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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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거 분명히 낚시질이다. 사람들을 월드비전의 후원자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낚시질.

그러나 나는 그게 낚시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미끼를 덮썩 물고 말았다. 예전에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의 '섬'나라에 살고 있는 까닭에 우리가 세상을 너무도 모른다고 말했던 그녀는 이제 5년차의 중고참이 되면서 후원회원 확보하는 재능까지 몇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알면서도 물었던 것은 그녀의 낚시질에 안넘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엄청난 에너지를 그냥 구경만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기부'가 '동정'이 아니라 같이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녀만큼 명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었던가? 쩝, 아니다. 같은 기구에서 홍보대사로 일하는 김혜자씨의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도 만만치 않은 중견 배우의 입심을 보여주긴 했다.

낚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복한 이 마음, 부디 다른 사람에게도 많이 퍼지길 바라며, 또 이 책을 사거나 읽은 사람들이 지진이후 추위로 고생하는 파키스탄 사람들을 주목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MBC의 느낌표에도 같은 수준의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이 책 값과 동일한 수준의 돈은 800원짜리 링겔 하나가 없어서 죽고, 천원도 안되는 항생제가 없어서 눈이 먼다는 파키스탄의 수많은 아이들도 살릴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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