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움으로 다가가는지 그게 늘 궁금하다.
연습을 할 때마다 가상의 청중을 상상하는데, 서양음악을 처음 들어보는 아프리카의 어느 종족, 혹은 삶에 지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 여하튼 클라식 음악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을 상상한다. 그들에겐 이 음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떤 부분이 아름답게 들릴까? 이상하게 들릴까? 이 곡에서 내가 무엇을 끄집어내면 그들의 귀에도 아름답고 고된 삶에 위로가 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믿게 될까?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내게 필요한, 나를 위한 작업이다. 살기싫다.. 를 거의 입에 붙이고 다니니... 유명할 것도 없는 작은 연주회에 고해성사라도 한 것처럼 내 더러움을 내려놓고 온 적이 있다. 혼자만의 캄캄한 공간에 숨죽인 눈물을 쏟고 나와서 나는  연주를 믿게되었다. 사실... 무대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내겐 신성하기까지 하다. 작품의 완성도에 상관없이 무대만 보면 가슴이 아리니까.... 아마, 무대에선 혼신을 쏟아넣는 순간이 너무 선명하게 포착되기 때문일꺼다. 아.... 여하튼, 삶을 붙잡게하는 아름다움, 그것이 기이함이든 숭고함이든 합리성이든 용기든 충격이든 무엇이든.... 살기 위해선 감동이 필요하다. 감동한다는건,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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