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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평점 :
All for one, One for all!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삼총사, 하면 생각나는 이 말은 도대체 난 어디서 들었을까 싶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재발견은 나에게 있어 <몬테크리스토 백작>이었다. 이런 저런 책을 사들이던 내게 신랑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사달라, 했을 때 비웃었었다. 왠 몬테크리스토 백작?? 하면서 말이다. 인터넷 서점을 뒤지다보니 다섯 권으로 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있었고 그 책을 사서 신랑보다 내가 먼저 읽었는데, 이것은 참으로 신세계라 아니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고전을 읽을 때 세대차이를 느낄 때가 많이 있다. 고리타분한 여성관 혹은 세계관 때문에 살짝 지루해지거나 공감이 가지 않아서 책 읽기가 따분할 때가 있더라 이 말이다. 그런데 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다섯 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흥미진진하고 스릴러다운 면모를 자랑하던지 제대로 된 완역본의 힘이라는 것에,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소설가에 대해 스스로 감히 재평가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내 맘 속에 진짜 작가로 자리잡고 있는 뒤마선생의 또다른 역작 <삼총사>의 완역본이 나왔다. 고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멋들어진 외모부터 이미 나를 사로잡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어렸을 때 만화 <삼총사>를 본 기억이 있다. 강아지가 주인공이었다. 정말 눈물나게 슬프다. 무슨 강가딘도 아니고. 그에 반해 영화 <삼총사>는 1993년 찰리 쉰과 키퍼 서덜랜드, 크리스 오도넬, 줄리 델피등이 나와 멋지게 검을 휘두르는 가운데 유머까지 곁들인 멋진 영화로 탄생했다. 그 이후로도 영화, 만화, 뮤지컬까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 온 <삼총사>가 주니어용이 아닌 완역본으로 탄생했으니 어찌 모른 척 할 수가 있겠는가!
너무도 귀에 익은 달타냥은 다르타냥으로 다시 탄생했고, 이미 개봉한 영화에서의 크리스 오도넬이나 올해 새로이 개봉한 영화에서의 로건 레먼처럼 잘 생긴 남자에서 조금은 허황된 느낌의 캐릭터로 다시 살아났다. 루이 13세 시대. 가스코뉴 출생의 다르타냥은 파리로 나와서 근위 총사대의 대장 크레빌을 찾아간다. 바로 그 때 거기에 있던 유명한 삼총사 아토스와 포르토스, 아라미스로부터 차례로 결투신청을 받고, 약속한 장소에서 결투를 시작하려는 바로 그 순간 리슐리외 친위대의 습격을 받는다. 삼총사가 몰리는 것을 본 다르타냥이 삼총사의 편에서 결투를 벌이게 되고 그 후 삼총사와 다르타냥은 All for one, One for all을 외치며 재상 리슐리외의 권세와 음모에 반항하며 종횡무진 활약을 벌이게 된다.
종횡무진 활약, 이라는 표현은 가장 큰 줄거리 중에 좋은 부분만 살려낸 것이고 영화나 만화 등도 이 줄거리 안에서 만들어진 축약본에 불과하다. 곁가지로 파고 들어가보면 이 멋쟁이 삼총사와 다르타냥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유머에 가깝다. 혈기왕성한 촌뜨기 다르타냥과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 캐릭터를 가진 삼총사들의 진상짓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거의 코메디 수준이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위해 맹목적인 의리와 신의를 발휘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진정한 신의가 없는 오늘날을 꼬집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인륜의 실천 덕목 중 하나인 '붕우유신'의 서양판이라고나 할까. 작가 자신이 가장 좋아한 자신의 작품으로 꼽는다는 <삼총사>가 올 가을 읽어야 할 작품으로 꼽힐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