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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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에게 주는 글은 대개 고리타분하기 마련이다.

 

나도 부모님에게 듣는 조언?들은 대개 영혼이 없어 흘려듣곤 했는데 그 이유는

마치 삼강오륜처럼 뻔한 도덕책의 논리의 영혼없는 훈수였기 때문이다.

 

좋은 선생님, 상사,선배의 조건은 말보단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

본인은 그렇게 못하면서 훈수를 두는건 쓸모없는 꼰대짓이 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서 40여년간 환자들을 치료해온 작가의 이력때문이다.

나도 가끔은 정신과 의원에게 내 상황을 체크 받곤 하는데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를 관찰하는 자세가 서운하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는 내원객들의 파도에 등대처럼 버텨야 하는 위치.

가끔은 그 쓰나미에 휩쓸려 너무도 피로해 결국 건조해보이던 그를 떠올리니

그런 직업을 가진 엄마로서 딸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까가 궁금했다.

 

가장 감정적으로 약하고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자식,그것도 딸에게

수십년을 정신과의사로 상담해오며 흔들리고 지치고 단련됬을 어미는

무슨 얘기를 해줄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같은 직업을 가졌어도 따뜻하고 강인한 가슴을 가진 사람은 다르구나...

대통령이 다 같지 않았듯이

정신과 의사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그녀도 다르다는것.

내가 환자로서 받고 싶던 위로.

딸로서 듣고 싶던 조언이 이 책에 다 있었다.

 

하나하나 마음을 울리는 조언들을 기록하다가 지친 책이다.

이런 사람이 내 엄마였다면....나는 좀 덜 방황했을까.

이런 사람이 내 의사였다면 ...나는 더 위로받았을까.

질투와 아쉬움이 피어오르다가..그래도 이 책을 봤으니

행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된건데 엄마들이 나이가 들었다고 저절로 성숙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포지션이 바뀌었을뿐, 30대든 40대든 어울리다 보면 그녀들에게선 유년 시절 어떤 아이었는지

보일때가 많다.

학교 뒷자리에서 수다떨기 좋아하던 소녀.

공부는 잘 하나 융통성이 부족하던 소녀. 무리를 짓기 좋아하던 소녀.

남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던 소녀.피해의식이 많아 은근히 남을 까내리던 소녀..


그들이 세상을 만나 더 거칠어지거나 다듬어지면서 엄마가 되었고

그렇게 자라난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

아이 양육은 매스컴과 교육을 따라 하지만 엄마라서 느끼는 불안과 외로움은 천태만상이고

그것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향한 조각칼을 돌려  자신을 다듬어 가야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비록 부족하다고 해도

아이의 고통과 외로움을 공감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조언을 해도 결국 경험해봐야 아는 인생이다.

그 상처와 눈물에 위로와 따뜻함을 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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