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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도원결의 ㅣ 재미만만 동양고전 1
유중하 지음, 이상권 그림, 나관중 원작 / 웅진주니어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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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와 관우와 장비가 의군을 불러 모으던 무렵이었다. 황건적 무리의 소동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정에서도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황후 하 태후의 오라버니이자 대장군인 하진이 황제에게 나아가 군사를 내어 황건적을 몰아내야 한다고 아뢰어 청했다. 내시들의 장막에 둘러싸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영제는 그제야 황건적을 토벌할 세 명의 장수를 내세웠다.
-<재미만만 동양고전 삼국지 1. 도원결의> 64 p

<삼국지>는 오랜 시간 많은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동양고전입니다. 사실 잘 알려진 것처럼 <삼국지>는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명나라의 나관중이 엮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픽션도 아니기 때문에 역사와 허구가 뒤엉켜 아주 재미난 이야기가 되었지요. 그런데 <삼국지>를 읽고 싶어도 분량이 만만치 않아서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어린이 독자들의 경우 마땅히 읽을 만한 <삼국지> 시리즈가 시중에 많이 있는 편이 아닙니다. 다행히 최근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중국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 그리고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꼭 맞춘 <삼국지> 시리즈를 출간했습니다. 이 삼국지 시리즈는 1. 도원결의, 2. 배수진, 3. 적벽대전, 4. 삼국천하, 5. 출사표 이렇게 총 5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유비, 관우, 장비가 복사꽃이 핀 뜨락에서 의형제를 맺고 기울어 가는 한나라를 구하기로 맹세하는 1권 '도원결의' 편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습니다. 확실히 중문학 전공자가 쓴 글이라 내공이 느껴지면서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삼국지 인물 관계도'가 부록으로 들어 있어서 혹시라도 책을 읽다가 인물들이 헷갈린다면 펼쳐보고 확인하기에도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삼국지 인물 관계도'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요. 원소 세력의 인물들, 촉나라 인물들, 동탁 세력 인물들, 위나라 인물들, 오나라 인물들이 어떠한 관계에 놓여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누구와 대립 관계인지, 또한 인물들의 관계가 책사, 동료, 아들, 군사 전략가, 양아들, 첩, 사촌 형제 등과 같이 어떠한 관계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절대 헷갈리는 일 없이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삼국지>에는 워낙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이들의 관계를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읽어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는 만들지 않은 '삼국지 인물 관계도'는 확실히 굉장한 차별점이고,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가 점차 몰락해나가던 시기 등장한 세 영웅들은 1권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점점 활약을 펼쳐 나갑니다. 유비, 관우, 장비 등은 황건적의 난과 동탁의 횡포를 토벌하는 데 공을 세우지만 이렇게 한다고 해서 당시 복잡한 중국의 상황이 쉽게 되지는 않지요. 난세에 등장하는 영웅은 비단 유비, 관우, 장비 뿐만이 아니었거든요. 조조, 손견 등 내로라하는 영웅들 또한 야망을 품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던 시기라서 유비, 관우, 장비와 동료이자 라이벌이 되어가는 관계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저는 특유의 재치가 넘치는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왠만한 삼국지 시리즈에는 그다지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웅진주니어에서 출간된 <삼국지> 시리즈는 확실히 달랐어요. 일단 삽화가 많아서 웹툰을 보는 것처럼 실감났고, 글의 편집 또한 강조 표시 등이 되어 있어서 톡톡 튀는 웹소설을 읽는 듯했습니다. 요즘 세대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편집이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스타일의 편집은 처음 보았는데, 거부감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재미만만 동양고전 <삼국지> 1. 도원결의 편 외에도 나머지 4권 역시 조만간 모두 읽을 계획입니다. <삼국지>를 읽고 싶은 분들, 동양고전에 관심있는 분들께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