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해리포터는 영국문학의 다양한 장르들이 혼합되어 있는 책입니다. 악당인 볼드모트가 뭔 의도를 가지고 해리를 해치려고 했었는지 막판에 가서 밝혀지는 구도로 항상되어 있는 것. 또한 기숙사 시리즈들의 보여주는 영국의 비교적 상류층의 생활상(집요정의 존재 등)에 1학년부터 7학년까지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죠.

이것들이 해리포터 시리즈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고요.

번역되는 것을 기다릴 수 없어서 870페이지에 달하는 영문판이 나오자 마자 사서 짬짜미 일주일만에 다 독파를 했던 입장에서야 한글번역본은 순전히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잘못 읽은게 있는가 싶어서 사봤더니만... 어떻게 오역만 눈에 보인답니까? 'go out'이 누구랑 데이트하다는 의미라는걸 최인자씨는 몰랐을까요? 첨부터 끝까지 외출하다라고 번역되어 있는건 도대체 뭘까요? 주문은 아예 할 말이 없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라틴어들인 주문들은 시리즈 1권부터 지금까지 한글 발음으로만 번역해와놓고 뭔 변덕이 불었는지 이번엔 중간중간에 한글로 번역한 주문들이 나오더군요. 적어도 시리즈물에선 하나로 통일해야 하는게 원칙 아니던가요?

더군다나 영문판이 나온지 거의 반년만에 책이 나온게 오역을 줄이기 위해서 였다는 문학수첩의 말을 들으면 이거 상당히 열받지 않을 수 없더군요.

아무리 봐도... 전문번역자가 혼자서 번역한 것이라기 보다는 분책을 해서 초벌번역한 것을 대충 뚜드려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사실 1권부터 3권까지의 번역이 4권 이후보다 훨씬 더 낫다는 생각도 좀 있구요.

한국의 척박한 출판시장에서 초판을 100만부를 찍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면 최고의 상품이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천원쯤 책값을 올린 것에 대해선 시비걸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히트작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허접하게 내놓을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뭐 해리포터 시리즈를 만들자는 기획안이 다섯번 빠꾸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상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이 있긴 한건가란 생각도 가끔 하긴 했습니다만... 정말 너무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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