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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ㅣ 나의 두 번째 교과서
EBS 제작팀 기획, 정우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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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화가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바로 <빨래터>이다. 아낙네들이 만들어 내는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독특한 질감으로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그가 서민의 삶을 주로 그린 이유는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심성과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53 p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저는 학창 시절 미술 이론 시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평소엔 실기 수업을 하고, 시험 날짜가 임박하면 이론 수업을 몇 시간 했는데요. 미술 이론 내용이 딱딱하고 재미가 없어서 억지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도 미술에 대해 딱히 관심이 크게 없고, 굳이 시간을 내서 미술관에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을 읽고 나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미술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렵고 따분하게만 생각했던 미술 이론이 사실은 미술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는데요. 저에게 미술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준 이 책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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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정말 미술을 다시 만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미술을 그저 이론과 실기가 합쳐진, 어려운 과목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미술을 어려운 사조, 이론을 들어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술을 통해 진정한 예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책입니다. 전공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말들을 들먹여가며 쓴 현학적인 미술책이 아닌,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과 같은 미술책입니다. 아무리 미술을 화려하고 복잡한 설명으로 포장한다고 해도, 결국 화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미술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미술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되는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중섭, 모딜리아니, 박수근, 고흐, 모네, 르누아르, 클림트, 실레, 모지스, 루소, 젠틸레스키, 수잔 발라동, 프리다 칼로, 칸딘스키, 클레, 뭉크, 키르히너, 로댕, 클로델, 다빈치, 미켈란젤로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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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화가에 대해 큰 관심을 둔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화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미술 작품 역시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는 어떠한 화풍을 의식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결국 자신의 마음을 그림에 담아냅니다. 따라서 화가의 일생을 잘 알고 있다면 그림을 이해하는 게 쉬워집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실을 지금껏 알지 못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 교육을 받을 때 화가에 대해 공부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이렇게 흥미진진한 화가의 일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지금쯤 미술관에 가는 게 취미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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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예술가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라고 해서 일반인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삶을 살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도 일반인처럼 실패, 좌절, 우울, 실연을 겪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화가는 프리다 칼로입니다. 프리다 칼로는 6살에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아 9개월간 병상에 누워 지내는 동안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가 짧아졌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멕시코 국립 예비학교에 입학했는데요.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불운한 사고로 인해 의사의 꿈을 접고 화가가 된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고 세상을 탓하는 데 시간을 써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프리다 칼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노력해서 멋진 그림들을 그려냈으니까요.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나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게 이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월 16일까지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전>이 열리는데, 꼭 한 번 가볼 예정입니다.
이 책은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푹 빠져서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화가들의 일생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화가의 작품을 찾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게 미술 공부가 아니라,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인생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이라는 멋진 예술이 줄 수 있는 기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