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김형태 (이 사람이 아마 씨네 21에 오, 컬트인가 하는 칼럼 연재하던 사람 같다)라는 '무규칙이종예술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젊은이들을 카운셀링한 사례의 모음이다. 카운셀링의 중심에는 이태백 (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암울한 단어가 있다.

꿈도 없고 희망도 없고 싸가지까지 없는 불쌍한 젊은이들. 입시기계로 길러져와서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열정을 갖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 머리 속으로만 이걸 해볼까 저걸 해볼까 공상하고 정작 몸은 방바닥이나 컴퓨터 앞만을 맴돈다. 기껏 갖는 꿈이라는게 돈 많이 주는 안정된 직장이다. 

'안정'을 지향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의 현실을 카운셀러는 모르는 게 아니다. 물론 청년 실업의 원인이 장기불황이 아니라, 장기불황의 원인이 청년 실업(청년 실망)이라고, 너가 몸을 움직이고 두려움과 망설임을 벌이고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라고, 이태백에게 모질게 쏘아대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가 어떻든 책임은 결국 본인이 져야한다는, 그 쓴소리의 메세지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요새 나오는 처세술이나 소프트 심리학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사회에 적응하고 편입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이 되라고 부르짖지도 않는다. 일종의 "꿈을 향해 달려라, 제발 좀." 스타일이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고민 (수능 준비하는 고등학생부터 30대 중반의 직장인까지 다양하지만 절대 다수는 이십대 젊은이들이다)이 남의 것 같지 않았다. 비록 백수도 아니고, 몽상만 하는 건 아니지만,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헌신적인 열정,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책을 읽고, 뭐든 진지하고 깊게, 적극적으로 대하려는 자세가 조금은 생긴 거 같다. 이 약발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 이 책을 많이 추천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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