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학교에, 혹은 기업 등 어느 조직에건 속해있는 당신! 그 안에서 당신은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가? 혹시, 조직의 외로운 변방에서 주눅이 들어 외로이 슬피 울고 있지는 않은가?

여성인 당신! 당신은 남성중심의 조직문화에 치일 대로 치고, 기도 제대로 못 펴며 아직도 차 심부름에 복사나 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기업의 중견인 당신! 그러나 무늬만 중견일 뿐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에서 제대로 관철되는 의견은 몇이나 되는가?

<페페로니 전략>은 건강한 공격성이 요구되는 사람들, 조직에서 자신의 의사를 한 번쯤 제대로 관철하고, 나름 조직의 권력게임에서 건전한 주체노릇을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입지와 위상을 유지강화하고 자신의 꿈을 펼쳐 발전해 보고 싶은 건강한 사회인을 위한 비서(秘書)이자 십팔 사략이다.

저자 옌스 바이트너는 독일의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교수로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공격성에 대한 전문가로 반(反)공격성 트레이닝을 개발하여 많은 문제 청소년의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1994년부터 이때의 경험을 역으로 응용한 경영 트레이닝을 개발하여 의사관철 능력과 투지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업간부를 위해 건전한 공격성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이 <페페로니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럽권에서 대표적으로 음식 양념으로 쓰이는 것에는 파프리카와 페페로니가 있다. 그 맛이 대조적인데, 파프리카는 향긋하나 달짝지근하지만, 페페로니는 우리나라의 고추처럼 알싸하며 매콤하다.

옌스 바이트너는 사회생활을 하는 개인을 행동심리학적 측면에서 파프리카적인 면과 페페로니적인 면으로 바라본다. 물론, 이 두 측면을 한 사람이 공유한다. 한 개인의 파프리카와 페페로니의 가장 최적의 배합은 파프리카 80%에 페페로니 20%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단지 20%밖에 되지 않는 페페로니가 부족하여 조직 내에서 그렇게도 힘들게 자기연민과 자기 비하에 시달리며 산다는 것이다.

<페페로니 전략>에서는 먼저 우리 안의 놀라운 잠재력인 건전한 의미의 공격성을 설명하고, 페페로니 전략의 8가지 원칙에 대해서 소개하며,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라는 제법 그럴싸한 심리검사로 "당신은 얼마나 매운 사람인가?"를 테스트하여 각 그룹에 따른 대안을 제시한다.

책의 나머지 장에서는 의사관철 능력 강화 전략과 공격성 조절 전략 일반에 대해서 방법론 위주로 간단한 사례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물론 재미있다.

원래 이런 처세술이랄까, 성공론이랄까 하는 부류의 책은 잘 읽지 않는데 <페페로니 전략>은 정말 잘 읽었고 남들에게도 권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옌스 바이트너가 심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연구자 출신이라서 내용도 조직심리학과 행동심리학의 원칙에 맞춰 훌륭하게 기술되어 있고, 조금은 다국적기업 환경과 유럽기업의 현실과 더 어울린다. 하지만 필자도 경험한 학교, 기업 등 한국적 조직환경에서도 <페페로니 전략>의 내용은 현실감이 있다. 만약 독자가 조직 내에서 진정 의사관철의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페페로니 전략>의 내용은 흥미로우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직에서 자신의 위상을 개선하고 싶다면

<페페로니 전략>의 후반부로 가면 조직구성원을 역할에 따라 분류한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조직에는 리더, 막후 실력자, 장교, 단순가담자, 외톨이, 단짝, 심부름꾼, 희생양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분류가 옳다면 자신을 어디에 동일시시키겠는가? 혹시 당신은 자신을 측은한 외톨이나 고생만 하는 심름꾼, 정말 불쌍한 희생양에 자신을 동일시시키지 않는가?

물론, 어느 조직에서나 대다수는 단순가담자와 같은 평범한 조직구성원이다. 그들은 적당히 일하고 적당한 보수나 대가를 받는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자신의 위상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지는 않은가? 적어도 조직의 충직한 장교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는가? 막후 실력자나 리더는 어떤가?

조직원들을 지배하거나 착취하는 위치는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가? 자신의 윤리적 기준상, 성격적으로 맞지 않는가? 하지만 옌스 바이트너에 따르면 그건 능력의 문제도 아니고, 윤리의 문제도 아니고 자신 내부에 페페로니가 2% 부족한 것에 다름없다.

단지 익숙하지 않은 테크닉의 문제이다. 몇 가지 간단한 실용적인 테크닉(심리학, 경영학에서는 이것을 전문용어로 대인관계스킬, 조직행동스킬 등으로 부른다)을 익히고 다듬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조직 내에서 성장할 수 있고, 자신의 자긍심과 아이덴티티를 되찾을 수 있다.

양서를 읽는 것도 페페로니 전략

주변에 좋은 양서들이 참 많다. 그러나 <페페로니 전략>처럼 방법론이나 스킬 위주로 쓴 책은 서평을 하기가 참 곤란할 때가 많다. 그 많은 내용을 요약할 수도 없고, 요약을 하여도 책을 직접 읽는 것만큼의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직접 읽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혹시 책값이 없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요즘 도서관은 무척 좋아져서 희망도서는 무료로 구입까지 해준다. 혹시 공부와 일에 쫓겨 시간이 없다면 잠을 줄여라! 잠이 너무 많다면, 다른 이유가 너무 많다면 궁리를 해보라! 사실 세상일엔 방법이 아주 많다. 그런 적극성도 당신의 페페로니를 2% 더 늘리는 <페페로니 전략>의 한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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