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식에 관한 사소한 비밀
김안나 지음 / 리즈앤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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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시간이 조금 어긋나서 서점에서 동생을 기다리다가 선 채로 다 읽었다. 어디에 '비밀'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정말이지 '사소'하긴 하다. 신문이나 잡지 한 귀퉁이에서 심심풀이로 읽던 내용들을 이리 저기 모아 짜집기 한 것 같다. 그것도 얼기 설기, 활자도 크고 여백도 많다.

 음식에 대해 나름대로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사에 조예가 깊은 것 같지도 않다. 누구나 어떤 책이든 대단한 동기 의식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보람있을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을 잘 다져넣을 수도 있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독자를 유혹하는 재주를 부릴 수도 있다. 다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책의 저자가 되고 싶은 의지가 별로 없는 듯 하다.

 서점에서 만화책이나 잡지만 랩핑할 게 아니라 이 책도 랩핑해야 할 것 같다. 예쁜 표지에 끌린 파리만 너덜해지도록 들끓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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