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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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렴풋이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고 나서 꽤 큰 영향을 주었다. 작품 속 플롯 속 내용이 전부 공감이 되었던 건 아니었지만. 특히 서문은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해줘야 할 이야기를 많이 담아낸 것 같아 다이어리에 필사까지 해놨다.


단순하게 데미안을 동경하고, 신기해하던 싱클레어는 어느샌가 데미안과 유사한 사람으로 자랐다. 그의 어릴 적을 생각한다면, 데미안 없이는 (죽고 못 사는 정돈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결정할 수조차 없던 이가 아니었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세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장기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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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초인간 : 극장 밖의 히치 코크 - KBS <북유럽> MC 김중혁 작가 장편소설 내일은 초인간 2
김중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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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초인간> 1권을 완독한 후 '의리로 봤다'. 예상을 깨고 결말 부분에서 급전개가 이뤄져서 좀 싱겁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그래서 송보라랑 이기영은 어떻게 됐는데...). 작가의 전작인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의 세계관이 특이하게 연결되어 흥미롭게 느껴졌다. 구동치가 이런 식으로 등장하나, 이리는 이 작품에서도 '쩌리' 같은 이미지인가, 라는 생각을 혼자 되뇌며 읽었다. 1권에서는 초클(초인간 클랜의 줄임말)의 활약이 인물마다 돋보이게 표현되었다면, 2권에서는 의외로 초클이 아닌 타자의 서사가 주를 이뤘다. 전혀 무겁게 읽어야 하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또 <나는 농담이다>와 같은 작품만큼의 영향력은 없었지만, 때때로 등장하는 대사의 감칠맛으로 인해 완독할 수 있었다. 과연 작가의 강점으로 꼽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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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 - 조정래 대하소설,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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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한국 문학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이라면 꼭 한 번씩 언급하는 작품이다. 사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국내 연작 소설 완독하기였는데, 시작점으로 정한 작품이 <태백산맥>이었다. 목표는 호기롭게 잡았는데, 너무 쉽게 중도하차하면 어쩌나 싶었다. 예상과는 달리 문장은 쉽게 읽혔고, 내용이 좀 복잡하긴 해도 아예 이해를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한 마디로 '거장의 걸작', 그중 1권은 전채 요리를 단 한 번 떠먹어본 정도일 것이다.


해방 이후 한민족에서 나온 좌익과 우익이라는 이념, 그리고 둘 중 그 어느 쪽도 아닌 중도라는 또 하나의 이념이 플롯의 모든 테두리를 둘러싸고 있다. 작품은 의외로 이념에 대한 갈등을 쉽게 풀어낸다. 딱히 어렵거나 화려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독자는 이해할 수 있다. 현세대가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시공간을 어떻게 쟁취할 수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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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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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자를 꿈꾼 적이 있었지만, 그 꿈의 불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꺼졌다. 이유인즉슨 당시 시국 가운데 기자로서의 평판, 흔히 말해 '기레기'라는 별칭이 단순한 비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별칭에 당위성을 느끼기 시작했던 게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였던 것 같다. '내가 기자가 된다면, 기자라는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그 별칭을 피해갈 수 있을까?', '어쩌면 꽤 높은 확률로 '기레기'라는 말에 당위성을 더 부여하는 기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심오한 고민을 했다.


사실 그때 갖게 된 기자라는 직업, 그와 관련된 사람들-주로 언론인에게 느끼는 선입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학생 때 접한 언론인의 책이 잊히기가 무색하게 논란이 터진 걸 보면서(3대 지상파 앵커의 성추문 논란이었다) 긴 여운과 같은 배신감을 느낀 적도 있다. 다행히 이번에 읽은 남현도 기자의 에세이는 검열을 강하게 거치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쭉 읽어내려갔다. 내가 아는 언론인이라고 한다면 주관보다는 객관을 강조하되 그 안에서 자기 주관을 쉽사리 꺾으려 하지 않는 모습이 연상된다. 다행히, 이 사람은 아니었다.


한 마디로 이 에세이는 다정하고도 문학적인 에세이다. 저자의 주관이 배제된 건 아니지만, 그가 만난 '체헐리즘 소재의 제공자'들의 견해도 포용하는 따뜻한 글이 모였다. 여성 속옷 체험기, 폐지 수집 체험기, 육아 체험기 등 한 번쯤은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해볼 만한 거리가 다양하게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체험기는 '50번 이상 거절 (당)하기'였다. 몇 년 전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거절하기에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나로선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가 발 벗고 나서서 이런 챌린지를 해보겠나.


책을 덮은 뒤 저자의 최근 기사도 검색해보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았다. 여전히 유익하고 신선한 소재거리를 들고 방방곡곡 다니고 계셨다. 모든 기자, 포괄적으로는 언론인이 '남기자' 같은 유형(사람에게 유형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민망하긴 하지만)이라면 "더 큰 대한민국"을 쉽게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건 큰 욕심이라는 걸 안다. 혹자는 해마다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고 속에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 살 만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보자고 돌려 말하는 듯하다. 나름 괜찮은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때로는 용기도 필요하고,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느끼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기에, 한국이라는 좁고도 넓은 세계는 저자와 나, 타자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꾸려나가야 하기에, 벌써부터 지루한 선입견을 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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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초인간 :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 - KBS <북유럽> MC 김중혁 작가 장편소설 내일은 초인간 1
김중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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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나름 빠져 지냈던 인터넷 소설들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김중혁 작가의 신간은 그 분위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그저 대사를 쭉 읽고만 있자니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 한편으론 그 맛에 '귀여워서 봐준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사실 작품 속 인물들을 '초인간'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평범하다. 그들은 구세주가 아니었고, 또 세상을 들썩거리게 할만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날 영웅 설화처럼 '하루아침에 개천에서 용이 나 세상을 구했다'는 식의 서사와는 비교되는, 김중혁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작품을 볼 때마다 눈여겨보는 부분 중 하나가 '작가의 말'이다. 특히나 이번 작가의 말은 재치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동시에 작가가 인격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작가의 말도 스포일러의 일부분인지 모르겠다). 말미에 드러나는 작가의 말을 통해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바람을 볼 수 있었다.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공상우는 공상우, 민시아는 민시아, 독자인 나는 나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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