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학교에, 혹은 기업 등 어느 조직에건 속해있는 당신! 그 안에서 당신은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가? 혹시, 조직의 외로운 변방에서 주눅이 들어 외로이 슬피 울고 있지는 않은가?

여성인 당신! 당신은 남성중심의 조직문화에 치일 대로 치고, 기도 제대로 못 펴며 아직도 차 심부름에 복사나 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기업의 중견인 당신! 그러나 무늬만 중견일 뿐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에서 제대로 관철되는 의견은 몇이나 되는가?

<페페로니 전략>은 건강한 공격성이 요구되는 사람들, 조직에서 자신의 의사를 한 번쯤 제대로 관철하고, 나름 조직의 권력게임에서 건전한 주체노릇을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입지와 위상을 유지강화하고 자신의 꿈을 펼쳐 발전해 보고 싶은 건강한 사회인을 위한 비서(秘書)이자 십팔 사략이다.

저자 옌스 바이트너는 독일의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교수로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공격성에 대한 전문가로 반(反)공격성 트레이닝을 개발하여 많은 문제 청소년의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1994년부터 이때의 경험을 역으로 응용한 경영 트레이닝을 개발하여 의사관철 능력과 투지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업간부를 위해 건전한 공격성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이 <페페로니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럽권에서 대표적으로 음식 양념으로 쓰이는 것에는 파프리카와 페페로니가 있다. 그 맛이 대조적인데, 파프리카는 향긋하나 달짝지근하지만, 페페로니는 우리나라의 고추처럼 알싸하며 매콤하다.

옌스 바이트너는 사회생활을 하는 개인을 행동심리학적 측면에서 파프리카적인 면과 페페로니적인 면으로 바라본다. 물론, 이 두 측면을 한 사람이 공유한다. 한 개인의 파프리카와 페페로니의 가장 최적의 배합은 파프리카 80%에 페페로니 20%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단지 20%밖에 되지 않는 페페로니가 부족하여 조직 내에서 그렇게도 힘들게 자기연민과 자기 비하에 시달리며 산다는 것이다.

<페페로니 전략>에서는 먼저 우리 안의 놀라운 잠재력인 건전한 의미의 공격성을 설명하고, 페페로니 전략의 8가지 원칙에 대해서 소개하며,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라는 제법 그럴싸한 심리검사로 "당신은 얼마나 매운 사람인가?"를 테스트하여 각 그룹에 따른 대안을 제시한다.

책의 나머지 장에서는 의사관철 능력 강화 전략과 공격성 조절 전략 일반에 대해서 방법론 위주로 간단한 사례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물론 재미있다.

원래 이런 처세술이랄까, 성공론이랄까 하는 부류의 책은 잘 읽지 않는데 <페페로니 전략>은 정말 잘 읽었고 남들에게도 권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옌스 바이트너가 심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연구자 출신이라서 내용도 조직심리학과 행동심리학의 원칙에 맞춰 훌륭하게 기술되어 있고, 조금은 다국적기업 환경과 유럽기업의 현실과 더 어울린다. 하지만 필자도 경험한 학교, 기업 등 한국적 조직환경에서도 <페페로니 전략>의 내용은 현실감이 있다. 만약 독자가 조직 내에서 진정 의사관철의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페페로니 전략>의 내용은 흥미로우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직에서 자신의 위상을 개선하고 싶다면

<페페로니 전략>의 후반부로 가면 조직구성원을 역할에 따라 분류한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조직에는 리더, 막후 실력자, 장교, 단순가담자, 외톨이, 단짝, 심부름꾼, 희생양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분류가 옳다면 자신을 어디에 동일시시키겠는가? 혹시 당신은 자신을 측은한 외톨이나 고생만 하는 심름꾼, 정말 불쌍한 희생양에 자신을 동일시시키지 않는가?

물론, 어느 조직에서나 대다수는 단순가담자와 같은 평범한 조직구성원이다. 그들은 적당히 일하고 적당한 보수나 대가를 받는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자신의 위상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지는 않은가? 적어도 조직의 충직한 장교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는가? 막후 실력자나 리더는 어떤가?

조직원들을 지배하거나 착취하는 위치는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가? 자신의 윤리적 기준상, 성격적으로 맞지 않는가? 하지만 옌스 바이트너에 따르면 그건 능력의 문제도 아니고, 윤리의 문제도 아니고 자신 내부에 페페로니가 2% 부족한 것에 다름없다.

단지 익숙하지 않은 테크닉의 문제이다. 몇 가지 간단한 실용적인 테크닉(심리학, 경영학에서는 이것을 전문용어로 대인관계스킬, 조직행동스킬 등으로 부른다)을 익히고 다듬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조직 내에서 성장할 수 있고, 자신의 자긍심과 아이덴티티를 되찾을 수 있다.

양서를 읽는 것도 페페로니 전략

주변에 좋은 양서들이 참 많다. 그러나 <페페로니 전략>처럼 방법론이나 스킬 위주로 쓴 책은 서평을 하기가 참 곤란할 때가 많다. 그 많은 내용을 요약할 수도 없고, 요약을 하여도 책을 직접 읽는 것만큼의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직접 읽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혹시 책값이 없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요즘 도서관은 무척 좋아져서 희망도서는 무료로 구입까지 해준다. 혹시 공부와 일에 쫓겨 시간이 없다면 잠을 줄여라! 잠이 너무 많다면, 다른 이유가 너무 많다면 궁리를 해보라! 사실 세상일엔 방법이 아주 많다. 그런 적극성도 당신의 페페로니를 2% 더 늘리는 <페페로니 전략>의 한 가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회 책임 투자 - 좋은 세상 만들며 투자 이익 올리기
에이미 도미니 지음, 구홍표 외 옮김 / 필맥 / 200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책임투자(Socialliy Responsible Investing : SRI)'라는 용어는 이제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화 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 방식의 펀드는 얼마 전 매스컴을 오르내린 '장하성 펀드', 국내 효시 격인 2001년도 삼성투신운용에서 발매한 '에코펀드' 등 국내에도 그 비율이 제법 되고, 미국에서는 전체펀드시장의 12.5%를 사회책임투자 방식의 펀드가 차지한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환경운동, 소수자보호운동이 사회책임투자 방식의 펀드투자와 결합하기도 한다.

대체로 국내에서 '사회책임투자'는 그러한 방식을 채택하는 펀드로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그 이론을 자세히 알아보면 그 외에도 많은 투자와 활동방법이 '사회책임투자(SRI)'에 포괄된다. 가끔 매스컴에 소개되는 대안은행, 사회연대은행도 '사회책임투자'의 한 방법론이며, 고려대 경영학과 장하성 교수와 참여연대의 활동으로 많이 알려진 대표소송, 주주총회참가투쟁도 '사회책임투자'의 한 방법론이다.

<사회책임투자>의 저자인 '에이미 도미니'는 여성 펀드매니저로 시작하여 현재는 CEO, 사회운동가,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저자 이름을 내건 대규모 사회책임투자펀드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도미니 400사회지수'라는 지수로도 유명하다.

참고로, 이 지수는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평가하여 사회책임성을 담보하여 내는 기업만을 편입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지수로는 다우존스의 "지속가능지수" 등이 있는데, 단순히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평판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최초의 '사회책임투자'는 1920년대 미국 감리교의 술, 담배, 도박, 무기 제조 기업을 배척하는 윤리적 투자에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 그리하여 1980년대에는 아파르헤이트하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회책임투자펀드들과 민주적 국가의 연합적 노력으로 자유총선거를 이끌어내어 노동 착취적, 인종 차별적 독재를 종식한 바 있다.

에이미 도미니는 <사회책임투자(SRI)>에서 사회책임투자를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 세 가지란 1) 투자포트폴리오 스크리닝, 2) 기업과의 직접대화, 3)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 투자이다. 그 중에서 투자포트폴리오 스크리닝은 다시 네거티브 스크리닝과 포지티브 스크리닝의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사회책임투자의 구체적 사례와 다양한 기준(반인종차별, 소비자보호, 환경보호, 반여성차별, 반동물학대 등)에 의해 선정된 우수한 기업들의 면면과 그 반대의 경우들에 대한 궁금점의 해소는 독자들의 몫으로 돌리고, 여기서는 위의 세 방법을 중심으로 '사회책임투자'를 소개하는데에 그치겠다.

첫 번째 사회책임투자의 방법론은 '투자포트폴리오 스크리닝(Investing-Portfolio Screening)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재무관리에서 소개되는 투자기법처럼 세련되게 다듬어진 것은 아니지만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훌륭한 방법론이자 철학이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에서 일정한 기준을 불만족 시키는 기업들을 제외(Negative-Screening)하거나, 일정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업만을 포함(Positive-Sreening)하는 것이다. 가령 환경펀드라는 펀드가 있다면, 평가에 의해서 환경오염기업, 공해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즉, 배제하는 것이다.

반면, 여성을 우대하는 기업과 유색인종을 차별하지 않는 기업을 선별하여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설립한다. 사회책임투자에서는 '투자포트폴리오 스크리닝'을 가장 강조하며 투자금액을 넘어서는 사회적 파급력과 기업에 끼치는 영향력을 중시한다.

두 번째 사회책임투자의 방법론은 '기업과의 직접대화'이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방법이 아주 많다. 기업의 CEO에게 편지를 띄우거나 감사보고서를 요구하거나, 면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구체적 안건을 내거나 투표를 요구할 수도 있다.

특히, 투표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관련법률상 일정한 주식비율이 되어야 하므로 주주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연대를 하여야 한다. 특정한 기업에 대해서 중요한 이슈나 요구가 있을 때 단순히 주주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주장을 확산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장하성 펀드가 태광그룹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 태광그룹의 주 기업인 '대한합섬'의 주식을 소규모 사들인 후 주주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경영진 측과 직접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태광의 후진적 경영 관행,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직접대화' 방법론은 첫 번째의 '스크리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에서 '사회책임투자' 펀드의 규모가 커지면, 소위 찍힌 기업들은 소유권 방어에 전전긍긍하느라 고생할 것 같다.

세 번째 사회책임투자의 방법론은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에의 투자'이다. 이 방식은 주로 사회빈곤층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자립을 위한 자금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일반인들의 직접투자이다.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에 일정한 금액을 예치를 하면 투자자에게는 일반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는 것처럼 원금보존과 이자가 발생하고, 그 돈을 대출받는 대출자들에게는 신용창조의 원리에 의해서 최초 예치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대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통계에 의하면 빈곤층의 대출금상환율은 일반 금융기관의 대출금상환율을 웃돈다고 한다. 자금이 워낙 절실해서 거기에 요구되는 신용도 유지에도 철저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연대은행' 등의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이 IMF 이후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사회빈곤층을 위한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의 설립과 투자는 종교기관이 주도하는 자선과 기부행위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책 이름과 똑같은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안내 해설서이다. 비록 국내 사례는 없지만 풍부한 사례와 자료가 소개되어 있고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일반인들도 '사회책임투자'의 유례와 역사적 전개, 개념, 그 이론과 방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가 <사회책임투자>에서 줄기차게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사회책임투자'는 자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책임투자'를 통해서 선행과 올바른 일을 하면서도 투자자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행에서 이익을 창출을 하려는 것이 언뜻 야박해 보이고 종교적 기부행위가 성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책임투자'를 통해서는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개선행위까지 가능하게 한다.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환경운동, 노동착취기업에 대한 응징, 빈민운동, 군산복합체에 대한 거부, 여성운동, 반인종차별, 소비자운동 등 다행한 정치적 의사표현과 투자적 행위의 결합, 더 나은 세상에 기여, 여기에 '사회책임투자'의 진면목이 있다고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디오아트의 마에스트로 백남준 vs 팝아트의 마이더스 앤디 워홀 교양문고 VS 시리즈
김광우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숨비소리'라는 이름의 작은 출판사가 있다. 숨비소리란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2002년에 출판등록을 하였지만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 작은 출판사에서 최근 작은 책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인데, 현대문화,정치,사상사의 대비되는 두 인물들을 함께 엮어서 해설한 씨리즈이다. 현재, 비틀즈 대 밥 딜런,체 게바라 대 마오쩌둥,김수영 대 신동엽 등이 출판되었고,디즈니 대 하야오,장준하 대 박정희,하이데거 대 비트겐슈타인 등이 준비중이라고 한다.

<비디오아트의 마에스트로 백남준 vs 팝아트의 마이더스 앤디워홀>이라는 긴 제목의 책도 그 씨리즈 중의 하나인 작은 책이다. 정말 얇고 작은 책이지만 현대 예술을 대표하는 두 거장, 백남준과 앤디 워홀의 예술세계와 그 뒷배경(백그라운드)을 잘 해설하고 있어서 모던아트, 특히 백남준과 앤디 워홀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입문서가 될 것 같다.

저자 김광우는 뉴욕에서 철학과 미술을 전공하여, 현대미술과 미술사에 빠삭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특히 모던아트에서 파리를 앞지르고, 백남준과 앤디 워홀의 주요 활동 무대이기도 한 뉴욕에 대해서도 사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뉴욕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폴록,워홀,뒤샹을 주제로 씨리즈로 책을 간행하기도 했는데, 이 책들은 21세기 최고의 예술철학자라고 일컬어지는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 이후>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는다. 그 외 마네,모네,뭉크,쉴레,클림트 등을 다룬저서들이 있다.

<비디오...>는 크게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두 거장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된 뉴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고, 두 번째 장에서는 두 거장의 신예시기를 다루며, 세 번째 장에서는 두 거장의 전성기의 예술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간략한 맺는글로 두 거장의 작품세계를 비교조망하고 있다.

<비디오...>의 참 아쉬운 점 한 가지는 기존의 미술관련 서적과는 다르게 작품 사진이 약하다는 것이다. 인용된 사진의 수도 적고 인용된 것도 사진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종의 입문서라는 것을 감안하면, 독서 도중이나 독서 후에 도서관 등지에서 화집을 한 번 펼쳐 보는 수고로움은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백남준과 앤디 워홀은 서로 만나거나 인터뷰 등에서 서로를 언급한 적은 없다. 알려진 자료 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거의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활동을 하였고, 작품 세계에 있어서도 차이는 있지만 현실에 대해서 일정한 발언을 한다던지, 모던아트에 있어서 한 사람은 비디오아트와 퍼포먼스로, 다른 한 사람은 팝아트로 자리매김을 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두 거장의 개별적 작품세계와 상이점에 대해서는 관심있는 독자에게 맞기고 본 글에서는 두 거장의 유사점에 대해서 몇 가지 간단한 소개를 해 보겠다.

첫째, 두 거장은 기존 예술계의 주류를 이끌던 흐름에 대해서 반동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작가라는 점이다. 앤디 워홀은 당시 주류였던 추상표현주의에 일정한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곧 탈피하여 일군의 작가들과 소위 팝아트,뉴리얼리즘으로 불리는 흐름을 주도하게 된다. 그리고, 백남준은 그간의 일채의 예술행위(미술, 음악 망라해서 전면적으로)를 거부한 플럭서스 운동의 주도적 인물이다. 백남준이 본격적으로 비디오아트를 창시하기 전에 행한 잇단 퍼포먼스들은 대중과 지식인들의 통념,예술관 등을 깨는 전위예술적인 성격의 것이였다.

둘째, 두 거장은 비개성적 예술을 추구하였다는 것이다. 비개성적 예술관은 두 거장에게 공통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던 존 케이지의 "예술의 목적은 예술과 인생의 구별을 흐리게 하는 데 있다. 인생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며,창조 안에서 진전을 암시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인생 그대로를 단순히 깨어 있는 것으로 자각할 수만 있다면 최선이다"라는 말에 잘 압축이 되어있다.

즉, 형이상학적이지도 않고, 비인본주의적이지는 않지만 결코 인간주의에만 경도되지도 않는 예술세계인 것이다. 그리고, 두 거장은 그것이 자본주의와 상업주의가 되었건,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이 되었건 간에 현실에 대한 말걸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셋째, 두 거장은 현대 과학의 기술과 테크닉을 예술에 적극 도입하였다. 앤디 워홀은 일종의 복사기술인 실크스크린을 미술에 적즉적으로 수용하여 자신의 예술세계의 독자적인 경지에 이르게까지 하였고, 백남준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 처럼 TV와 캠코더를 이용한 비디오아트를 창시하였다. 책을 읽다보면 백남준의 테크놀로지의 응용능력은 단순한 아티스트를 넘어선 기술전문가 수준에 가까워 놀랍기까지 하였다. 이런 두 거장의 테크놀로지에의 경도는 이후 홀로그래픽아트,컴퓨터아트,커뮤니케이션아트 등의 막을 올리는 선구자 역할이 되기도 하였다.

넷째, 두 거장의 예술작업은 현실참여적이거나 현실비판적이 측면이 있는 반면에, 현실에 순응하고 철저히 동화한 이중적인 측면도 있다. 앤디 워홀의 경우, 현대 미국의 여러 병리현상과 대중 문화를 비판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순수예술인으로서는 지나치게 상업미술과 대중예술에 경도 하였고, 백남준의 경우도 최초의 대중매체 비판적인 예술세계가 매체탐닉적 예술세계로 변화하였고, 1980년대 한국의 5공화국 정부와 문화적으로 일정한 유대를 가졌다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두 예술인의 예술세계는 자본주의하 예술의 일정한 한계지움을 드러낸다.

이상 <비디오...>과 두 거장의 예술적 특성을 소개하였다. 두 거장은 모던아트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예술사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비록, 전위예술 등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본주의적 예술환경에서는 예술도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적 세계를 긍정하는 방향으로 동화하고 적어도 일정한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업적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창의성이 위대하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한 번 정도 백남준과 앤디 워홀, 앤디 워홀과 백남준,두 거장의 예술세계를 탐험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인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웰컴 투 머신 - 머신토피아 또는 권력의 비밀에 관한 보고서
데릭 젠슨.조지 드래펀 지음, 신현승 옮김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참 역설적인 제목이다. 기계세계로 환영(Welcome to the Machine)을 한다니. 하지만 <웰컴 투 머신>은 오히려 세상의 모든 기계를 다 때려 부시고, 자연과 인간과 더불어 살자는 신러다이트(Neo-luddite)에 관한 책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 자본주의하에서 자본과 권력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과 생물들을 감시,통제하는 전자감시체제에 대한 고발서이다.

공동저자인 '데릭 젠슨'은 미국의 어느 소도시에서 마치 <윌든>을 저술한 쏘로우처럼 은거하며, 학생들이나 감옥의 수감자 등을 대상으로 교사노릇을 하기도 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주제로 하는 책을 출간하기도 한 사람이다. 또 다른 저자인 '조지 드래펀'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고 단지 약력에 산림환경운동가 겸 목수로만 소개되어 있다.

<웰컴 투 머신>은 마르크스주의적 시각에서 자본주의 세계를 비판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의 표현들에 의하면 마르크스보다는 베버의 이론들을 많이 공부하였고, 베버이론의 가장 유명한 테마인 '관료제'라는 입장에서 현사회를 비판하였다고 한다. <웰컴 투 머신>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현 사회의 지배권력층은 지배의 효율성을 위해 관료주의를 채택하였고 그 관료주의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낳은 시민통제 수단이 각종 전자감시통제체제라는 것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머신(machine)'이다.

저자가 예로 드는 '머신'은 '산업자본주의,관료제'와 같은 시스템차원에서부터, 18세기 경제학자 제레미 벤담에게서 시발한 감옥의 원리인 '판옵티콘',CCTV,RFID(전자태그,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감시위성과 애셜런조직,DARP,내비게이션과 추적장치,보안카드,인터넷사용 ID와 비밀번호,피부에 삽입하는 미세칩,각종광학장치,극소바이오기술,초군인 등 그 범위나 차원에서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 목적도 군사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은 물론, 시민사회의 통제나 범죄자의 색출 그리고 다국적기업의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위한 것 등 다양하다.

이 전자감시통제시스템도 몇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첫째, 명백한 감시와 통제를 위하여 개발되고 사용되는 것들이다. 주로, 군사적 정치적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언제나 시민사회의 통제나 개인의 사생활 감시로 전용될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예로는 감시위성과 세계적인 도청감청조직인 애셜런,DARP,국가정보기관(CIA,FBI 등)등이다. 애셜런의 통화기록,이메일송수신기록,도청기록 등 방대한 데이타베이스에는 법률적 통제에도 불구하고 수없이 많은 민간인들의 일반 데이타가 남아있어서, 유럽의 어느 연인간의 폰섹스 기록이 공개되어 버린 적도 있다고 한다.

둘째, 주로 범죄자나 폭력행위 등의 통제를 위해 개발된 것들인데, CCTV,네비게이션 등 기록을 남기는 각종 탐사장치,각종추적장치 등이다. 이런 '머신'에는 범법자를 처벌하기위함이며, '당신이 선량한 시민이라면'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하지만, 범법과 선량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존재하며, 공권력의 자의적 판단과 남용에 이 '머신'들이 도구로서 이용될 소지는 언제나 남아있다. <웰컴 투 머신>에서는 다국적기업 맥도날드에 대한 환경주의자들의 시위와 관련하여 어느 시민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가상으로 쓴 것이 하나 있는데, 공권력과 자본이 결합하였을 경우 평범한 개인이 얼마나 황망하게 '당할' 수 있는가 하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셋째, 다국적기업과 자본측에서 이윤증식을 위해 사용하는 '머신'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RFID(옷등의 상품에 삽입되는 미세장치로서 상품이 어디에 있건 폐기될 때 까지는 위치를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가령,내가 RFID가 삽입된 양복을 입고 반체제적인 시위나 모임에 간다면 그 기록은 영원히 다국적기업의 컴퓨터에 남는다.이미 산업에서 대량사용되고 있다.),인터넷에서 각종 싸이트로 들어가는데 필요한 ID와 비밀번호,피부에 삽입되는 칩 등이다. 이런 장비들은 많일 과학과 기술이 가치중립적이기만 하다면 생산성증대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겠지만 뜻 밖의 용도로 이용될 소지는 항상 상존한다. 그리고, 원론적으로 볼 때에도 RFID,인터넷사용기록 등의 통계적 처리를 이용해서 기업의 이윤이 증가하는 경우 그 중 얼만큼이나 소비자들에게 배분이 될까하는 회의를 해볼 수 있다.

넷째, 소위 판옵티콘의 원리에 관한 것인데, 이것은 18세기 유명한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담에 의해 고안된 것을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가 근대 자본주의 권력의 감시원리로 해독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들뢰드의 책이나, 일본의 저명한 비평가 겸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에 의해서 '환경관리형 권력'으로 까지 확장된다. 네번째의 전자감시통체제는 소위 '보안화'에 관한 것으로 보안카드,생체인식기술,자본주의적 감시원리 등이 포함된다. 감시와 통제기술이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발전하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가는 의문으로 남는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하고 조직에 대한 위해를 감시,통제한다고 하지만 거기에는 언제나 인간성 황폐화와 사생활 침해,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감시 등의 부정적 기능도 있다.

풍부한 사례를 갖춘 <웰컴 투 머신>이지만, 사실 저자가 언급하는 일들이 평범하고 선량한 나와 우리들에게 일어날까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들은 그 가능성과 개연성들을 끝까지 밀고 올라가서,'당신들'에게도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세계에는 우리가 알 지 못하는 곳에서 작동하지만 우리에게 끊임없이 그리고, 막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권력의 도구들이 아주 많다. 그것이 바로 '머신(machine)'이다. 당신을 머신의 세계로 초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오셀 스토리 딥 클렌징폼 앤 패드 남성용/각질관리까지 한번에! 완벽클렌징!
인투이트_미오셀스토리
평점 :
단종


 이 상품은 이벤트에서 당첨이 되어 사용하게 되었다.

평소에 담배도 많이 피우고 해서 피부걱정을 은근히 해 왔는데

미오셀을 썻더니 단 보름만에 피부가 아이 피부처럼 된 것 같다.

여러 남성분들에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