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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독서의 현대적 의미에 대하여이 책의 타깃 독자는 청소년(혹은 청소년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가진 사람)이다. 이 책에서 청소년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설득력 있게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서의 목적이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저자의 깨달음이자 주장은 책 읽기를 포함한 인간 삶의 근본적인 지점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본과 융합한 자유주의가 판 치는 세상에서 책의 고유한 가치들을 드러내고 있다.
‘자본의 시대’를 살면서 자본을 차치하고 책의 숭고하고 계몽적인 가치만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이권우처럼 책 읽기가 타고난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이자 공자 같은 성인이 되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구도 속지 않을 어색한 사기다. 계급사회에서 ‘신분’을 대뜸 들이대며 ‘공자되기’라는 이상한 표현을 쓰는 것이 어색하고, 51쪽에서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이 드물”다고 말할 거면서 책의 초두에 책을 읽는 것이 신분 상승의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 사기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시험이 아니라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을 말해보라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진실이 금방 탄로날 거짓 주장을 하는 것보다는 75쪽에 인용한 이중한 선생의 글이나 173쪽의 주장 같이 솔직한 것이 낫다.
“나는 지난 60년간 책읽기와 책사기를 즐겨 왔다. 그것 때문에 더 잘살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것 때문에 지루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 때문에 사는 데 특히 유리한 조건이나 대우를 받은 것도 없다. 그저 스스로 사는 것에 대한 희로애락을 좀더 폭넓게 느껴 왔다고 말할 수는 있다.” (75쪽)
“책읽기가 행복하다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책읽기는 고통이다. 하나, 고통 없이 우리가 어찌 성장할 수 있는가, 라고. 새로워지고 높아지니 비로소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다. 과정은 고통이나 그 결과는 행복한 것이 책읽기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173쪽)
책 읽기에 대해 위와 같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흰 피 내뿜으며 쓰러져 갔을 나무의 정령들에게” 사과하는 것이며, 이 책을 읽는(을) 독자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편집의 관점에서 보면 각 장(章)에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과 그림을 설명하는 글의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 각 장의 처음에 배치해 그 장의 특징을 미리 보여주거나 각 장의 마지막에 배치해 정보성 그림과 글의 역할을 했다면 읽던 흐름을 끊고 그림을 보거나 흐름대로 읽고 페이지를 다시 넘겨 그림을 봐야 하는 수고를 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표지디자인의 수준이 형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