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 사랑에 상처 입은 사람을 위한 마음 처방전
로빈 노우드 지음, 문수경 옮김 / 북로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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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나에게
마음의 평정을 내려 주시고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분별하는 지혜를!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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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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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독한 놈이란 소리 들어 싸다. 아빠는 그 후 다시는 나를 보러 오지 않았으니까. 그 때 나는 너무 어려서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빠는 설마 내 얼굴을 기억하겠지. 그 생각을 하면 어려서 내가 예쁜 아기였다는 게 조금은 위로가 되지만, 예쁘면 뭘 하나, 아빠를 붙들어 두지도 못한걸.-17쪽

이모는 예쁘다. 엄마도 이모처럼 예뻤을 것이다. 이모나 외할머니 말에 의하면 더 예뻤다고 한다. 이모는 마음도 예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걸 알면서 이모가 엄마가 아닌 게 내 마음에 차지 않는다.-28쪽

나는 이모가 결혼 못한 걸 당연하게 여겼다. 다리를 저니까,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러나 저렇게 예쁜 이모를 보면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혹시 나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기 시작한 건 얼마 전부터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에 의문을 품게 되는 게 나이 먹는 거라면 나이 같은 거 안 먹고 싶어진다.-65쪽

마침내 아버지가 손을 뒤로 돌려 내 손을 잡으면서 됐다, 고맙다고 했다. 나는 아들한테 고맙다는 게 어딨어요, 할까 하다가 너무 어른스러운 것 같아 암말 안했다. 할머니 같으면 신통한 내 새끼, 다음에는 용돈이 나왔을 텐데 아버지는 계속해서 드라마만 봤다.-142쪽

방금 내가 열심히 풀어 드린 건 아버지의 뭉친 근육이 아니라 내 가슴의 응어리였던 것처럼 마음이 개운했다. 이제는 언제 아버지 집을 떠나도 유감이 없을 것 같았다.-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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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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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가 제목 보고 마음에 쏙 들어서 골랐고,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어른인 나에게도 새삼스럽게 몽글몽글 솟아나기를 기대하며 선물하기 전에 먼저 읽었다.

하지만 박완서님은 일부러 이 글을 딱 주인공만한 사춘기 소년의 필채로 그리신 것 같다. 감정과 생각을 세련되게 묘사해 어른이 읽어도 마음에 박힐만한 그런 표현보다는, 무뚝뚝하고 거칠지만 담담하게 자기가 느끼는 만큼 표현하는 그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신 것 같다.  

'아이들 마음이 되어 아이들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복동이 또래의 막내 손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이 무슨 말씀인지 딱 알겠다. 정말 멋대가리없이 뻣뻣한 5학년 사내아이들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듯이 서걱거리는 구석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자상하고 자근자근한 표현이 특기인 박완서님이 이 글을 쓰면서 쓰고싶은 표현들을 아끼느라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 웃음이 났다.  

하지만 그만한 아이가 쓸 수 있는 최고의 표현으로 철들어가는 아이의 심리를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인 것 같다. 복뎅이에게 "어쩜 이런 생각까지 했어? 기특해.."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부분도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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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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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애틋하게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처음 보았다. 두 분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따금 눈물이 핑 돌곤 했는데, 6년 전, 그러니까 내가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너무 어려서 사랑이 뭔지 생각조차 못 했던 시절에도 그랬다. 그러고 보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을 보고싶어했나보다. 어느 날 밤, 오브 아저씨가 부엌에 앉아 메이 아줌마의 길고 노란 머리를 땋아 주는 광경을 처음 보았을 때, 숲 속에 가서 행복에 겨워 언제까지나 울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으니까.-9쪽

엄마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엄마들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나를 안아 주었던 게 틀림없다. 그리고 그 때 받은 넉넉한 사랑 덕분에 나는 다시 그러한 사랑을 보거나 느낄 때 바로 사랑인 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아무도 나를 맡으려 하지 않았을 때에도, 이모나 삼촌들 손에 끌려 이집 저집 전전할 때도 나는 그 사랑을 마음속 깊이 간직했으며 아무도 나를 친딸처럼 받아들이지 않아도 투정을 부리거나 남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가엾은 우리 엄마는 나를 받아 줄 누군가가 나타날 때까지 내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남겨 두고 간 것이다.-9-10쪽

메이 아줌마는 밭을 가꾸다가 돌아가셨다. '밭을 가꾼다'는 표현은 아줌마가 즐겨 쓰던 말이다. 파예트 군에서는 누구나 밭에 일하러 나간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 말은 어쩐지 흙먼지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투덜거리며 일하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메이 아줌마는 밭을 '가꾸었고', 아줌마가 그렇게 말하면 아주 사랑스런 사람이 머리에 노란 꽃 모자를 쓰고 어깨에 작은 울새들을 가득 앉힌 채 귀여운 분홍 장미를 다듬는 장면이 떠오른다.-16쪽

아줌마는 오직 사랑뿐인 커다란 통 같았다.-26쪽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틀에 맞춰 슬퍼하기를 바랐다.-54쪽

"내 속엔 이제 바람개비가 없단다."-72쪽

나는 아저씨에게 당신은 나의 달님이고 해님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지. 그리고 서머, 우리 사랑스런 아기가 우리에게 왔을 때, 너는 내게 빛나는 별님이 되어 주었단다. 너는 내가 만난 꼬마 숙녀들 중에서 최고로 멋진 아이란다.-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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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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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신기해..! 

책을 빨리 읽지 못하는 내가 심지어 배고픈 것도 잊어가며 단숨에 읽어버린 책. 

내가 잡동사니들을 못 버리고 쌓아두는 이유들이 여기 다 들어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버려야 하는지 그 해답까지 다 들어있었다. 

생각을 바꾸고 나니, 쓰지는 않지만 버릴 수는 없어서 두어번 이사를 다니면서도 애지중지 가지고다니며 쌓아두었던 그것들을 보며 내가 이것들을 왜 여지껏 모아두고 있었을까 스스로 의문이 생길 정도로 태도가 달라졌다. 

특히 소중한 마음이 담겨있는 선물들. 하지만 지금은 쓸모 없는 것들. "이건 @@@가 @@ 선물로 준 거였는데... 그 마음은 잘 받았어. 그 동안 고마웠어. 이제 안녕~" 혼자말을 하면서 어떤 것은 쓰레기봉투에, 어떤 것은 기증할 것 상자에 미련없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내는 만큼 점점 가벼워지는 마음이 느껴진다.

오늘도 퇴근 후에 잡동사니들을 정리할 시간이 기다려진다. 

오랫동안 담아둔 미련만큼, 나의 버리기는 앞으로도 한동안 쭈욱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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