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한 육아 - 아기 발달 전문가 김수연 박사, EBS 강영숙 PD의
김수연.강영숙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임신을 하고 나날이 부르는 배를 행복하게 만지며 남편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던 그 낭만과 여유는

아이를 낳는 그날부로 파챙챙~유리창이 깨지듯 날라가고...

그 날부터 말 그대로 "육아전쟁"에 돌입한지 4년이 되어간다.

너무나 작아 안기에도 조심스럽던 아기는 나날이 쑥쑥 자라는데 인간의 형상을 한 외계인 단계를 지나  작은 유인원을 보는것 같다가 얼마전부터 아...사람이 맞구나..할 정도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지 아기라는 전혀 새로운 존재를 키우는 생경함과 피로만 따진다면 육아는 그렇게 많이 힘들거 같지는 않다. 문제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한다는 육아관이 너무도 많이 횡행한다는것.

임신때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카더라~와 가지가지의 학설 속에 엄마는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초보항해기사 같다.

어떤 검사를 미리 해야 한다. 이 유모차가 아이에게 좋다. 정면은 불안감을 양대면은 시야가 좁아진다. 낮으면 흔들리고 높으면 어지럽다. 이유식 스푼은 아이의 구강구조에 맞춘것을 쓰지 않으면 토할 우려가 있다. 환경호르몬이 발생될 수 있으니 플라스틱 용기는 쓰지 마라. 아이에게 맞는 세제와 의류,침구부터 먹거리 . 공기청정기, 가습기까지 신중해라. 검사도 맞는 게 있고 틀린 게 있다.

장난감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한다. 아이의 뇌발달을 도와주려면..악영향을 막으려면! 이라는 수많은 공포와 사탕발림성 영업은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그 규모와 세기에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요즘 광고중 기도 안찼던 하나...아빠가 미국인인  아이를 배경으로 들리는 아빠의 나레이션.

"우리 아들에게는 영어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단지 ****으로 놀게 할 뿐입니다. *****~! "

미틴거 아냐? 아빠가 미국인이라고!!!! ~저런 뻥으로 광고를 해? 그게 먹혀?하는 나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그 업체는 꽤 유명하니 잘 나가는것 같다.

이런 광고가 나오고 먹히는 한국사회..과연 정상인걸까.

2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한글을 가르칠까 고민하는 엄마. 세살부터 영어유치원을 알아보는 엄마.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불안해하는 18개월 엄마..그런 그녀들의 고민이 여기저기서 바글거린다.

왜 이런걸까. 초등 1년생에게 논술과외를 붙이고 특목고를 가기 위해 밤 11시까지 학원을 다니게 하는 우리 사회는 과연 왜 이런걸까. 왜 이렇게 됐을까. 난 과연 휩쓸리지 않을수 있을까. 아니 내 아이에게 너무 무심한거 아닐까.라는 불안과 초조를 하루에도 수십번 느끼게 하는 이사회.

 

그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알려주는 책들 참 없었다...수많은 육아서들이 이렇게 키워라..저렇게 키워라 말은 하지만 두루뭉실 미적지근했는데...

 

할렐루야~나무아미타불!!! 

정말 육아, 특히 한국에서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기본바이블이 될만한 책이 드디어 나왔다.

오랜 내공과 경륜을 자랑하는 공인된 육아계의 거물커플. 김수연 박사와 강영숙 피디의 합작.

그들의 편안하지만 날카롭고 심도있는 대화가 이 사회의 육아에 대한 문제와 원인을 조목조목 풀어준다.

읽으면서 맞다고 무릎을 치며 왜 이제서야 이런 책이 나왔느냐 찬양을 수십번은 했다.

초조해할수 밖에 없던..아니란걸 알겠는데 왜인지 이유를 대기 힘들던 내게 지혜롭고 든든한 지원군이 나온 것 같다. 아이를 제 그릇대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키우는게 가장 기본이라는것을 왜 이렇게 잊게 하려는 건지.정신들라 찬물뿌려주고 제대로 가라고 좋은약 먹여주는  진정한 육아도우미가 나온거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수많은 육아서 중 군계일학. 최고다. 앞으로 품고 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사다닐때 친하던 동생이 좀 독특하고 순수했다.

책도 많이 읽던 그녀..어느날 하는 말 "언니, 이외수 섹시하지 않아요?"

아마 그때가 황금어장의 출연시기쯤이었으리라.

눈이 동그래진 주변사람들을 보며 머쓱해진 그녀. "내가 좀 독특하죠? "

 

하지만 이번 새로 나온 책 이외수의 사랑법-사랑외전을 읽고 나서 표지의 이외수작가의 크로키를 보니 왠지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를 보면 주인공이 마법으로 인해 사람의 내면과 외면을 바꿔보게 되는데

이외수 작가 그의 내면에는 얼마나 큰 거인이 숨어있는걸까.

작고 마르고 늙은 꽁지머리 작가에게 섹시함을 느끼던 회사 동생은 그러고보면 얼마나 순수하고 명료한 직관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현명하나 고루하지 않고 기발하며  순수하다...

젊음과 연륜의 장점만을 모아 갖고 있는 그는 참 현존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의 파편들을 짧은 수기 식으로 모아 출판하는 이외수-정태련 시리즈는

이번 사랑외전에서 한층 무르익은 깊이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선천적으로 사랑에 목마르게 태어난 그가 바라는 세상은 언제 올까.

불륜에 빠져서 난 사랑없이는 못산다는 중년의 바람남바람녀.

육체의 욕망과 가벼운 낭만에 휩쓸린 젊은이들이 부르짖는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그 사랑을 같이 찾게 되는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외롭거나 쓸쓸할때 한번씩 읽어야겠다.

 

요새 많이 바쁘고 힘들어 맘의 여유가 없다 보니 책을 잘 못 봤는데

이외수작가의 책이라 하여 앞뒤생각없이 받아들고 말았다.

읽다 보니...좋은 책을 안읽어 내가 더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명언처럼 깊은 삶의 의미들이 인터넷 유머처럼 재미있게 그러나 여운있게 가득 넘친다.

책속의 그의 말대로  책을 읽어야 삶에 기품이 생기는 법. 힘들다고 바쁘다고 책을 외면하지 말고 좋은책, 그리고 즐거운 이 책을 항상 옆에 두고 틈틈이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 사는 모습에도 다 시대에 따르는 유행이 있나보다.

언젠가부터 일고 있는 캠핑 붐은 이제 대세다.

몇달전부터 집옆 공원에 판자촌이 아닌 텐트촌이 오전부터 형성되는 걸 보면서 놀랐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비스듬한 잔디밭에마저 파고들던 텐트안에서 누워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글쎄..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다.

여가를 어떻게 보내든 자기마음이겠지만 적어도 공용지에서 남들의 보행마저 방해할 만큼 난립하는 텐트붐은 뭔가 아닌것 같다. 진짜 정통 캠핑과는 다른, 유행을 타는 아류라고 해야하겠지?

얘기가 딴 곳으로 샜지만 TV나 잡지에서 보이는 산세 수려한 자연안에서의 캠핑 모습은 도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설피 시작하다간 서두에서 얘기했던 이래도저래도 아닌 캠핑족으로밖에 안될것 같다.

적당한 가격에 권해주는대로 샀다가 갈곳도 모르겠고 가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겟고...사놓은 텐트는 아깝고 그러다보니 공원에라도 가서 설치해보자~하고 갖고 나가고...나갔더니 나같은 사람들이 다들 쳐놓아서 자리없어 당황하다가 비탈진 경사에라도 어찌어찌 쳐놓고는 잠시 낮잠 비슷하게 쉬다가

불편하고 짜증나고 힘들어서 이후에는 안나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집 창고에 텐트는 고이 모셔져있다가 습기에 녹이 슬어버리는 아주 뻔한 결과가 영화필름처럼 떠오르는 것이다.

뭐든지 시작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책 한권 잘 골라 읽는게 사실 가격대비 가장 확실한 투자일거다.

그런데 캠핑의 대세를 타고 좋은 책이 나왔다. 그것도 멋진 여성, 신나게 사는 아줌마 둘이 합심하여 만든 책이다. 여성이 쓴 책이지만 초보부터 전문가가까지 다 알수 있도록 상세하고 체계적이다.

때로 너무 상세해서 오히려 복잡할 정도로 아는거 다 가르쳐주려고 애를 쓴 책이다.

한 두세권 연작으로 나와도 됐겠다. 뒷편의 요리부분을 차라리 없애고 캠핑 장비와 장소, 활용법 등을 좀더 쉽게 나누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쉽다.

왜냐..넘 많아...많아도 넘 많아. 설명이 넘 많아...그리고 넘 바르게 착하게만 설명해서 쬐꼼 재미없기도 하다. 캠핑과의 성실한 반장님이 주는 엄청 빡빡한 필기노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정독하여 공부할 자세라면 본전 생각 안날 책이지만 나같은 흥미성 독자에게는 다소 질리게 하는 감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작년과 달리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나같은 겁쟁이가 무서운 소설책을 찾아 읽었으니..

 

괴담이라는 제목을 보고 연상한건 여고괴담이랑 개성괴담...(다 영화의 영향이다.)

학교와 관련된 괴담이라니 중년의 내 나이에 조금 약할것도 같았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건 학교와 군대라는 강제된 단체생활이 아닐까. 같은 목적에 맞춰 짜여진 구성원들이 획일적인 기준 속에 억압되어 원하는 것만 토해내야 하는 무겁고 무서운 단체생활. 그 안에서의 스트레스는 발산할 정당한 출구를 못찾고 결국은 기형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래서 학교에는 괴담이 많은가 보다.

 

" 두번째 아이가 사라진다. 일등과 이등이 있으면 일등이 사라진다."

방미진 작가는  흔할 수 있는 학교괴담에 새로운 코드를 찾아냈다. 괴담과 환타지의 접목이라고 해야하나. 기존의 흔한 학교괴담처럼 귀신이 되어 복수를 할 것같은 사라진 아이들은 아스라한 여운으로 남고 살아있으나 살아있지 않은 이등들이 서로를 없애기 위해 괴담을 실행한다.

 

미묘하고 섬세한 심리의 변화가 기이한 두려움을 무늬로 촘촘히 레이스를 떠가는 느낌이다.

한권이 쉽게 읽혀진다. 재미있다.

하지만 재미있으면서도 책을 덮고 났을때의 기분은 깔끔하지는 않다.

지연이 계속 두번째 아이를 없애면서 스스로가 피폐해져가는 과정의 클라이막스는 너무나 쉽게 정리되어버린 것 같다. 어찌보면 공감되는 연두라는 아이의 외로움과 피해의식은 언니를 없애는 걸로 그렇게 쉽게 편안해질 수 있을까?  천재이면서 이기적이고 우울한 화가 요한은 왜 그렇게 비뚤어졌는지를 태생탓으로 서둘러 정리해버린 것 같다. 요한의 동생 치한도 그 개성적인 캐릭터에 대해 설명이 너무 없다.

 

괴담속 일등과 이등에 대한 개념의 반전, 그리고 경쟁하며 살아남으려는 아이들의 날카롭고 불안한 심리등을 잘 그려낸 작품이기는 하지만 결말의 느슨함이 두고두고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브들의 아찔한 수다 - 여성 작가들의 아주 은밀한 섹스 판타지
구경미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작가들의 아주 은밀한 섹스판타지...라는 안내문구와 더불어 빠~알간 바탕 속에 까만 힐이 남자의 구두를 뒤축으로 서있는 표지! 아~ 끌려끌려! 뭔가 새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

 

"젊은 여성 작가들이 풀어낸 섹스의 환타지"라네..?!

오..문학쪽에서 점잖은 여성작가들이 이런 시도를..멋진걸!  어떻게 남성중심에서 벗어나  여성의 시각으로 또 문학성도 있게 풀어냈을까? 이런 시도는 박수 쳐 줘야해~그럼! 여자가 보는 섹스판타지면 여성독자로서 공감하는것도 많겠는걸 ! 이런 설렘속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었는데....

 

문학과 영상미디어. 그리고 남자와 여자, 시장의 상업성과 작가주의의 차이를 많이도 느끼게 해준 이 책. 왜 그럴까.   

 

섹스를 매개로 이 시대 혼돈과 어둠을 여성의 시각으로 표현하는 단편을 그려달라는게 출판사의 주문이었다면 나름 작가분마다 다른 색과 깊이로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읽었음 될일이야.

하지만 읽으면서 다소 지루해지고 허무해졌던 건 우선 이 책의 마케팅 촛점이 너무 엇나간데 있어.

예전 신하균이 나왔던 영화-지구를 지켜라-를 기억해? 그거 굉장히 잘만든 영화였는데 엄청 실패했거든. 왜인지 알아? 포스터가 문제였어.  익살스런 신하균의 얼굴 뒤로 우스꽝스러운 분장의 우주인들을 그려낸 포스터를 보고 사람들은 야~이거 코미디인가보다. 웃고 즐겨보자 하고 들어갔더니 내용이 너무나 어둡고 슬픈거야. 작품성 있는 영화인건 알겠지만 찾아 들어온 관람객들의 기대와 완전 어긋난거지.  웃으려고 들어갔다가 씁쓸한 기분으로 나오게 만든게  그 영화의 실패요인이었거든.

 

이책. 표지와 소개문구. 아주 멋져. 돋아. 손이 절로 가. 근데  내용들은 다 심각해. 문학작품이 원래 그렇지. 내가 잠깐 잊었네 라고 인정하기에는 갭이 너무 큰거야. 차라리 젊은 여성작가들이 고뇌하는 현실을 각자의 색깔로 풀어냈다라고 담담히 소개했다면 오히려 잔잔하니 와닿을 수도 있었겠어.섹스에 밑줄 긋지 말고.  작품성이 있지만 심각한 내용, 작품성도 없는데 있고 싶어하는 내용. 그리고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고만고만 재미있는 내용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어쨋든 중요한건  그 중 하나라도 이 책의 표지와 딱 맞는 건 없더라고. 쳇!

 

쉽게 말해서 "섹스 앤 더 시티" 일거 같아 신나서 펼쳤다가 동인문학상 작품집을 읽게 된 느낌이 들어.

표지로 비롯된 과도한 기대만 아니었다면 몇몇 단편은 꽤 좋아. 김이설의 세트 플레이,팔월의 눈, 통증 등은 수작이야.  표지만 보고 반한 나같은 독자가 미안할 정도지.

 

독자들은 준비가 되어있고 시대는 빨리 변하는데  문학을 하는 작가들..특히 여성들의 변화는 느린것 같네. 미모들은 다 뛰어나신데 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