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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어릴때부터 쉼없이 달려왔다. 물론 한없이 게으르고 공부에는 취미가 적어 남들보기엔 빈둥대는것과 별반 다를것 없었을지라도 마음은 늘 초조하고 급했다.
뭔가를 이뤄야해. 빨리 발전해야해.그래서 좋은 학교에 가야해.그리고 좋은 직장을 찾아야해.
나름 노력하고 운이 좋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처음의 안도와 기쁨은 사라지고 곧이어 차오르는 것..또다시 불만과 초조함이 매일매일 날카롭게 들썩였다.
인정받아야한다. 더 좋은 직장을 찾아야한다. 내게 맞는, 더 좋은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늦기 전에 어서 찾아야한다.
시간은 적고 할일은 많고 나이는 금방 들었다.밑에서 차고 올라오는 젊고 유능한 후배들..그리고 막막한 진로...남들이 보기에는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할수 있어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감사하며 산 적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것을 가진것이 분명한 지금도 나는 매일매일 초조하고 불안하다.
내것이 없이 늙어갈까봐....그리고 혹시나 닥칠 어떤 일에 약하게 무너질까봐..그래서 강하고 멋지게 나를 만들고 싶은데 현실은 힘든 조건이 가득하고 나이는 들고..오..미치겠다.
결론적으로 봤을때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이걸 알면서 그 미친 기차를 대체 어떻게 멈추게 해야할런지 너무도 난감하다. 절, 교회, 성당, 다니기도 다 마땅치 않다. 마음 수련과 관련되 서적들도 많이 읽었다. 읽을때만 잠시 편안해질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 초조함과 불안함이 올라온다. 그러고보면 요즘시대 많은 사람들이 다 나와 비슷한 증상인걸까. 이런 마음을 다스리는 책들이 10여년 전부터 쏟아지고 있으니..어찌 보면 다 비슷하고 비슷한 내용들인데 새롭게 계속해서 나온다는건 그만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니까.
이책도 사실 큰 기대를 가지고 선택한것은 아니다. 하지만 멈추고 싶었다. 멈추고 편안한 마음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즐기고 싶었고 그런 내맘과 딱 맞는 제목에 끌렸다. 스님이 쓰셨다니..이런 ..현실에서 한발 동동 뜬 선문답이려나..하는 우려도 들었다..그런데 하버드 재학중 출가한 승려라..이건 좀 다르다... 속세에서 현실에서 충분한 입지를 다졌음에 버리고 일어서서 더 큰것을 가진 스님이라..미국 대학교수라...트위터리안이라... 묘한 기대와 호기심에 책을 넘겼다.
편안하고 재미있었다. 내 맘을 공감해주는, 젊고 재치있는 말투와 그러면서 쉽게 와닿는 현명한 조언. 이건 기존의 착한척 현명한척 하는 잠언책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스님이 계시다니 기쁘고 즐거워진다. 그리고 좀더 찬찬히 다시 읽어야겠다.
젊고 내 맘 알아주고 그러면서 현명하고 재미있는 스님이 드디어 나타났다.
물론 해결책이라는게 아직 차원이 넘 높다. 맘이 흐트러지고 화가 날때 그마음을 물러서서 관조하라는 조언에서는 좀 답답하다. 하지만 자신의 1%를 바꾸려면 그와 관련된 좋은 책을 100권은 봐야한댔다. 그렇다면 그중 꼭 봐야할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