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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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cf를 보면 식물을 잘 키우는 여자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갸날픈 몸매에 단아한 이목구비.그리고 조용하면서 야무진 일처리.

식사도 정갈하고 인간관계도 넘침이 없습니다.

식물처럼 조용하되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식물을 잘 키울 것 같고 실제 그런 경우를 많이 봐서 더 그런듯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임이랑씨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게 없었지요. 이름이 참 이뻤고 식물과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베이시스트라니 놀랐고 더 멋지더라구요. 문체에서 느껴지는 찬찬함과 세밀함에 이름까지...

식물과 너무 잘 어울린다 생각하며 인물검색을 해봤더니..세상에,상상하던 이미지와 똑같더라구요.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의 관상이 따로 있는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전 아마 반대일 겁니다.

손에 수맥이 흐르는지 전자용품은 걸핏하면 고장나고 식물은 뿌리가 썩어 죽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애정의 과함이 문제였습니다.작가가 앞부분에 얘기하던 것처럼요.

상대의 특성을 알고 적당한 거리를 지켜줘야하는데 과하게 퍼주다보니 뿌리가 썩어버리고 실망한 저는 배신감을 갖고 '이젠 안키워!'하며 포기하다가 또 이쁜 모습에 데려오고...식물포기자의 루틴..ㅠㅡㅠ;;;

애정을 줬는데 떠나는 연인처럼 슬픈게 없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사랑에 회의적인것처럼

식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난 식물이랑 안 맞아! 자꾸 죽어서 싫어! 너무 어려워!하고 도리질을 쳤지만 아아...

그 푸른 잎사귀들.이쁜 꽃들.어떻게 포기가 되겠어요,

비싼 가전가구가 가득한 집보다 이쁜 꽃과 나무가 있는 집이 훨 아름다운데...왜 나는 식물을 잘 못 키울까..하는

아쉬움.그리고 데려와서 죽이는게 더 싫어 참고 있는 착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당연히 손이 갈 겁니다.

책은 참 이뻐요.표지도 글자폰트도 손에 쏙 잡히는 사이즈도 아주 좋습니다.

글자가 좀 작은게 저 같은 노안에겐 아쉽네요...ㅜ.ㅜ

식물마다 물의 양 뿐만이 아니라 맞는 햇볕의 종류와 바람까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무조건 해 쨍쨍, 물 듬뿍이란 공식이 오히려 독이었다니...식물무식자는 충격을 받습니다.

마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상대에게 맞는 애정을 줘야한다는거...

참 어려운데..그걸 잘 해내면 더할 나위없는 귀한 보답을 받게 되는거죠?

이쁘다고 침만 흘리던 화분들....여포처럼 동탁처럼 끌어안다 보내버린 아이들에게 사과를 표합니다.

이젠 좀더 절제하고 연구하는 고차원적인 사랑으로 품어볼께.

힘들수록 더 귀한 기쁨을 돌려받는 거니까요.

읽을수록 마음이 평화롭고 정화되는 책이에요

다만 정기적으로 연재되던 수필이다보니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느슨하고 희미해집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있는 저에겐 좀 담백했지만 건강에 좋은 효과는 확실히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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