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의 역사 1 : 작전편 - 20세기를 배후 조종한 세기의 첩보전들
어니스트 볼크먼 지음, 이창신 옮김 / 이마고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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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공식적인 역사서들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때까지 당시 유럽의 최강대국들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패전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독일에게 여러부분에서 끌려 다녔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나찌가 어떤 넘들인지 대충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눈감았던 측면들이 강하죠.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런 '공식적'인 외교와는 달리 독일이 어떻게 될 것이다를 두고 첩보기관과 방첩기관들은 대단히 조직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전쟁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니그마의 완전한 해독, 독일 과학기술의 수준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을 포섭했던 것,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위한 기만작전으로서의 더블 크로스 작전, 최대의 우방국 대사라는 놈이 나찌에 동조하자 그를 제거하는 작전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인 '외교'와는 별도로 비공식적인 '외교정책'을 펼 수 있는 그 기초가 첩보전에 있었음은 물론이고, 여기서의 압승이 연합국의 승리로 2차대전이 종료되는데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우리입니다.

설날 연휴기간에 갑자기 북한이 핵개발을 했다고 선언하는 외무성 성명을 내버리는 바람에 조금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는 있습니다만... 6자 회담 자체는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밀집된 지역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지역안보동맹이 출현할 수도 있고... 말 그대로 파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시점이죠.

이런 상황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MI5와 MI6(SIS)에 버금가는 활약을 우리의 국정원이 해주고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 이거 지나치게 자국중심적인걸까요? 아니면 당연한 바램일까요? 정작 간첩잡는데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국가보안법의 존폐(현행 국가보안법에서 '간첩죄'는 '적국'의 '스파이'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적국은 있으나 우방이 없는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죠)와 관련된 이야기가 쓸데없는 감정싸움만 만발하다가 끝나는 지금과 같은 상태에선 좀 암담하기도 합니다만...

그래서... 이 책은 그 자리 근처에 있는 분들이 제발 좀 읽어줬으면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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