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들의 아찔한 수다 - 여성 작가들의 아주 은밀한 섹스 판타지
구경미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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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작가들의 아주 은밀한 섹스판타지...라는 안내문구와 더불어 빠~알간 바탕 속에 까만 힐이 남자의 구두를 뒤축으로 서있는 표지! 아~ 끌려끌려! 뭔가 새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

 

"젊은 여성 작가들이 풀어낸 섹스의 환타지"라네..?!

오..문학쪽에서 점잖은 여성작가들이 이런 시도를..멋진걸!  어떻게 남성중심에서 벗어나  여성의 시각으로 또 문학성도 있게 풀어냈을까? 이런 시도는 박수 쳐 줘야해~그럼! 여자가 보는 섹스판타지면 여성독자로서 공감하는것도 많겠는걸 ! 이런 설렘속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었는데....

 

문학과 영상미디어. 그리고 남자와 여자, 시장의 상업성과 작가주의의 차이를 많이도 느끼게 해준 이 책. 왜 그럴까.   

 

섹스를 매개로 이 시대 혼돈과 어둠을 여성의 시각으로 표현하는 단편을 그려달라는게 출판사의 주문이었다면 나름 작가분마다 다른 색과 깊이로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읽었음 될일이야.

하지만 읽으면서 다소 지루해지고 허무해졌던 건 우선 이 책의 마케팅 촛점이 너무 엇나간데 있어.

예전 신하균이 나왔던 영화-지구를 지켜라-를 기억해? 그거 굉장히 잘만든 영화였는데 엄청 실패했거든. 왜인지 알아? 포스터가 문제였어.  익살스런 신하균의 얼굴 뒤로 우스꽝스러운 분장의 우주인들을 그려낸 포스터를 보고 사람들은 야~이거 코미디인가보다. 웃고 즐겨보자 하고 들어갔더니 내용이 너무나 어둡고 슬픈거야. 작품성 있는 영화인건 알겠지만 찾아 들어온 관람객들의 기대와 완전 어긋난거지.  웃으려고 들어갔다가 씁쓸한 기분으로 나오게 만든게  그 영화의 실패요인이었거든.

 

이책. 표지와 소개문구. 아주 멋져. 돋아. 손이 절로 가. 근데  내용들은 다 심각해. 문학작품이 원래 그렇지. 내가 잠깐 잊었네 라고 인정하기에는 갭이 너무 큰거야. 차라리 젊은 여성작가들이 고뇌하는 현실을 각자의 색깔로 풀어냈다라고 담담히 소개했다면 오히려 잔잔하니 와닿을 수도 있었겠어.섹스에 밑줄 긋지 말고.  작품성이 있지만 심각한 내용, 작품성도 없는데 있고 싶어하는 내용. 그리고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고만고만 재미있는 내용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어쨋든 중요한건  그 중 하나라도 이 책의 표지와 딱 맞는 건 없더라고. 쳇!

 

쉽게 말해서 "섹스 앤 더 시티" 일거 같아 신나서 펼쳤다가 동인문학상 작품집을 읽게 된 느낌이 들어.

표지로 비롯된 과도한 기대만 아니었다면 몇몇 단편은 꽤 좋아. 김이설의 세트 플레이,팔월의 눈, 통증 등은 수작이야.  표지만 보고 반한 나같은 독자가 미안할 정도지.

 

독자들은 준비가 되어있고 시대는 빨리 변하는데  문학을 하는 작가들..특히 여성들의 변화는 느린것 같네. 미모들은 다 뛰어나신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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