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와 여론
노암 촘스키 & 데이비드 바사미언 지음, 이성복 옮김 / 아침이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촘스키의 이름을 신문이나 방송매체 이전에 전공 수업을 통해 먼저 들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내가 아는 촘스키는 오토마타 이론을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뛰어난 언어학자였다. 그래서, 911과 이라크전을 거치며 거론되는 몇몇 미국의 양심들 중 단연 으뜸을 차지하는 촘스키의 이름은 조금은 생소하고 낯설었다.

이 책은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 이어 두번째로 읽게 된 촘스키 관련 책이다. 앞서 읽은 책에 비해 이 책에서 촘스키는 조금 덜 해왕성 사람같고 조금 더 복잡해졌다. 코소보 사태나 동티모르에 대해 무지한 내가 읽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벅차기도 하다. 그런 일이 있을 때 바깥 세상 일에 대한 나의 눈과 귀가 열려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은 몇몇 깨어있는 사람이 전문적으로 맡아서 해야한다는 착각 속에 살 때가 있다. 보통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본업에만 충실하기에도 살기 힘든데 언제 그 많은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는데 시간을 쏟을 수 있겠냐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 산다. 그러나 이 책 속의 촘스키는 너무나 왕성하게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본업인 언어학과 교수로서의 역할도 누구보다 충실하게 행하면서.

책에서 촘스키가 말하는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그가 살아가는 방식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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