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네 집 이야기 4
황미나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황미나 작가는 조금씩 조금씩 진화해간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그녀는 안녕 미스터 블랙, 엘 세뇨르 (그 외 제목이 기억이 안나는ㅠ.ㅠ 다수의 작품들) 등의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를 그린 작가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왠지 모를 남다른 감성이 있었지만. 가녀린 펜선과 울렁이는 커다란 눈동자, 길쭉길쭉하고 힘아리 없게 생긴 등장인물 등은 황미나 작가 작품의 모습이기도 하고 당시 여타 '순정' 만화의 모습이기도 했다. 하지만 녹색의 기사나 슈퍼 트리오, 웍더글덕더글 (취접냉월?) 등을 보면 그림체와 스타일이 많이 바뀌어있다. 강인하고 생명력 넘치는 주인공들, 감상적이고 극적이기보다는 소박하고 현실적인 스토리. 그림체도 좀더 사람(한국사람)같아지고... 이제 황미나 작가는 레드문, 이씨네집 사람들 같은 작품을 그려낸다. (아르테미스의 활이나 저스트 프렌드같은 건 사실 별로 내 취향이 아니다) 특히 이씨네집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딱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참 진솔하고 따스하게 그려낸 것이 마음에 든다. 읽고나면 기분이 훈훈해지고, 때로 감동적이기도 하다. (아시다시피, 나이가 들수록 뭔가에서 '감동'이라는 걸 얻기가 얼마나 힘든가)

황미나씨의 상당히 많은 작품을 하긴 했지만, 딱히 이거다 하고 꼽아주고 싶은 작품은 솔직히 없다. 다들 평균 이상은 되는 수작들인데... 예전에 일본 신문에 연재한 작품이라던 '윤희(머 그런 이름이었던 거 같다)'를 읽고 굉장히 감동했었지만 안타깝게도 알라딘에 없다. 항상 90% 이상 되지만 늘 2% 부족한 느낌의 황미나 작가. 어쩌면 그게 장점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중진에 속하지만 꾸준히 작품을 내고 업데이트하는데 게으르지 않은 작가 황미나. 앞으로는 또 어떤 작품을 낼 지 궁금할 수 밖에. 모쪼록 이씨네집 사람들이 황미나 작가의 대표작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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