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용기 있게 - 사랑과 지혜로 엮어낸 투병과 보살핌의 기록
켄 윌버 지음, 박윤정 옮김 / 김영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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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시간 #온전한사랑 #병마 #투쟁의기록 #인간의존엄 #영혼의정화 #우아하게용기있게 #투병기록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아하게 용기 있게>는 암 투병기이면서 사랑 이야기이고, 동시에 인간이 고통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심리·영성의 기록입니다. 트랜스퍼스널 심리학과 통합심리학을 대표하는 사상가 켄 윌버 작가님은 의학과 생화학을 공부한 뒤 심리학·철학·종교와 동서양의 영성 전통을 아우르는 통합이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학자의 목소리와 아내 트레야를 사랑하고 돌보는 한 인간의 목소리가 함께 등장합니다. 번역을 맡은 박윤정 번역가님은 한림대학교 영어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성·종교·심리 분야의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긴 전문 번역가입니다. 특히 켄의 서술과 트레야의 일기·편지 등이 교차하는 책의 성격을 살려 두 사람의 감정과 사유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켄과 트레야는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불과 열흘 뒤 트레야가 유방암 진단을 받으며 신혼생활은 투병과 간병의 시간으로 바뀝니다. 그러나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고난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희망과 절망이 반복되고, 환자뿐 아니라 돌보는 사람도 지쳐갑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짜증을 내고 상처를 주며, 때로는 각자의 삶이 상대의 병에 삼켜지는 경험도 합니다. 심리학에서 돌봄 노동을 이야기할 때 환자의 고통만큼 중요한 문제가 보호자의 소진입니다. 사랑한다고 해서 인간의 심리적 자원이 무한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한 돌봄에는 상대를 위한 헌신과 자신의 삶을 지키는 경계가 함께 필요합니다. 두 사람이 갈등 끝에 이를 깨닫는 과정은 이 책을 단순한 감동적인 투병기와 구별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기도 했고, 또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트레야가 켄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자신이 사랑받고 인정받는 경험을 처음으로 깊이 느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동시에 암 치료 이후 트레야가 자신의 삶을 다시 적극적으로 확장해나가는 모습도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는 암이라는 사건을 자신의 정체성 전체로 만들지 않습니다. 암 환자라는 사실은 삶의 중요한 조건이지만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태도를 끝까지 유지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회복탄력성을 단순한 긍정적 사고와 구별하게 하는 지점입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고통을 덜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두려움과 상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으로 자기 삶의 의미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책에 나타나는 트레야의 변화는 ‘병 덕분에 성장했다’는 낭만적인 서사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힘든 일을 겪을 때면 그 사건을 빨리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사람에게 항상 즉각적인 깨달음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버티고, 화를 내고, 충분히 슬퍼하는 것 자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암을 환자의 정신 상태나 잘못된 사고방식 탓으로 돌리는 일부 뉴에이지적 해석을 비판하는 부분에도 공감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병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은 희망처럼 들리지만 뒤집으면 병이 낫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트레야가 의학적 치료를 받으면서 명상과 영적 수행 역시 활용하는 모습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성은 현실을 부정하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을 견디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우아하게 용기 있게>는 암 환자와 가족에게만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면서 자신의 삶까지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분, 질병과 죽음 앞에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한 분, 심리학과 영성의 접점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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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만물의 평등에 관하여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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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물에는 변하지 않는 성질이 있고, 세계는 객관적인 사실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를 읽다 보면 이 익숙한 전제가 정말일까하는 사실을 만나게 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의자’의 사례가 흥미롭습니다. 방 안의 저에게 의자는 정지해 있지만, 자전하고 공전하는 지구와 우주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자는 정지해 있다’와 ‘의자는 움직인다’ 가운데 무엇이 진실일까요. 카를로 로벨리 작가님은 여기서 어느 하나를 고르는 대신 질문의 전제를 바꿉니다. 사물의 성질은 무엇과의 관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관계적 관점을 양자역학에서 출발해 시간과 공간, 지식, 자유의지와 존재의 문제까지 확장합니다. 





카를로 로벨리 작가님은 루프양자중력을 연구해 온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 등을 통해 현대물리학의 난해한 문제를 대중의 언어로 풀어온 과학자입니다. 이번 책은 2024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하기에 전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수식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번역을 맡은 김현주 번역가님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언어 과정을 수료했으며,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비롯해 과학·인문 분야의 다양한 책을 우리말로 옮겨왔습니다. 로벨리 작가님의 문장은 과학적 설명과 철학적 사유를 빈번하게 오가는데, 이번 책에서도 그 흐름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시스템 A와 B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양자역학에서는 물체의 속성이 물체 안에 처음부터 완성된 값으로 들어 있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스템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특정한 값이 드러나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여기서 저는 현대물리학이 우리의 일상적인 직관을 얼마나 과감하게 흔드는 학문인지 다시 생각했습니다. 고전역학에서는 위치나 운동 상태를 비교적 명료하게 기술할 수 있었지만,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절대적인 직관을 흔들었고 양자역학은 관측과 물리적 상태를 둘러싼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로벨리 작가님이 “모든 것은 주관적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관계와 상호작용 역시 물리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세계에 절대적인 관점을 하나 세우는 대신, 서로 다른 관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저 역시 살아오면서 어떤 사건에 대해 ‘분명히 이게 맞다’고 판단했다가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맥락을 알게 된 경험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의 제 위치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말과 행동이 상대의 상황이나 이전의 맥락을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인간관계의 상대성과 양자역학의 관계성을 동일한 원리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과학에서 출발한 ‘관계’라는 개념이 우리의 사고 습관을 점검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본문에서 양자 현상과 맥락성에 관한 해석을 ‘관계적 해석’이라 부르는 대목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는 양자역학의 공식과 계산법을 배우려는 독자보다 현대물리학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 시간·공간·양자역학 같은 주제에는 관심이 있지만 전문적인 물리학책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분에게도 좋은 선택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물리학 지식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역시 완결된 정답이 아니라 관찰과 검증, 수정이 계속되는 과정이라는 과학의 태도입니다. 확실한 답을 하나 더 갖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내가 너무 당연하게 믿었던 전제를 다시 질문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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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숨결, 바람 - 생명과 세상을 움직이는 신비로운 바람의 여행 ㅣ 알아두면 똑똑해지는 어린이 지식그림책 2
올가 파데예바 지음, 추우진 옮김 / 뭉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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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 #지구의숨결바람 #올가파데예바 #추우진 #풀빛 #어린이과학 #과학그림책 #초등과학 #어린이지식그림책 #자연과학 #바람 #초등추천도서




평소에는 너무 당연해서 별생각 없이 지나치는 자연현상이 있습니다. 바람도 그중 하나입니다.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나뭇잎을 흔들고, 때로는 우산을 뒤집어 놓기도 하지만 막상 아이가 “바람은 어디에서 와?”라고 물으면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구의 숨결, 바람>은 바로 이런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해 바람의 과학부터 자연과 생명, 역사와 인간의 생활까지 폭넓게 보여주는 어린이 지식그림책입니다.





저자 올가 파데예바는 러시아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회화·조각·건축 예술 대학에서 그래픽을 공부했으며 자연과 동물, 일상의 모습을 따뜻하고 독특한 그림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도 글과 그림을 모두 맡아 바람이라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풍성한 색채와 상상력으로 보여줍니다. 번역가 추우진은 서울대학교에서 노어노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다른 언어로 쓰인 좋은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그림책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10월 초는 다행히 쉬는 날이 꽤 길어서 중학교 1학년 아이와 초등학교 2학년 조카와 함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두 아이의 나이 차이가 꽤 있는데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등 저학년에게는 그림을 따라가며 호기심을 키우는 과학 그림책이 되고, 조금 더 큰 아이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자연현상을 과학·역사·기술까지 연결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초2 조카는 처음 나오는 “바람은 어디에서 올까요?”라는 질문부터 재미있어했습니다. 산 사이에 거인이 숨어 힘껏 입김을 부는 것은 아닐까, 나무가 흔들려서 바람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들이 커다란 그림 속에 펼쳐집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곧바로 정답을 설명하는 것보다 이렇게 엉뚱한 가능성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림 속 풍차와 산, 구름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했습니다.


중1 아이는 오히려 뒤로 갈수록 관심을 보였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는 풍향계와 바람의 속도를 측정하는 풍속계, 바람자루 같은 도구가 등장하고, 바람의 힘을 실제 인간이 어떻게 이용해왔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풍차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풍력발전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과학 교과서에서 각각의 지식으로 접했던 내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연결이라고 느꼈습니다. 바람이 기압 차이로 생긴다는 과학적 설명만 하고 끝나는 책이 아닙니다. 바람은 씨앗과 꽃가루를 이동시키고 철새의 여행을 돕습니다. 비행기의 이착륙에도 영향을 미치며, 인간은 바람을 이용해 범선을 움직이고 풍차를 돌렸습니다. 오늘날에는 풍력발전을 통해 전기까지 생산합니다. 하나의 자연현상이 생물과 지리, 역사, 과학기술로 계속 뻗어나갑니다.


그리고 그림의 힘도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전형적인 과학 학습만화나 도감처럼 정보를 칸칸이 정리하기보다 페이지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그림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친 붓 자국으로 표현한 나무와 들판은 정말 바람에 휩쓸리는 듯하고, 풍향계와 바람자루를 소개하는 장면에는 세계 여러 지역의 건축물까지 함께 그려져 있어 한참 들여다보게 됩니다. 풍차와 풍력발전기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람의 힘을 인간이 오래전부터 이용해왔다’는 사실을 글보다 그림이 먼저 이해시켜 줍니다.

그래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느낌보다는 바람을 따라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과학 그림책인데도 미술책처럼 아름답고,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섞여 있어 읽을수록 영역이 넓어집니다. 마지막에는 지구를 넘어 태양계의 바람까지 시선을 확장한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지구의 숨결, 바람>은 자연과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초등학생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과학책의 빽빽한 설명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 그림책은 좋아하지만 지식책에는 흥미를 잘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좋은 징검다리가 될 것 같습니다. 초등 저학년은 부모와 함께 그림과 질문을 중심으로 읽고, 초등 중·고학년은 과학 원리와 역사까지 스스로 읽어도 좋겠습니다. 중학생 역시 가볍게 읽으면서 여러 교과의 지식을 연결해보기에 충분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아이들과 책을 덮고 나니 평범했던 바람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어린이 과학책은 어려운 지식을 많이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늘 보던 세상에 새로운 질문 하나를 만들어주는 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의 숨결, 바람>을 읽고 나면 밖에 나가 바람이 불 때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이 바람은 어디에서 와서, 또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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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 - 2022 개정 교육과정 ㅣ 만화와 함께 수능 시리즈
조아란 지음, 눈마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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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시작해 개념으로 완성하는 예비 고1 문학 공부,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요즘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고등학교 국어입니다. 주변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국어가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저희 아이는 국어를 굉장히 어려워하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인데 지금부터 무작정 두꺼운 문제집을 풀게 하자니 국어에 대한 거부감만 더 커질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만화책은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습니다. 문학 개념을 만화로 설명한다면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도 조금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제가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저자 조아란 선생님은 현재 공립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쓴 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능과 내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어떤 개념을 어려워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맡은 눈마 작가는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어 교사의 설명과 전문 작가의 만화가 결합된 구성인 셈입니다.


책은 크게 시 문학과 소설 문학으로 나뉩니다. 시에서는 시적 화자와 시적 대상, 정서와 태도, 운율부터 비유·반어·역설·설의·도치·상징·감정 이입·객관적 상관물 등의 표현 기법을 배우고, 이미지와 시상 전개 방식, 고전 시가까지 다룹니다. 소설에서는 서술자와 시점, 인물, 배경, 사건과 갈등, 구성 방식뿐 아니라 고전소설·수필·희곡·시나리오와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책을 제가 직접 읽어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만화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의법, 도치법, 문답법’에서는 학생들의 대화를 통해 표현 방법을 먼저 보여줍니다. ‘감정 이입, 객관적 상관물’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이가 슬그머니 책을 덮을 법한 개념도 만화 속 상황을 이용해 설명합니다. 만화를 읽은 뒤에는 개념 설명과 작품의 실제 사례가 이어지기 때문에 앞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한 내용을 정확한 문학 용어로 다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수능 문학에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품 자체보다 문제에 등장하는 문학 개념어가 낯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 상관물’, ‘역설법’, ‘시상의 전환’ 같은 말을 모르면 작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도 선지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정의만 외우게 하면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문학이 또 하나의 암기과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은 먼저 상황을 보여주고, 그 상황에 이름을 붙여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걸 외워”보다는 “아, 이런 걸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만들어 줍니다.


실제 작품을 활용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첨부된 내용을 살펴보면 개념 설명 뒤에 작품의 일부를 제시하고 배운 개념을 직접 찾아보는 ‘개념 확인 퀴즈’가 있습니다. 개념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화로 이해하기 → 개념 정리하기 → 작품에서 확인하기로 이어집니다. 시험을 생각하면 이 과정이 중요합니다. 결국 내신이나 수능에서는 개념의 정의를 그대로 묻기보다 처음 보는 작품에 그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다는 점도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입장에서 반가웠습니다. 당장 어려운 수능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중3 겨울부터 문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개념과 작품 읽는 방법에 익숙해지는 용도로 활용하기 좋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국어를 원래 잘하는 아이보다 국어를 어려워하고 문학 개념어에 겁부터 먹는 아이에게 더 권하고 싶습니다. 예비 고1뿐 아니라 문학 문제를 감으로 풀고 있는 중고등학생, 개념서를 펼치면 설명이 너무 딱딱해서 금방 포기하는 학생, 작품은 읽겠는데 문제의 선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처럼 만화는 좋아하지만 국어책은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좋은 출발점이 될 듯합니다. 처음부터 ‘수능 공부해야 해’라고 밀어붙이기보다 만화를 읽듯 한 단원씩 넘기면서 문학 용어와 친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고등학교 국어를 앞두고 부모 마음은 자꾸 어려운 문제집부터 찾게 됩니다. 하지만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문제의 양보다 ‘나도 이해할 수 있겠다’는 경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은 본격적인 고등 국어 공부에 들어가기 전, 문학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낮춰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와함께수능문학개념 #조아란 #스타티하우스 #수능문학 #고등국어 #예비고1 #중3국어 #문학개념 #수능국어 #내신국어 #국어공부 #문학공부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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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 - 2022 개정 교육과정 ㅣ 만화와 함께 수능 시리즈
장동준 지음, 이대종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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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문법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책,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이다 보니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고등학교 공부입니다. 주변에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히 국어가 어렵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그럭저럭 공부했던 아이들도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국어에서 갑자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문제는 내년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저희 아이가 이과 성향이 강하고, 과목 중에서도 국어를 가장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두꺼운 문법책을 펼쳐 놓고 외우라고 하면 국어와 영원한 결별 선언을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담 없이 문법의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을 선택했습니다.


저자 장동준 선생님은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포스코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BS 수능 국어 대표 강사와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사로 활동했고, KBS1 <안녕 우리말>에도 출연했습니다.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수능 국어 교재를 집필한 경력도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수능 국어 강의와 교재 집필 경험까지 갖추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문법의 어느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잘 알고 만든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좋게 본 부분은 어려운 내용을 없애버린 것이 아니라, 어려운 내용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낮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의어와 반의어’, ‘객체 높임법’, ‘반모음화’처럼 학생들이 용어부터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개념을 먼저 짧은 만화 속 대화로 보여줍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일단 상황을 이해하고 나서 오른쪽 페이지의 ‘핵심 정리’를 통해 정확한 개념과 예문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방식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국어 문법은 용어의 정의부터 들이밀면 갑자기 벽처럼 느껴지는 과목입니다. ‘객체 높임법’처럼 ‘문장의 목적어나 부사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정의만 처음 접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객체가 뭔데?”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모음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단모음과 반모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내용인데, 만화에서 발음의 변화를 먼저 접한 다음 오른쪽에서 개념을 정리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높임 표현-객체 높임법’에서도 만화로 상황을 보여준 뒤 핵심 정리에서 개념과 예문을 제시합니다. 만화가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붙어 있는 장식이 아니라 개념 설명의 도입부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개념 뒤에 ‘출제예감 OX 퀴즈’가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문법은 설명을 읽었을 때는 아는 것 같은데 문제로 나오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문제를 풀면서 자신이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개념을 읽고 그냥 넘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은 재미만 강조한 만화책도 아니고, 개념만 빽빽하게 늘어놓은 수험서도 아닙니다. 만화 → 핵심 개념 → 예문 → OX 확인이라는 흐름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아이처럼 국어 자체에 흥미가 적은 학생에게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집을 주는 것보다는 이런 책으로 문법과 먼저 친해지게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지금부터 하루에 몇 개념씩 부담 없이 읽어나간다면 고등학교에서 처음 문법 개념을 접했을 때 적어도 ‘처음 보는 외계어’가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신과 수능을 앞두고 문법 기초를 미리 정리하고 싶은 중학생, 고등학교에 올라왔지만 국어 문법 때문에 막막한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국어를 싫어하거나 문법 용어만 보면 책을 덮어버리는 학생에게 잘 맞는 책입니다. 학부모가 아이에게 고등 국어를 미리 준비시켜 주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첫 문법책으로 살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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