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의 말하기 - 서툰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어른의 언어
이민호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인문 #말하기 #모티브 #어른의말하기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말을 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그 말이 상대의 마음에 온전히 안착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민호 작가님의 저서 <어른의 말하기>는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의 마음에 닿는 태도'에 대해 묵직한 화두를 던집니다. 저자인 이민호 작가님은 JTBC <말하는대로>와 <세바시>의 스피치 코치이자, 삼성과 포스코 등 유수 기업의 리더들을 코칭해온 대한민국 대표 스피치 전문가입니다. 20년간 수많은 명사와 연예인들의 무대를 뒤에서 받쳐온 저자의 내공은, 이 책을 단순한 화술서가 아닌 삶의 지혜가 담긴 인문 교양서로 격상시켰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반복하는 '서툰 말'의 근본적인 원인을 '심지'의 부재에서 찾습니다. 상대의 마음에 닿는 핵심을 찾지 못하면 말은 공허하게 흩어지고 관계는 어긋나기 마련이죠. 저는 특히 "멍청이가 되지 않는 경청의 기술" 대목에서, 짧게 가격만 묻는 이에게는 가격을 알려주는 것이 친절이고 천천히 자세히 말해달라는 이에게는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친절이라는 설명이 좋았습니다. 상대의 니즈를 살피지 않고 내 말만 내뱉는 것은 '세련된 소음'일 뿐이며, 대화는 나 혼자 추는 막춤이 아니라 상대와 보폭을 맞추는 '탱고'여야 한다는 비유는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그리고 "모호함의 안개를 걷어내고 4K 화질을 켜라"는 작가님의 조언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말처럼, 달이 빛난다고 말하는 대신 깨진 유리 조각에 반짝이는 한 줄기 빛을 보여주라는 가르침은 인문학적 서사의 정수와 맞닿아 있습니다. "수업 5분 전에는 미리 도착해 있겠습니다"라는 구체적인 말이 "성실하게 살겠습니다"라는 모호한 말보다 훨씬 깊은 진정성을 전달한다는 점은,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말하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작가님은 권위가 부족할 때 타인의 권위를 빌려오는 지혜를 '소금 빌리기'에 비유하며 유연한 태도를 강조합니다. 직장 상사나 엄숙한 면접관 앞에서 '을'의 입장에 처했을 때, 억지로 권위를 세우려 하기보다 타인의 권위를 적절히 인용하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방법인지 일깨워줍니다. 이는 말하기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상황을 읽고 대처하는 고도의 지적 전략임을 시사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Triple S(Smart, Sweet, Safe)'라는 세 기둥은 논리적이면서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나를 지키면서도 상처 주지 않는 안전한 말하기의 지도를 그려줍니다.

결국 <어른의 말하기>는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라는 에필로그의 문장처럼, 우리가 내뱉는 말이 곧 우리의 운명을 빚어낸다는 엄중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관계를 지키고 싶지만 표현이 서툴러 늘 마음을 졸이는 분들, 그리고 자신의 진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