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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욕망 - 속성으로 교양인 되기 문명편
이상영 지음, 이승은.이원희 그림 / 지식과감성# / 2024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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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를 로마에서는 비너스 또는 베누스라고 합니다. 거품에서 태어났다는 뜻인데요. 매우 특이한 여신입니다. 신화에서 제우스와 헤라클레스, 아프로디테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오죠. 남자 신은 제우스, 여자 신은 아프로디테, 인간은 헤라클레스. 사실 이 셋이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아한 욕망>, 181 p, 지식과감성#, 이상영
우아하고 아름다운 책을 만났습니다. 이상영 작가님의 <우아한 욕망>이라는 책입니다. 이상영 작가님은 현재 영산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에서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홍익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영국 Kingston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로 석사를 받으셨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를 해오신 엘리트 지식인이어서 책 내용에 깊이가 있습니다. 비록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저는 왠만해서는 이렇게 작가님의 전공 분야와 일치하는 책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너무 내용이 어려워서 페이지를 넘기는 게 힘들면 곤란하겠지요. 이 책은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승은'과 '프락시모'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몰입도 높은 그리스 희곡 작품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줄글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싫어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확실히 예술을 전공한 분이라 책을 쓰는 방식도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치에서 막 허물을 벗기 시작한 나비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제가 탈피한 나비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서 예술, 문화, 철학 쪽에는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 책 한 권으로 인류의 문명과 신화, 예술, 철학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까요? 작가님은 319쪽 분량의 책에 그동안 쌓아온 인문학적 지식을 전방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 권을 읽었음에도 수 백 권의 책을 읽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호모 사피엔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와 로마, 홍산 문화까지 역사 순대로 나와 있습니다. 한 편의 장대한 인류사가 책 속에 펼쳐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최초의 인류, 동굴벽화는 학창 시절 미술을 공부할 때도 흥미로웠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니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이집트 문명으로 넘어가면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집트 미술, 예술, 스핑크스 등을 읽으면서 제가 평소 궁금했던 예술 지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이집트는 그리스, 로마를 비롯한 지중해모든 지역에 문명과 문화를 전해주었던 역사의 모태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집트 문화는 그리스, 로마 문화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통일 왕국은 일찍 수립하지 못했지만 거대한 도시들이 많이 존재했다고 하니, 신비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서양 문명에 대한 내용만 나오지 않습니다. 동양 문명에 대한 시초도 나오고 있어서 동서양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장대한 드라마처럼 책 한 권에서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설명식으로 쓰여 있는 게 아니라 문답식으로 나와있어서 제가 궁금한 내용을 '승은'이 프락시모에게 대신 물어봐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령 승은이가 298쪽에서 '치우 천황은 어떻게 싸움을 잘했을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프락시모가 '단순한 청동보다는 철이 함유된 무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황제 헌원도 동이족이라는 사실이라는 것, 그래서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이었다는 점도 알려줍니다. 저도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라 치우 천황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전쟁에 얽힌 이야기는 자세히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내용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아한 욕망>은 인류의 역사, 문화, 철학, 예술 등과 같은 인문학의 내용이 알차게 담긴, 잘 쓰여진 책입니다.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한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학술적인 글만 쓰신 게 아닙니다. 에세이와 소설도 집필하신 경력이 있으셔서 확실히 글맛이 좋습니다. 차기작도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