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 컬렉션
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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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첫 책: 이토록 새를 갈망하는 세계

우미와 우일을 보면서 이 이야기는 결코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가 아님을 느꼈다. 엄마 없이 자란 두 남매는 한 번도 슬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마치 그들에게 엄마가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 오히려 아버지가 그들 세계에서 전부인 것처럼 살아간다.

이 잘못 없는 어린 양들에게 주어진 것은 그저 ‘광기’였다. 결국 우미와 우일은 그 광기를 지닌 채 새가 되었다. 우일은 말한다. 자기는 어쩌면 새인지도 모른다고. 그 말은 지옥같은 현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새가 되기를 바라는 우일의 부르짖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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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은 세상을 어떻게 위협하는가 - 정체성 비상사태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6
클로드 M. 스틸 지음, 정여진 옮김 / 바이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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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인상치고는 무난무난했던, 고정관념과 정체성 위협에 관해 뻔하지 않게, 그러나 심도있게 다뤘다. 한 번쯤은 다시 책장을 펴볼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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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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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 책: 누군가는, 지금도 ‘카타리나 블룸’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종국에 카타리나가 일간지 기자 퇴트게스를 죽이는 장면, 언론의 난사를 겪은 이후 그가 접해온 온갖 비난의 장면만이 기억에 남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소식인건지, 누구에게 이득을 취하기 위한 기사인건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말(글)이 살인 병기가 되어 그들의 창조주 격인 인간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으로 아주 적격이다.

반면, 하인리히 뵐이 남긴 수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 속에서도 피해자는 ‘여성’이다. 저자는 전후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챙기기에 힘썼다고 하는데, 이게 언젯적 이야기인지 한참을 거슬러 가야 하나, 21세기 현재에도 약자들이 살기에는 너무나도 두려운 세상이다. 그리고 난 또 다시 그 사실에 좌절하고, 힘이 빠진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이란, 열 번 잘해도 한 번 칭찬 받기 어려운 존재지만 한 번 잘못 한다면 수천 번이라도 비난 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특히 사회적 약자라면 더더욱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감히 단언해본다. 카타리나가 퇴트게스의 결정적 한 마디를 듣자마자 그를 죽였다는 것에 잠시 초점을 둔다. 위 문장을 카타리나에게 적용해보았을 때, 과연 카타리나는 비열한 가해자인가? 혹은 뿌리부터 바꿀 수 없는, 어찌 보면 운명적인 피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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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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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주의자의 연애담

미적지근한 경민과 한아의 관계, 데일 듯 뜨거우면서도 타지 않는 외계인(?)과 한아의 관계. 두 관계가 양립하는 플롯 안에서 간질간질한 감정이 올라왔다. 정세랑 작가의 이전 작품인 <보건교사 안은영>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다른 결의 똘끼(?)가 마냥 불편하지는 않다. 스물 여섯에 끼적거리다시피 한 작품을 서른 여섯의 나이에 세상에 내놓은 작가의 당찬 포부가 어딘가 모르게 고맙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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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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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책: 이토록 해괴망측한,

이 책의 시작에 앞서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를 보았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그 헌사를 읽은 게 부끄러워질 정도로 민망하다. 마치 쇼미더머니의 출연자들이 써낸 가사처럼. ‘나는 뼈저리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어, 그렇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지. 내 전 여친은 잘 나가는 나를 보고 배가 아파 잠을 못 잘 거야. 우리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야.’ (갑분혐-갑자기 분위기 여혐?)

저자의 여자를 향한 성적 대상화가 너무 노골적이었고, 그 때문에 자꾸 주인공의 어머니, 아니 ‘주인공: 어머니’가 가려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생각보다 꽤 크게 충격 받아서(?) 당분간 이 작가의 책은 손 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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