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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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에세이 #욕망 #소비주의 #아름다운것들의추한역사


이 책에서 나는 환하게 타오르며 탐욕스러운 욕망에 불을 붙이고, 평생의 헌신을 불러일으킨 여러 가지 사물들을 살펴본다. 나는 정리 정돈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책상은 거의 침대처럼 사용하고, 정작 침대는 엉망진창이다), 이 책은 원칙에 따라 정리했다. 거울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부터 대리석에 대한 최근의 집착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름다운 물건들을 욕망하기 시작한 순서대로 배치했다.


-16 p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케이티 켈러허, 이채현 옮김, 청미래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매혹적인 책입니다. 책 표지부터 눈길을 끄는데요. 보랏빛 바탕에 고급스럽게 생긴 거울, 붉은 꽃, 향수병이 그려진 표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아름다음 뒤에 가려진 추악한 진실, 어두운 욕망을 파헤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에 추한 역사가 있었다니. 그동안 이렇게 파격적인 책제목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저는 탐미적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쓴 케이티 켈러허는 평생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탐구하면서 우리들 대부분이 욕망의 진정한 대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를 깊이있게 해 나간 작가님은 과학, 역사, 회고록 형식을 넘나드는 글을 씁니다. 자신의 경험, 욕망을 솔직하게 밝힙니다. 단순히 자신이 탐구하고 알아낸 이야기만 학자처럼 따분하게 늘어 놓지 않아서 책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갑니다. 작가님은 단순히 아름다움 뒤에 감추어진 역사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최종적으로는 아름다움에 윤리적으로 참여할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여성들이 화장을 할 때 거의 필수적으로 쓰는 마스카라가 얼마나 위험한 도구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1930년대에는 미국에서만 16명 이상의 여성이 타르에서 유도된 독성 물질로 만든 속눈썹 염료를 사용하여 시력을 잃었고, 그 중 1명은 결국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즘 나오는 화장품은 안전한가라고 한다면 역시 의문이 듭니다.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농업에서부터 수압 파쇄, 섬유 산업, 화장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PFAS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새로운 화장품을 사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여성이라면 보통 화장을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화장을 한 모습이 원래 얼굴보다는 훨씬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잠시 얻게되는 아름다움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아름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 평균적인 아름다움은 갖추고 살아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옷, 장신구 등 자신을 꾸밀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346쪽에서 우리 문화가 변화하여 더 많은 형태의 아름다움을 수용하였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과거의 공허한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지향하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아름답다고 부를 만한 것들은 정말 한정적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싼 보석, 명품 등을 아름답다고 하지 평범한 것들을 아름답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가의 아름다운 물건들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입니다. 게다가 그러한 고가의 아름다운 물건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어떤 무언가가 반드시 희생되어야 합니다. 저도 작가님의 의견처럼, 앞으로는 아름다움의 형태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특정한 무언가만 아름답다고 여기는 태도나 생각은 편협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름다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한 때는 많은 화장품, 장신구들을 모았는데 요즘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타인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지,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옷 한 벌을 마련하는 대신,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을 한 권 사서 읽는 게 더 저의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사회 문화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양서들이 많이 출간되고,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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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
이와세 도시오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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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D인은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생각한 것을 정직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세계관은 매우 견고해서 ASD인은 상대의 기분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기분이 상한 이유를 알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건 실례야!"하고 언성을 높여도 위축되기는커녕 더 강하게 자기 생각을 주장하고 반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39 p <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 정신과 의사 이와세 도시오 지음, 왕언경 옮김, 이아소 출판사.



 



요즘은 ADHD, 자폐 증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의외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학창 시절, 이런 증세가 있는 아이들이 한 반에 한 명 정도는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대부분 ADHD, 자폐 증세가 있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서로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는 말만 해줄 뿐, ADHD, 자폐 증세가 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ADHD, 자폐 증세가 있는 아이들은 반에서 겉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통 아이들과는 약간 다른 언행을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쉽게 어울릴 수 없지요.


저는 성인이 된 지금도 ADHD, 자폐 증세가 있는 사람들을 일터에서 종종 만납니다. 자신이 ADHD, 자폐 증세가 있다고 미리 말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제가 ADHD, 자폐 증세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를 읽게 된 건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ADHD, 자폐 증세가 있는 분들을 평생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 그 분들의 사고방식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인데 제가 먼저 그러한 증세를 공부하여 손을 내밀어 주고 싶었습니다. ADHD, 자폐와 관련된 여러 책들 중에서 <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인 이와세 도시오 작가님이 쓴 책이어서 신뢰가 갔고,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잘 풀이되어 있는 책이어서 읽기 좋았습니다.




이 책은 '편집'이 참 보기 좋게 잘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고, 삽화도 있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일반인이 보기에 너무 복잡하고 난해한 내용은 없으며 이와 관련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여진 글입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도 익명으로 들어 있어서 더 공감이 갔습니다.


이 책에는 ADHD, ASD 체크리스트가 들어 있습니다. ADHD나 ASD인 사람은 명확한 특성이 있어서 의료 현장에서도 그 특성의 유무를 중요한 진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체크리스트를 솔직하게 작성하고 나면, 자기도 몰랐던 ADHD, ASD 여부를 판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테스트만으로 발달장애 진단을 내릴 수는 없으니, 작가님은 어디까지나 본인이나 주위 사람의 특성 혹은 성향을 알고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라고 당부합니다.


ADHD, ASD 증세가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발달장애인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뛰어난 기억력, 상상력, 활달함으로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더 훌륭한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나토리 홀딩스 그룹의 회장 니토리 아키오는 일흔을 넘긴 나이에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밖에 경제 평론가인 가쓰마 가즈요, 라쿠텐 그룹 창업자인 미키타니 히로시, 미국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도 자신의 발달장애적 성향을 밝힌 유명 인물입니다.




작가님은 이렇게 발달장애의 강점도 바라보면서 반드시 위축되고 부정적으로 살아갈 필요가 없다고 씁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이전보다 ADHD, 자폐 증세를 가진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성격, 생각 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나와 조금 다른 생각,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한다면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를 읽고 다름에서 오는 고충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ADHD자폐인이보는세계 #이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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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 우리 가족을 키웠습니다 - 초보 캠핑족을 위한 미라클 캠핑 입문서
최정윤 지음 / 밥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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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요즘은 캠핑장에 가면 으레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서 유심히 관찰한다. 산책하면서 마른 나뭇가지나 솔방울 등 불쏘시개가 될 만한 것이 있는지 둘러본다. 그다음 집게와 상자를 들고 게임에서 아이템 사냥을 하듯이 땔감 사냥을 나선다. 습기를 머금은 것은 불이 잘 붙지도 않고 연기가 너무 많이 나므로 줍지 않는다. 불쏘시개가 될 만한 자연물을 줍는 것도 아이와 함께하는 캠핑놀이 중 하나다.


-49 p <캠핑이 우리 가족을 키웠습니다>


저는 언제나 마음 속으로 '여행'과 '캠핑'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특히 '나홀로 캠핑'은 꼭 해보고 싶은 체험입니다. 잠들 무렵에는 해외 캠핑 유튜브를 보면서 '나도 가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점점 키워나갑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실천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현실에 매여있는 시간들이 늘어나고,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언젠가 꼭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캠핑이 우리 가족을 키웠습니다>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펴 보았습니다.




<캠핑이 우리 가족을 키웠습니다>에는 '초보 캠핑족을 위한 미라클 캠핑 입문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캠핑을 다녀본 적은 없지만, 캠핑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딱 제가 찾던 내용이 들어있어서 이 책을 받아본 순간 마음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캠핑에 대한 유용한 팁들이 많이 쓰여져 있는 책이었습니다. 작가님은 가족 캠핑을 경험으로 이 책을 쓰셨기 때문에 가족 캠핑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 될만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혼자 캠핑을 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참고할만한 실용적인 팁들이 많습니다.




일단 캠핑을 가려고 할 때 도대체 무엇을 사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 있는데요. 이 책에는 캠핑용품 첫 구매 팁이 나와 있어서 캠핑 준비를 할 때 헤맬 일이 없습니다. 또한 오토 캠핑을 기준으로 캠핑을 즐기기 위한 필수 준비물들이 무엇인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작가님의 경우 '그라운드시트(방수포)-텐트-발포 매트-자충 매트-전기장판-면시트 순으로 깔아서 사용'하고 있다고 책에 쓰셨습니다. 이렇게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팁들이라 어느 것 하나 빠뜨릴 내용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불멍'에 대한 로망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53쪽에는 '불멍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장작불 피우는 방법, 불멍할 때 하면 좋은 것들이 꼼꼼하게 나와 있습니다. 저도 불멍에 대한 글을 읽으며 장작불을 피워놓고 마시멜로나 쫀드기를 구워먹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하지만 캠핑을 하면서 즐겁고 낭만적인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혹시 사고가 있을지도 모르니 철저하게 미리 대비를 해 놓아야 합니다. 이 책에는 자녀와 함께 캠핑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안전 문제, 캠핑장에 챙겨가면 좋은 상비약과 구급 약품이 한 페이지에 깔끔하게 나와 있어서 무엇을 주의하고 대비해야 하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캠핑장 추천 목록도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캠핑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캠핑에 대한 지식들이 잘 쌓인 기분입니다. 형식적으로 쓴 책이 아니라, 작가님이 직접 경험하고 쓴 책이어서 글을 읽는 동안 직접 캠핑장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으로 캠핑 공부를 한 다음, 조만간 캠핑을 떠날 계획입니다. 준비할 것,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어도 책 내용을 보니 역시 캠핑은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캠핑이우리가족을키웠습니다 #밥북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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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른의 심리학 - 불투명해 보이는 인생을 선명하게 잡아주는 어른의 심리 공부
박예지 지음 / 토네이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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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요즘서른의심리학 #토네이도 #자기계발 #서른 #인간관계 #인사이트 #책추천 #심리


경계를 세우는 것은 타인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타인과 나 사이에 명확한 관계를 설정할 때, 우리는 서로의 요구와 한계를 더욱 인지할 수 있고, 오해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깊은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121 p <요즘 서른의 심리학>, 토네이도



제가 언제나 믿고 읽는 출판사인 토네이도에서 신간이 나왔습니다. 박예지 작가님의 <요즘 서른의 심리학>입니다. 서른은 사회에서 사회초년생 티를 벗고 어른이 될 나이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불투명해 보이는 인생을 선명하게 잡아주는 어른의 심리 공부'입니다. 나이가 적은 것도,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애매한 나이 서른. 그렇지만 이제 확실히 어른이 되어 사회에 우뚝 서기 시작해야 할 나이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이 책을 '수많은 무거운 결정들을 해나가는 서른 즈음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심리학적 지식을 전달한 책'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마주한 심리학, 내담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심리학 정보들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작가님의 이 소개가 책 전체를 이야기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었는지', '심리학이 알려주는 더 나은 인생은 무엇인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나로 사는 법이 무엇인지'를 심리학적인 지식과 함께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딱딱한 심리학 이론서가 아니라 에세이 형식의 글이라서 읽기 좋았습니다. 심리학적 지식만 잔뜩 나열되어 있는 글이라면, 아마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중간에 덮어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실제 내담자들의 사례들이 들어 있어서 마치 저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혹은 저와는 다른 고민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내 목소리들로 머리속이 도떼기시장 같을 때'입니다. 저는 저 혼자만 머릿속이 늘 복잡한 줄 알았는데, 작가님도 이 책에서 자신의 안에 다중적 인격들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자가 저마다의 욕구와 의견을 큰 소리로 외치는 소란스러운 장이 된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심리학을 공부하고 나서 '나의 생각'이 결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내 안의 여러 목소리를 듣고 관리하지 못하면, 생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만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저는 하루의 대부분을 걱정을 하며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이 '우리가 하루종일 떠올리는 생각들 중 유독 나를 불안하게 하는 생각들 대부분은 상황에 대한 우리의 자동적인 해석일 뿐이며, 실제로는 편향되거나 왜곡되어 있을 때가 많다'는 해석을 해주었을 때, 마음의 안정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작가님이 식물이 시들시들하다고 우리는 식물을 탓하지 않는다며, 사람도 식물과 마찬가지라고 쓴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람도 그저 식물처럼 환경에 반응하고 있는 것 뿐인데, 그 점을 여태 모르고 살았던 것입니다. 작가님은 식물이 시들시들하다고 넌 왜 이렇게 나약하냐고 구박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식물이 나약하다면 햇볕은 잘 받고 있는지, 영양분이 필요한지 환경을 점검해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 환경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많은 공감을 했고, 위로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요즘 서른의 심리학>은 서른 즈음의 독자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경쟁에서 이기고 앞서나가는 사람만을 승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기보다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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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변화의 바람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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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가 뛰어난 그래픽 노블이 가람어린이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사들> 시리즈입니다. <전사들>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무려 116주 동안 머무른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전 세계 38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어 8천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입니다. 이런 작품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래픽노블은 만화 형식에 문학성까지 갖춘 예술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만화를 보면서도 웰메이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기분을 들게 만듭니다. 그래픽노블은 '어린이'를 주요 독자층으로 한 작품이라고 해도 어른들 또한 읽어보면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전사들>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사들>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1. 그레이스트라이프의 모험, 2. 레이븐포의 길, 3. 스커지의 탄생, 4. 타이거스타와 사샤, 5. 하늘족과 낯선 고양이, 6. 강족의 그림자가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최근 7번째 '변화의 바람' 이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리뷰할 책은 바로 '변화의 바람'입니다. '변화의 바람'은 <전사들> 시리즈의 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1권부터 6권까지 읽은 상태에서 이어 읽는 편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앞의 내용을 전혀 몰라도 7권을 이해하는 데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전사들>은 각 권별로 이야기가 독립적이라서 괜히 앞 권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7권을 읽는 데 이해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하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전사들>은 '고양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귀여운 애완용 고양이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삶을 야생에서 개척해나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예요. 7권 '변화의 바람'의 주인공은 바람족의 부지도자인 머드클로입니다. 바람족의 지도자는 톨스타인데, 이미 기력이 쇠약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머드클로는 바람족 서열 2위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부족 구성원들과 함께 살 만한 장소를 향해 떠납니다. 바람족 고양이들이 함께 터를 일구고 살아간 곳은 사람들이 포크레인 등을 밀고 들어와 개발을 하는 바람에 모두 쑥대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머드클로는 늘 걱정과 긴장감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바람족의 앞날과 톨스타에 대한 걱정, 새 부지도자를 뽑을 걱정 때문에 자신의 삶에 걱정만 남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톨스타가 죽으면 당연히 자신이 바람족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톨스타는 바람족의 우두머리로 머드클로를 지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원위스키를 부지도자로 임명합니다. 머드클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길래 지도자가 되지 못한 것인지, 톨스타가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톨스타와 머드클로는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톨스타는 다른 고양이 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추구하지만, 머드클로는 바람족의 생존만을 우선시할 뿐 다른 부족들은 적대시합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톨스타와 머드클로의 생각 모두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우두머리가 되지 못해서 실망하고 분노한 머드클로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할까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놀라운 감동과 반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사들> 시리즈가 <해리포터> 시리즈 만큼이나 흥미롭고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전사들>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고 한국에서도 꾸준히 번역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변화의 바람'을 읽으면서 저는 머드클로에게 제 자신을 투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도 늘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고, 제 것만 움켜쥐면서 살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해 왔던 것 같았습니다. 식상한 어린이 이야기에 질린 아동문학 독자들, 고양이들의 모험을 읽어보고 싶은 판타지 장르 매니아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책콩 #책콩서평단 #전사들그래픽노블 #변화의바람 #에린헌터 #베스트셀러 #가람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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