, 외국인, 기관, 유튜버 탓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돈 앞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감정이 바로 불안과 확신의 과잉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객관적인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 시장은 인간의 욕망과 공포가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돈의 문제를 경제학만이 아니라 문화, 심리, 인간관계와 연결해서 설명한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이 된다>는 돈을 조금 더 길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재테크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도 여전히 돈이 막연하게 불안한 분,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을 경제적 가치로 연결하고 싶은 분, 투자와 일과 삶을 한꺼번에 생각해보고 싶은 분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뒤 “무엇을 사야 돈이 될까?”보다 “나는 앞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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