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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9년 4월
평점 :
간만에 읽은 ‘걸작’이다. 작가님의 직설적인 문체는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 인물의 등장에 있어 강력한 힘을 보태준다고 생각했다.
나는 강민주가 달성하려 했던 삶의 목표가 황남기에 의해 달성되지 못했음을 목도하며 이것이 한 여성의 인생에서 깨지지 못한 한계라는 생각에 당황하기도 했고, 분노하기도 했으며, 하이퍼 리얼리즘적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강민주는 완전 범죄를 꿈꾼 것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천편일률적으로다가- 여성의 거사에 장애물이 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어떤 것이 아닌 ‘남성’이 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승하의 각성은 감히 주목해볼만 하다. 그는 강민주로부터 (강제적으로) 풀려난 뒤, 한 인터뷰에서 강민주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다. 그러나 난 이게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발언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강민주의 ‘납치’라는 계획이 단면적으로는 상식 밖의 일일지라도 백승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는 것에는 아주 많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작품에서, 그리고 내게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한 강민주의 삶, 그리고 그의 가치관을 말해보자면, 그의 깨어있는 정신이 너무 부럽다. 그의 불행하고 불행했던 가정사는 그의 사상을 페미니즘적 사상으로 변화시켰다. 그렇지만 절대 부정적 영향이 아니라는 점. 나는 이 점을 모든 것의 핵심으로 여겼다. 아버지의 매일의 폭주가 당시에는 죽고 싶을만큼 힘겨워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강민주의 삶은 정체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가 상담사로서 들어왔던 여러 가정의 이야기들도 백승하를 납치하는 것에 상당수 일조했겠지만, 아무튼 가정 내 문제가 이야기 속 강민주를 빚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여성의 금지된 소망이 단순히 남성의 존재 이유만으로 제재되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수십 년이 지나도 붕괴되지 않는 남성 중심 사회에 여성이 도전해보겠다고 발을 내딛었을 때, 우리는 관망이 아닌 그 도전자의 손을 잡아주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