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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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첫 책: 누군가에게는 날개인 나

이번 주, 아니 이번 달 내내 깨진 멘탈이 복구가 안되고 있다. 그 와중에 집어든 이 책은 꽤나 강한 흡입력이 있었다. ‘심연’을 테마로 한 이야기는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가장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완독 후 리뷰를 찾아보니, 이 책의 제목이 연인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 아니냐?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 굉장히 많았다. 나 역시 제목만 보고는 한 쌍의 커플에 대한 이야기겠거니 싶었다. 읽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라는 문장은 엄마가 딸에게 하는 말이었다. 죽어서도 단 한 순간도 잊을 수 없는 귀한 딸에게 하는 말. 열아홉살의 나이에 바다에 몸을 던진 지은에게는 카밀라(희재)라는 날개가 있었다.

작가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에 있어 100% 전부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그 과정 가운데 ‘오해’라는 게 개입되지 않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한 인간이 지닌 심연이라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타자가 절대 다 알 수 없고, 오해의 개입 없이 여길 수 없다. 근거는 이미 지은과 희재의 이야기에 나타난다. “넌 누군가에 대해 다 알 수 있느냐”는 지은의 말은 마치 나에게 던지는 말인 것 같았다.

그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희재에 대한 지은의 사랑이다. 그는 어떠한 장애 속에서도 희재를 포기하지 않았다. 장애란 타자의 실언, 혹은 희재를 낳으려 하는 지은을 막는 사람 그 자체였다. 지은이 세상을 떠나도 그의 날개는 평생에 희재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엄마도 나에 대해 이런 마음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는, 다 갖춘다 할지라도 사랑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성경 구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은 비단 남자와 여자, 혹은 어떤 연인 간에 나누는 사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관념 안에 이해, 그리고 모든 걸 포괄하는 ‘심연’이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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